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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미묘. 이걸 표현해내다니. 영화 '우리들'영화 후기 2022. 7. 9. 16:00
정말 그랬던 것 같다. ㅎ어린 아이들의 세계. 절대 단순하지 않다.돌이켜 보면 우리도 그러했듯.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듯. 소녀들의 복잡하고 오묘한 심리와 관계의 표현. 영화 '우리들' 열한 살 소녀들의 관계의 역학 단순하게 지나쳤던 복잡한 순간들 우리들(2015)_윤가은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싸움의 한가운데에 있는 그 순간은 아이들에게 참 아프고,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힘듭니다. 치고 박고 싸우는 것보다도, 은근하게 따돌림을 당하는 분위기를 오롯이 감당해야 할 때 더욱 그럴 것입니다. 영화 ‘우리들’은 열한 살 아이들이 친구와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개인과 개인 그리고 또래집단 안에서의 사회적 관계 등의 역학적인 관계를 본능적으로 학습하고, 그 관계에 대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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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구경가자. 영화 '러브 앤 젤라또'영화 후기 2022. 7. 9. 10:00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 1 뭔가... 배우의 표현력 2 여주의 엄마 관련 스토리가 장면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 (이 점 때문에 여주가 스스로를 묶어두는 행위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못했던 것 같다.) 좋았던 점 1 이탈리아 구경 2 기본적인 스토리와 그 의도가 밝고 예쁘다 3 열아홉 스무 살 즈음, 뭐든 설익은, 어색한, 이상한(?!) 그때의 나를 떠오르게 한다(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이탈리아 여행. 자아를 발견하는 청춘. 영화 '러브 앤 젤라토'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예비대학생 엄마의 과거와 더불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러브 앤 젤라토(2022)_브랜든 캠프 엄마가 돌아가신 후, 리나(수산나 스카그스)는 엄마와 함께 가기로 했던 졸업여행을 홀로 떠납니다. 여행지는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썩 내키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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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데 재밌어. 빌 머레이 옛날. 영화 '사랑의 블랙홀'영화 후기 2022. 7. 8. 18:00
요즘은 한층 복잡해졌지, 시간 주제 이야기들이. 시간 주제 이야기의 원형 그 시작을 본 것 같았다. 인생을 바꾼, 시간의 반복 단순하고 확실한 메시지의 전달 사랑의 블랙홀(1993)_해롤드 래미스 배우 빌 머레이 주연의 90년대 초반 영화입니다. 한 남자가 갑자기 타임루프를 겪게 되면서 변화된 삶을 살게 된다는 주제로, 일상적 드라마 속 판타지, 코미디, 로맨스가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필(빌 머레이)은 기상캐스터로, 다소 교만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지도 않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호감 가지는 않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필은 지역 소도시로 출장을 가게 됩니다. 성촉절을 맞아 필과 동료 피디 리타(앤디 맥도웰), 촬영감독 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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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나그네 10곡. 휴식 Rast음악 이야기 2022. 7. 8. 15:00
쉬고 싶다. 괴로울 때는 정말, 더욱 간절하게 쉬고 싶다... 휴식, 이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말만 들어도 몸이 나른해지고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는 앞서 ‘Der Lindenbaum'(보리수) 에서 한 번의 휴식을 언급한 바 있다. 그때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열 번째 곡 ’Rast'(휴식) 에서는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노래를 듣는 동안 불안하다. 너무도 긴 휴식에 들어가서 깨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만큼 죽음의 이미지가 다가오는 휴식, 이다. #. Rast- 휴식 https://www.youtube.com/watch?v=fc5BAVqPUx0 는 총 스물 네 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 독일의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에 음악을 붙인 연가곡이다. 그중 앞 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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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9곡 도깨비불 Irrlicht음악 이야기 2022. 7. 7. 15:00
도깨비불이 뭘까? 왜 도깨비불일까? 슈베르트는 이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이 세 가지 궁금증이 인다. 아홉 번째 작품. 도깨비불. #. ‘Irrlicht’- 도깨비불 https://www.youtube.com/watch?v=k-h5SoGx81g 도깨비불은 일단, 인(화학물질) 등의 작용으로 저절로 번쩍이는 불꽃을 말한다. 이 불꽃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빛이 번쩍거리는 모습을 보고 어찌 놀라지 않고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 . 깊은 바위틈에서 도깨비불이 저를 유혹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도깨비불의 유혹.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깨비 이미지 때문에 이 음악도 선이 굵고 덜 단정할 거라고 예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음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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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규정할 수 없고, 규정해선 안 될 '어느 가족' 영화영화 후기 2022. 7. 7. 09:00
방구석1열에서 접했던 영화인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과 디테일이 정말, 쩐다. 마지막 여배우 심문 장면에서 대본에 없던 질문을 하며 감정 끄집어냈다는 게 생각난다. 참 대단한 장면이었다. 그 찐 슬픔. 혈연보다 진한 가족.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 '어느 가족' 혈연보다 끈끈하고 아름다운 어떤 가족 생계와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 이들의 사연 어느 가족(2018)_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삼대 가족처럼 보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의 가족 생활을 담았습니다. 그들은 할머니 하츠에(키키 키린)의 연금을 기반으로, 각자 생활비를 근근이 벌어가며, 필요한 물건을 훔쳐서 조달하며 살아갑니다.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노부요(안도 사쿠라)가 마치 부부의 모습처럼 보이고, 아키(마츠오카 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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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나그네 8곡. Rückblick 회고.음악 이야기 2022. 7. 6. 15:00
지금 들어보니 도입부에서 '마왕'이 떠오르는... 과거를 돌이켜 보기란, 썩 내키지 않는다. 굳이 자수성가 회고록을 작성하는 것이 아닌 이상 보통 흑역사가 과거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좋았던 일도 많았겠지만 사람의 뇌라는 것이, 부정적인 것을 기억하는 데에 더 민감하게 발달한지라 썩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자꾸 좋은 과거를 떠올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 흑역사를 장식하는 것 중 상당히 괴로운 기억 중 하나가 바로 ‘이별’ 일 터. 세상이 무너질 듯 아팠다가 다시금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가 체념하기까지 그 감정의 폭과 그 흐름과 에너지의 소모란, 누구든 다시 겪고 싶지 않을 경험일 것이다. 지금, 이 애처로운 겨울나그네가 그 흑역사의 한복판에 있다. https://www.youtub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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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일곱번째. 냇가에서 Auf dem Flusse음악 이야기 2022. 7. 5. 18:51
원래 글에는 가사를 써두었는데 여기에 올리면 저작권을 침해하는 거라고 합니다. 아쉽네욤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하나의 드라마가 흘러가듯이 노래에 완급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긴장감이 도는 도입부에서 절정에 이르기까지 노래의 흐름이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면서 유려하다. #. Auf dem Flusse- 냇가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rnWHQaSu54s *고양이 한 마리 살금살금 들어오듯 앙증맞은 걸음이 생각나는 반주로 문을 연다. 그에 바로 이어오는 첫 소절 가사는, 즐겁게 재잘거리면서 흘러가던 시냇물이 얼마나 조용한지... 아마도 매서운 겨울 추위에 얼어붙은 시냇물을 표현한 듯하다. 이제야 앙증맞은 반주도 새롭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