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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음악 이야기 2023. 10. 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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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악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든 여덟 개의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기 때문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선율로 감동을 주는 때가 있는가 하면,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며 좌중을 압도하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서로 섞여들기도 하고 피아노가 전면에 나서기도 하고 이따금 피아노가 오케스트라 전체를 포용하기도 하면서 다채롭고 화려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그중에서도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운 선율로 피아노 협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함께 들여다볼까 합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출처 나무위키


    차이콥스키는 드넓은 영토와 애수 짙은 감성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작곡가입니다. 1840년에 태어나 1893년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이 곡은 1874년, 그가 서른 네 살일 당시 작곡했습니다. 

    조성은 내림나단조입니다. 호른의 폐부를 가르는 장대한 선율로 음악은 시작합니다. 1악장은 알레그로 논 트로포 에 몰토 마에스토소입니다. 하강조의 선율이 점차 확장되어 피아노 상승조 스케일로 연결해줍니다. 1악장 도입부 피아노 선율은 이 협주곡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거대한 장막을 열어젖히는 초입입니다. 

     

    키신+카라얀

    https://www.youtube.com/watch?v=sGJfHwSe7Sg


    선율이 매혹적입니다. 매우 아름답습니다. 오케스트라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하나가 되기도 하고 피아노가 강렬하게 이끌어가기도 하며 음악은 진취적으로 앞을 향해 갑니다. 

    광활한 러시아 대륙의 기상과 진한 애상적 감성이 가득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포인트입니다. 폭발할 듯 엄청난 에너지와 애수에 젖어 있는 아름다운 선율이 공존하며 인간 본연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완성한 후 1년쯤 후에 초연했습니다. 초연까지 1년이 걸린 이유는 이 작품을 연주할 마땅한 피아노 연주자를 찾지 못해서였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친한 관계에 있었던 연주자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게 처음으로 연주를 부탁했지만 그에게 퇴짜를 맞았습니다. 곡이 너무 어렵고 좋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차이콥스키는 다른 연주자를 찾아 나섰고, 그 결과 이 작품 초연은 독일 연주자 한스 폰 뷜로가 맡게 되었습니다. 

    때는 1875년 10월이었습니다. 한스 폰 뷜로는 미국 보스톤에서 이 곡을 초연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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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악장은 안단티노 셈플리체입니다. 플루트 선율이 자연의 목가적인 풍경을 연상시키며 문을 엽니다. 느리고 여유 있게 흘러갑니다. 피아노도 과하지 않게 목소리를 얹습니다. 주제선율은 반복됩니다. 애상적이기도 회상적이기도 한 소박한 선율이 여리게 마음을 적십니다. 중반 이후 프레스티시모로 빠르게 흘러가다가 다시 본래 여유 있는 템포로 돌아오고, 향긋하게 마무리합니다.

    3악장은 알레그로 콘 푸오코입니다. 역동적인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 듯 긴장감 있게 시작합니다. 리듬감 넘치는 음악이 전개됩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음악은 고조됩니다.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장엄하게 끌어올리고 피아노 음악이 뒤이어 그 스케일을 받습니다. 이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음악은 막을 내립니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875년 초연된 이후 줄곧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연주해보지 않은 피아니스트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 또한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마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좋은 음악들이 그렇듯,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가슴으로 다가오는 폭풍 감성 터치 음악인 것입니다. 

    러시아의 장엄한 기상과 애상이 가득 담긴 음악입니다. 만인의 마음을 감동으로 푹 적실 만 한 대작입니다. 피아노의 화려한 테크닉이 무섭도록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올,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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