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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맘때면 생각나는 브람스 '대학축전서곡'
    음악 이야기 2023. 11. 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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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입시철입니다. 십이 년의 학교 교과과정을 총결산한다느니, 입시 한파가 어떻다드니, 합격 기원 엿과 각종 상품들이 곳곳에 진열되는 것을 비롯해 뉴스 프로그램마다 대학 입시에 관한 기사들을 소개하곤 하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거창하다면 거창하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맘때의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입시생들의 마음을 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때 입시생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게도 합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때만큼 열정과 에너지를 가졌던 적이 또 언제였는지, 차가운 겨울바람에 마음을 실어 지난 기억들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 공부를 했든 안했든, 여러분은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계신가요?

    브람스, ‘대학 축전 서곡’
    Brahms, Academic Festival Overture Op.80

     

    출처 위키백과 브람스.



    브람스는 ‘대학 축전 서곡’을 작곡했습니다. 곡 제목만 보면 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축가일 것도 같고, 날 좋은 봄과 가을에 열리는 축제의 서곡 같기도 합니다. 음악의 분위기는 그러할지언정, 이 곡에는 한 대학교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담겨 있습니다. 브람스는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되는데, 이에 대한 감사 인사로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것입니다. 

    10분 남짓의 곡입니다. 다양한 선율이 귀에 감겨 듣는 맛이 있습니다. 찬미가의 선율도 안에 담겨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5pzr5655yw

     


    먼저, 가볍고 발랄한 단조의 선율이 도입부를 맡습니다. 알레그로, 피아니시모로 시작됩니다. 금관의 묵직한 목소리로 이어져 ‘대학 축전’치고 조금 어둡고 장엄한 느낌도 실려 있는 초입입니다. ‘라코치 행진곡’과 유사합니다. 브람스는 이 행진곡을 참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어 우리에게 익숙한 찬미가 선율을 들을 수 있습니다. 팀파니로 운을 떼고 금관, 목관이 소리를 얹으며 웅장하게 ‘즐겁게 안식할 날’의 후렴구와 비슷한 선율을 노래합니다. 이 부분은 본래 독일 민요입니다. ‘우리들은 훌륭한 학교를 지었다’라는 제목의 학생 노래입니다. 

    다시 행진곡풍으로 바뀌며 민요 선율이 변주되어 흐르고, 다음 노래 가락으로 이어집니다. ‘란데스파터’입니다. ‘영주’라는 뜻으로, 학생들이 연회 때 부르는 노래입니다. 

    다음은 아니마토(생기 있게, 씩씩하게)로 연주됩니다. 바순이 스타카토로 익살스럽게 세 번째 노래로 잇습니다. ‘신입생의 노래’입니다. 신입생의 높은 기개와 한껏 치솟은 자부심을 노래하는 듯합니다. 기대감과 환희, 진지한 다짐들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음악은 중후반부에 이르고, 자유와 에너지를 담아 달려갑니다. 현악과 관악이 주고받으며 포르테로 상승하다가 합쳐집니다. 잠시 잦아지는 듯 다시 바순의 호흡이 중간을 메워줍니다. 현의 빛깔과 관악이 다시 조화를 이루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타악이 합쳐지며 장엄하게 노래합니다. 그러던 중 다시금 ‘우리들은 훌륭한 학교를 지었다’와 ‘란데스파터’, ‘신입생의 노래’ 선율이 들려옵니다. 

    마지막 네 번째 노래는 ‘즐겁게 노래하라’입니다. 타악의 힘찬 장단과 더불어 최고조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벅찬 가슴을 안기며 화려하게 끝을 장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QA180onwWM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은 1880년 여름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1881년 1월, 브람스의 지휘로 브레슬라우대학 관현악단과 함께 초연되었고, 이는 대학에 헌정되었습니다. 브람스는 이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한 관현악 버전 말고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도 작곡했습니다. 건반을 통한 또 다른 느낌의 연주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귀에 익은 선율, 귀에 익지 않더라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노래 선율이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곡입니다. 모든 입시생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며 함께 듣고 싶은 곡,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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