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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라 규정할 수 없고, 규정해선 안 될 '어느 가족' 영화
    영화 후기 2022. 7.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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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구석1열에서 접했던 영화인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과 디테일이 정말, 쩐다.

    마지막 여배우 심문 장면에서

    대본에 없던 질문을 하며 감정 끄집어냈다는 게 생각난다. 

    참 대단한 장면이었다. 그 찐 슬픔.


    혈연보다 진한 가족.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 '어느 가족'

     

    혈연보다 끈끈하고 아름다운 어떤 가족 
    생계와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 이들의 사연

    어느 가족(2018)_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삼대 가족처럼 보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의 가족 생활을 담았습니다. 그들은 할머니 하츠에(키키 키린)의 연금을 기반으로, 각자 생활비를 근근이 벌어가며, 필요한 물건을 훔쳐서 조달하며 살아갑니다. 

     

     

    하츠에(키키 키린)
    아키(마츠오카 마유)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노부요(안도 사쿠라)가 마치 부부의 모습처럼 보이고, 아키(마츠오카 마유)는 하츠에의 큰손녀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쇼타(죠 카이리)는 오사무의 아들처럼, 모두가 남이지만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갑니다.

     

    오사무(릴리 프랭키)
    노부요(안도 사쿠라)
    쇼타(죠 카이리)

     

    그러던 어느 날, 이 가족에게 식구가 한 명 더 늡니다. 밖에 홀로 나앉아 있던 어린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입니다. 이들은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보이는 유리를 사랑으로 보듬어줍니다. 

     

    유리(사사키 미유)

     

     

    진정한 가족의 의미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겨 있는 영화입니다. 언제 어떻게 모였는지 모르게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이 가족은,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 제도가 인정하는 가족은 아니기에, 비밀스럽게 살아가야만 합니다. 

     


    하츠에의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그 집에 하츠에 외에 아무도 살지 않는 척 해야 하고, 당연히 쇼타는 학교에도 갈 수 없습니다. 유리를 집으로 데려온 것도 형식적으로는 유괴로 볼 수밖에 없는데, 이 가족의 관점으로 보면 유리를 학대에서 구해준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유리 입장에서도 구출되어 그제야 진정한 사랑을 받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영화는 혈연이 아닌 우연으로 엮여 있는 이들의 생활을 비추는데, 비록 생계가 어려워 ‘생존’의 목적을 가지고 한 가족이 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사랑’이 이들의 관계를 지탱해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진정한 가족이란 진정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진정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진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가족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잘못, 가책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국면 

     

     

    영화는 이들의 잘못 즉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가족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무마하지 않습니다. 이 요소를 가지고 사회적 잣대를 대며 이들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모습을 비추고, 이 모습을 통해 관객이 진짜 가족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후반부에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들이 평소 죄책감 없이 물건을 훔쳤기에 쇼타 역시 가책 없이 도둑질을 해왔지만, 쇼타가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는 그 심경의 변화에서부터 이 가족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또한 하츠에가 세상을 떠나고, 유리가 유괴되었지만 원래 가족이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일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들 가족의 입지가 위태로워집니다.  


    그렇게 이 가족이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는데, 영화는 이 수사 장면을 정면으로 비추면서 이들에게 그동안의 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이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각 인물들이 부러 드러내지 않았던 사연을 드러냅니다.

     

    이 부분 감정 연기... 쩔.

     

    더불어, 진정한 가족이었지만 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사회적 시선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끈끈한 가족이었는지 역설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별 수 없이 가족관계증명서로 입증되는 가족의 틀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고, 그 틀이 아니면 가족이 되기에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한계가 없지 않았던, 진정한 가족이었던 이들의 사랑과 만남, 헤어짐을 모두 담은 영화입니다. 

     


    여기에 키키 키린, 안도 사쿠라, 릴리 프랭키 등 배우들의 연기가 각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며 장면을 돋보이게 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루며 끝까지 가족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trkFLwfb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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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