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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배경, 호랑이랑 소년이랑:) 영화 ‘타이거스 네스트’영화 후기 2024. 9. 4. 10:47
제작자, 촬영지, 배우 조합의 다양성 무해한 배경과 스토리의 조화 타이거스 네스트(2024)_브란도 쿠일리치 영화는 네팔을 배경으로, 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소년 발마니(써니 파와르)를 비춥니다. 발마니는 보육원에서 지내는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 있는 모습입니다. 보육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태. 그러다, ‘타이거스 네스트’라는 사원에 대한 이야기로 발마니의 눈이 반짝이고, 영화 또한 그 장면으로 물꼬를 트면서 호랑이와 발마니의 여정을 펼쳐 나갑니다. 이 영화는 엄마를 잃은 소년 발마니와 역시 어미를 잃은 아기 호랑이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어린 소년과 아기 호랑이가 함께 있는 장면이 생경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배경이 되는 곳이 네팔인 덕분에, 그곳의 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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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런, 이야기의 이야기. 영화 ‘블랙 버터플라이’영화 후기 2024. 9. 3. 09:51
시나리오 안의 시나리오들 ‘이야기’가 지배하는 사건, 인물 그리고 이 영화 블랙 버터플라이(2017)_브라이언 굿맨 작가 폴(안토니오 반데라스)이 글을 쓰면서, 허허벌판 시골 지역에 은둔하다시피 혼자 살고 있습니다. 폴이 사는 지역은 지금, ‘또 다시’ 여성 대상 살인 사건이 발생한 상황. 이를 기본 배경으로, 영화는 폴의 일상적인 모습을 비춥니다. 그러다 폴은 우연히 한 남자, 잭(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도움을 받게 되어, 떠돌이로 보이는 그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머무르도록 합니다. 영화는 폴과 잭의 묘한 기운을 주요 재료 삼아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일단 영화는, 보는 관객도 폴의 시선으로 따라가도록, 폴이 잭을 보는 시선과 기분을 같이 따라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잭이 수상하고 위험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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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영화같은 보이스피싱영화 ‘보이스’영화 후기 2024. 9. 2. 11:01
피해 사연의 구제보다는, 조직적 범죄의 표현 그에 따라 부각되는 폭력적 장면들 보이스(2021)_김선, 김곡 영화는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합니다. 생활에 밀접한 소재이자 일상의 공포 또는 좌절감을 표현하기에 적당한 소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게 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주요 인물은 서준(변요한). 전직 마약팀 형사로, 지금은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아내와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대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아내가 거금을 송금하게 되고, 그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쓰러져, 서준은 그 일로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서준이 보이스피싱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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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이런 사람. 영화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개봉 전 영화 후기 2024. 8. 30. 15:05
일상을 비추며, 그 안의 인물, 그 안의 죽음 불시에 드는 상상을 불시에 표현하며, 인물에 주목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2024)_레이첼 램버트 몇 년 전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 제목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생각나는, 양가적 감정을 표현한 눈에 띄는 제목을 단 이 영화는, 원제 ‘Sometimes I Think About Dying’으로, 때때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프랜(데이지 리들리)의 일상을 담고 있다. 트렌디한 제목으로 시선을 모으는 데 일단 성공하며, 영화는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의 직장 생활을 차분히 비춘다. 프랜이 때때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는 건, 정말로 불시에, 아무런 동기가 유발되지 않은 것 같은 일상적인 순간순간에 자신의 죽음에 관한 상상 장면을 떠올린다는 건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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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복수는 복수인가? 영화 ‘올드 웨이: 분노의 추격자’영화 후기 2024. 8. 29. 15:17
사랑으로 변화된 남자에게 찾아온 분노의 여정 무감정과 감정의 혼합이 만들어 낸 드라마 올드 웨이: 분노의 추격자(2023)_브렛 도노후 영화는 짧은 인트로 스토리 후 20년 후로 넘어갑니다. 그 인트로와 이후 스토리의 분위기가 갑자기 너무 달라서, 그것만으로 확실하게 전환이 되는 한편, 영화는 콜튼 브릭스(니콜라스 케이지)의 본래 캐릭터와 현재의 모습을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20년 전에는 모두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매정한 총잡이 인물이었는데, 20년 후에는 산과 들판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시골에서 아내와 딸과 살고 있는 브릭스. 잡화점에서 일하는 그는, 평범하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내만 혼자 있던 집에, 인트로 스토리에서 브릭스 때문에 아버지를 잃은 제임스(노아 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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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표류하던 시기,, 아시죠. 영화 ‘창밖은 겨울’영화 후기 2024. 8. 28. 15:42
과거 나의 이력을 버리는 과정 한때를 보내고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 창밖은 겨울(2022)_이상진 영화는 경남 창원의 청년 버스 기사를 비춥니다. 무심한 건지 무료한 건지, 지친 건지 답답한 건지, 생각이 많은 건지 없는 건지, 표정 없는 얼굴에 힘도 없어 보이는 청년 기사 공석우(곽민규)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해지는 와중에, 창원 지역의 풍경이 비칩니다. 영화는 차분하게 석우를 비추고, 석우의 일상을 비춥니다. 무표정의 석우를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그의 사연을 알게 됩니다. 버스 운전을 한 지 6개월이 되었고, 그 전에는 영화 감독이었으며,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것을. 한 마디로 석우는 자신이 깊게 몸담았던 분야를 떠나, 새로운 현실에 발을 디디고, 붙이려는 시점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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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괴짜ㅎ 영화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영화 후기 2024. 8. 27. 10:15
인물의 성장 스토리를 ‘뱀파이어’ 성장과 엮어. 우울감의 성장통, 괴상해도 따스하게 표현.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2024)_아리안 루이-세즈 플루프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괴짜’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만든 사람도, 이 이야기 속 허구의 캐릭터도, 모두 괴짜라고 느껴질 만큼, 영화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뱀파이어’ 캐릭터를 가지고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주요 캐릭터는 68세 뱀파이어 사샤(사라 몽프티)입니다. 액면 나이는 사춘기 소녀. 어린 아이였던 시절부터 남다르게 사랑받고 크면서 또한 남다른 마인드로 자라난 사샤. 특히 더 남다른 점은, 인간의 피를 음식물로 섭취하는 종족이지만 인간을 사냥하기를 힘들어한다는 점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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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기 전에! 청량미 한가득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영화 후기 2024. 8. 26. 13:05
동화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소년, 소녀의 추억과 성장을 경쾌하게. 테스와 보낸 여름(2020)_스티븐 바우터우드 영화 제목이 말하는, 테스와 여름을 보낸 이는 바로, 소년 샘(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샘은, 틈이 나면 혼자서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합니다. 그 훈련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가족이 거의 전부인 어린 소년에게, 자신이 가족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사실은, 불안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부모님과 형이 모두 죽고 자신만 남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샘은 그런 아이입니다. 모두가 그럴 테지만, 샘은 자신만의 정서를 가지고 자신만의 생각을 할 줄 아는 그런 섬세한 감성을 가진 아이입니다. 영화는 그런 섬세함을, 어린 아이의 정서에 녹여 이야기를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