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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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생각나는 브람스 '대학축전서곡'음악 이야기 2023. 11. 12. 11:00
바야흐로 입시철입니다. 십이 년의 학교 교과과정을 총결산한다느니, 입시 한파가 어떻다드니, 합격 기원 엿과 각종 상품들이 곳곳에 진열되는 것을 비롯해 뉴스 프로그램마다 대학 입시에 관한 기사들을 소개하곤 하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거창하다면 거창하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맘때의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입시생들의 마음을 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때 입시생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게도 합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때만큼 열정과 에너지를 가졌던 적이 또 언제였는지, 차가운 겨울바람에 마음을 실어 지난 기억들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 공부를 했든 안했든, 여러분은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계신가요? 브람스, ‘대학 축전 서곡’ Brahms, Academic Festival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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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어미 거위 모음곡. 다섯 곡 모음집음악 이야기 2023. 11. 4. 10:19
어린 아이들은 창작 발전소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그런 아이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우리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많이 얻게 됩니다. ‘영감’이랄까요. 조금 거창하지만 영감 비슷한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곡가 라벨도 친구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이 음악을 작곡하기에 이릅니다. 동화를 주제로 한 아름다운 곡입니다. 라벨은, 친구의 아이들을 위해서 ‘어미 거위 모음곡’을 작곡했습니다. 동화작가인 페로의 작품을 음악으로 만든 것입니다. 1908년에서 1910년 사이에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을 했고, 1911년에 관현악곡으로 편곡했습니다. 총 길이가 20분이 되지 않는 짧은 곡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먼저, 원곡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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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음악 이야기 2023. 10. 29. 13:00
클래식 음악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접근법은 대중매체입니다. 장르 불문 모든 방송 영상들에 그 분위기에 맞는 클래식 음악이 깔리곤 하는데요. 그만큼 감성적으로 어필하기 쉽고 그 양이 방대해서, 원하는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찾기도 수월합니다. 이르면 수백 년 전 작곡된 음악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온다는 것은, 그 작품성이나 대중성에 있어서도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마음 놓고 클래식 음악을 편집해 이용하는 것이지요. 특히 이 곡은 여러 영화들에서도 서브 또는 메인 음악으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피아노의 기교와 웅장함이, 극적인 드라마와 잘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키신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lBH03fSsQ9I 라흐마니노프 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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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음악 이야기 2023. 10. 22. 14:22
피아노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악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든 여덟 개의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기 때문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선율로 감동을 주는 때가 있는가 하면,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며 좌중을 압도하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서로 섞여들기도 하고 피아노가 전면에 나서기도 하고 이따금 피아노가 오케스트라 전체를 포용하기도 하면서 다채롭고 화려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그중에서도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운 선율로 피아노 협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함께 들여다볼까 합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는 드넓은 영토와 애수 짙은 감성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작곡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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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현악사중주. 황제:)음악 이야기 2023. 10. 3. 14:00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요제프 하이든의 현악사중주곡 ‘황제’ . 특히 2악장 선율은 찬미가로, 독일의 국가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세계 곳곳에서 불리고 있습니다. 하이든, 현악사중주 Op.76-3 ‘황제’ https://www.youtube.com/watch?v=qHTDkUOYKI4 바이올린 두 대와 비올라,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현악사중주곡입니다. 총 4악장 구성으로 20분 남짓 길이의 연주곡입니다. 작품번호 76의 세 번째 곡입니다. 에르되디 백작의 의뢰로 만들어진 곡이라서 에르되디 사중주곡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이 바로 이 ‘황제’입니다. ‘황제’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2악장 때문입니다. 현재는 독일의 국가로 불리지만 그 당시에는 오스트리아의 국가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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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카프리스를 소개합니다음악 이야기 2023. 10. 2. 14:00
누군가 나에게 ‘악마’라는 별명을 붙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늘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어떠한 일을 너무 잘 할 때,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놀라운 경지에 이르렀을 때 등 환상적이고 중독적인 사람과 상황에 ‘악마’라는 비유적인 표현을 곁들이곤 하죠. 음악가의 경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악마’로 통합니다. 단순히 별칭을 넘어서, 파가니니를 설명하는 확실한 수식어입니다. 파가니니는 1782년부터 1840년까지 살다 갔습니다. 사후 시신이 바로 매장되지 못하고 36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묻히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가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대적 분위기가 그렇게 몰아갔던 것입니다.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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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ㅠ 라흐마니노프 op.45 심포닉 댄스:)음악 이야기 2023. 9. 19. 13:21
팟캐스트에 예술의전당 실황이 있더라고요? 그중에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가 있었어요. 예전에 서울시향이 이거 연주한 거 듣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뒤로 정말 오랜만에 찾아 듣는 거 같아요. ('교향적 무곡'이라는 제목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굉장히 뭐랄까... 희비극 보는 느낌이죠. 멜랑꼴리하고 비장한데 밝고 활기찬. 장조 단조가 막 어우러지니까 그런 느낌이 아무래도 드는 거 같아요. 아 그리고 또, 굉장히... 탬버린이 치고 싶어지는 음악입니다?! 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otJmf3pyb1E 요즘 계절에 너무 잘 어울리네요. 1악장 Non Allegro 2악장 Andante con moto- Tempo di valse 3악장 Lento Assa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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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마지막 교향곡 41번 '주피터'음악 이야기 2023. 9. 18. 23:45
저는 요즘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할 때 모차르트를 듣습니다. 이 곡보다 더 단순한 곡들을 듣지만 지금 '주피터'가 눈에 띄네요. 들어봅니다. 역시, 좋네요. 최후통첩, 최후의 심판, 최후의 만찬... ‘최후’라고 하면 어쩐지 묵직하고 무거우면서도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최후’라면, 아마 숨이 끊어지는 순간일 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순간을 예측하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최후는 세상을 뜬 이후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술가의 작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예상도 못했던 것들이 후대 사람들에게는 마지막 역작으로 남겨질 수 있을 테니까요.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모차르트는 마흔 한 개의 교향곡을 남겼습니다. 그 중 마지막 41번은 ‘주피터’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