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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영화같은 보이스피싱영화 ‘보이스’영화 후기 2024. 9. 2. 11:01반응형SMALL
피해 사연의 구제보다는, 조직적 범죄의 표현
그에 따라 부각되는 폭력적 장면들
보이스(2021)_김선, 김곡
영화는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합니다. 생활에 밀접한 소재이자 일상의 공포 또는 좌절감을 표현하기에 적당한 소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게 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주요 인물은 서준(변요한). 전직 마약팀 형사로, 지금은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아내와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대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아내가 거금을 송금하게 되고, 그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쓰러져, 서준은 그 일로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서준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직접 침투하는 과정을 통해, 그 조직의 실체를 보여 줍니다. 결과적으로 서준으로 인해 그 조직 일당이 잡히게 되는데, 영화는 바로 그것을 이야기의 주요 흐름으로 두면서, 피해자의 분노와 보이스피싱 조직의 악랄함을 비춥니다.
범죄 드라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서민적인 드라마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게 민망할 만큼 영화는 폭력성 짙게 흘러갑니다. 보다 보면 소위 조폭 영화를 보는 듯하게 불필요한 욕과 폭력이 많습니다. 어떤 인물의 스토리와 사연을 활용했다기보다, 서준의 동기 즉, 잃은 돈을 찾고 아내를 살리겠다는, 그 동기 하나에서 시작되는 서준의 분노의 여정이자, 사건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가해자 곽프로(김무열)의 대결로 비칩니다.
섬세함이 부족해 아쉬운.
도구로 느껴지는 스토리
서준이 독단적으로 행하는 추격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조직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미리 정해 놓은 분위기를 충실하게 따라갑니다. 서준의 높은 의지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마땅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은 나쁘고 ‘돈’에 미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포인트에 집중하려고 해서인지 영화도 좀 단순합니다.
가장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단 직원들조차 분별 없이 동조하는 것으로 표현된다는 점입니다. 그들 역시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들을 그저 동원하는 인물 그룹으로 표현하는 데 그쳤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일을 하면서도, 그 조직의 목표와 동일한, 돈에 지나칠 정도로 환호하는 모습이 좀 광기 있게 비칩니다.
이들 상단에 있는 인물 곽프로는 특히 심한데, 그보다 상위 인물이 있음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실세로써, 본래의 머리 좋은 캐릭터 성격보다도 욕이나 폭력적인 모습을 도드라지게 표현해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서준과 붙는 장면들도 어떤 스토리나 드라마로 붙는 게 아니라, 폭력으로 붙습니다.
욕을 안 쓰는 범죄 영화는 거의 없겠지만, 이 영화가 대사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또 더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 다수의 애티튜드가 담백하기보다는 껄렁해서, 스토리보다 그런 껄렁한 분위기만 여운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경찰 이규호(김희원)의 작위적인 교훈적 마무리.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보았다면 어쩌면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체에 대한 놀라움으로 흥미로울 수 있었겠지만, 수년이 흐른 후 보니, 스토리 부실 문제가 어쩔 수 없이 더 눈에 띕니다. 드라마를 기대하기보다, 배우 변요한 원톱 주연이다, 라는 것에 방점을 찍는 것이 좋겠습니다.
https://tv.kakao.com/v/421978243'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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