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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음악 이야기 2023. 10.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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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접근법은 대중매체입니다. 장르 불문 모든 방송 영상들에 그 분위기에 맞는 클래식 음악이 깔리곤 하는데요. 그만큼 감성적으로 어필하기 쉽고 그 양이 방대해서, 원하는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찾기도 수월합니다. 이르면 수백 년 전 작곡된 음악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온다는 것은, 그 작품성이나 대중성에 있어서도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마음 놓고 클래식 음악을 편집해 이용하는 것이지요. 

     

    특히 이 곡은 여러 영화들에서도 서브 또는 메인 음악으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피아노의 기교와 웅장함이, 극적인 드라마와 잘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키신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lBH03fSsQ9I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1901년 11월 초연되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고,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 전에 피아노 협주곡 1번을 1897년 초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뼈아픈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 혹평이 쏟아졌고, 이에 재기할 수 없을 만큼 심한 좌절감을 얻게 됩니다.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라흐마니노프는 더 이상 창작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함에 빠져버렸는데, 이때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을 만납니다. 달 박사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시금 의욕을 되찾고, 역작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하기에 이릅니다. 이 곡은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되었습니다.  

    다단조 3악장 구성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아적 피아니즘이 한껏 빛나는 작품입니다. 깊고 화려한 음악 속 에너지 넘치는 테크닉, 명암이 적절히 대비되는 애수 짙은 흐름은 뭇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조성진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YviN1tuXbzc


    1악장은 모데라토입니다. 피아노로 시작합니다. 2박자의 정박으로 옥타브를 오가는 연주는 피아니시모에서 시작해 점점 커지며 포르티시모가 됩니다. 여덟 마디의 피아노 서주가 거대한 장막을 서서히 열어젖힙니다. 이어 두 마디 강렬한 에너지의 피아노 간주 후 오케스트라와 합쳐집니다. 거대한 물결과 같은 멜로디라인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어 피아노의 서정적인 선율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빛과 어둠이 섞여들고 애수의 감정이 진하게 끼어듭니다. 화려한 스케일이 장엄하게 펼쳐지다가는 애절해집니다. 그 뜨거운 음악이 마음으로 전해집니다. 마지막은 기운차게, 확실하게 매듭짓는 1악장입니다.  

    2악장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입니다. 위에 소개했던 광고에 일부분 사용된 악장입니다. 피아노 연주 그리고 플루트의 차분한 선율과 클라리넷으로 이어지는 선율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천천히 아주 감미롭게 음악의 실타래가 풀립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생기가 더해지고 음악은 점점 더 반짝입니다. 음악은 고조되어 잠시 정지되었다가 피아노가 솔로로 이어받습니다. 이후 초반부 선율이 다시금 펼쳐지고 끝까지 우아하고 품위 있게 연주가 지속됩니다.  

    3악장은 알레그로 스케르찬도입니다. 오케스트라가 여리고 잔망스럽게 시작해 빠르게 분위기를 몰아주면, 피아노가 화려하게 꾸며줍니다. 서정적인 선율도 잊지 않고 들려줍니다. 기쁨과 환희, 우수와 슬픔을 모두 머금고 있는 선율입니다. 음악은 조용하게 잦아드는 듯하다가 알레그로 스케르찬도의 포르티시모로, 이어서 프레스토로 빠르게 흘러갑니다. 에너지가 쉬이 터지지 않지만 폭발력을 품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다시 모데라토로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천천히 마지막으로 향하기 위한 시동을 겁니다. 속도는 가속화되고 포르티시시모의 프레스토로까지 이어집니다. 아주 장엄하게 후반부가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기운들, 그 안에 서려 있는 진한 감정이 오롯이 전달됩니다.  

     

    라흐마니노프. 출처 위키백과


    모든 악장에 꾹꾹 눌러 담겨 있는 뜨거운 에너지, 광대하게 펼쳐지는 기운을 느끼셨는지요.  

    음악은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소리에 담아 마음으로 전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통해 그 안에 담긴 많은 것들을 귀로, 마음으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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