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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9곡 도깨비불 Irrlicht음악 이야기 2022. 7. 7. 15:00반응형SMALL
도깨비불이 뭘까? 왜 도깨비불일까? 슈베르트는 이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이 세 가지 궁금증이 인다. <겨울나그네> 아홉 번째 작품. 도깨비불.
#. ‘Irrlicht’- 도깨비불
https://www.youtube.com/watch?v=k-h5SoGx81g
도깨비불은 일단, 인(화학물질) 등의 작용으로 저절로 번쩍이는 불꽃을 말한다. 이 불꽃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빛이 번쩍거리는 모습을 보고 어찌 놀라지 않고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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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위틈에서 도깨비불이 저를 유혹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도깨비불의 유혹.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깨비 이미지 때문에 이 음악도 선이 굵고 덜 단정할 거라고 예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음악에서 주된 느낌은 ‘끌어당김’ 이 강하다. 도깨비불에 홀린 듯 자꾸만 끌려가려 하지만 동시에 끌려가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밀고 당긴다. 자못 끈적끈적하기까지 하다. 그것이 유혹의 본성이나, 그럼에도 이 남자는 목표점에 도달하는 것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으므로 쉬이 끌려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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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지 몰라도 결국엔 목표점에 이르게 될 거예요
우리의 기쁨과 고통 모두 도깨비불의 장난일 뿐이니까요..
담담하게 흐르는 음악.
음악에 감정적인 굴곡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는 느낌이다. 나그네의 입장으로서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폭풍 같은 감정을 모두 겪은 그는 본인이 목표한 곳으로 무덤덤하게 나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더 이상 도깨비불마저도 그리 큰 환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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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바다로 흐르듯이 모든 슬픔도 끝이 나겠지요
나그네의 심정에 포커스.
흔들리지 않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여타 주변의 것들은 그저 지나가는 것들일 뿐이다. 나그네에게 도깨비불이 그러하다. 음악 역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 직선으로 곧게 가지는 못해도 에둘러 굽이굽이 음악이 흐른다.
이 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했다. 그 쓸쓸함과 체념의 정서가 <겨울나그네> 스물 네 곡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그 상태로 길을 떠나는 중이지만 이번 아홉 번째 곡은 희망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기쁨도 고통도 도깨비불의 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지고 있는 모습에서다.
그렇게 이전 사랑을 잘 보내줄 수 있다면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었더라면, 슈베르트의 인생도 조금은 덜 아프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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