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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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표류하던 시기,, 아시죠. 영화 ‘창밖은 겨울’영화 후기 2024. 8. 28. 15:42
과거 나의 이력을 버리는 과정 한때를 보내고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 창밖은 겨울(2022)_이상진 영화는 경남 창원의 청년 버스 기사를 비춥니다. 무심한 건지 무료한 건지, 지친 건지 답답한 건지, 생각이 많은 건지 없는 건지, 표정 없는 얼굴에 힘도 없어 보이는 청년 기사 공석우(곽민규)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해지는 와중에, 창원 지역의 풍경이 비칩니다. 영화는 차분하게 석우를 비추고, 석우의 일상을 비춥니다. 무표정의 석우를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그의 사연을 알게 됩니다. 버스 운전을 한 지 6개월이 되었고, 그 전에는 영화 감독이었으며,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것을. 한 마디로 석우는 자신이 깊게 몸담았던 분야를 떠나, 새로운 현실에 발을 디디고, 붙이려는 시점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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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괴짜ㅎ 영화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영화 후기 2024. 8. 27. 10:15
인물의 성장 스토리를 ‘뱀파이어’ 성장과 엮어. 우울감의 성장통, 괴상해도 따스하게 표현.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2024)_아리안 루이-세즈 플루프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괴짜’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만든 사람도, 이 이야기 속 허구의 캐릭터도, 모두 괴짜라고 느껴질 만큼, 영화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뱀파이어’ 캐릭터를 가지고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주요 캐릭터는 68세 뱀파이어 사샤(사라 몽프티)입니다. 액면 나이는 사춘기 소녀. 어린 아이였던 시절부터 남다르게 사랑받고 크면서 또한 남다른 마인드로 자라난 사샤. 특히 더 남다른 점은, 인간의 피를 음식물로 섭취하는 종족이지만 인간을 사냥하기를 힘들어한다는 점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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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기 전에! 청량미 한가득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영화 후기 2024. 8. 26. 13:05
동화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소년, 소녀의 추억과 성장을 경쾌하게. 테스와 보낸 여름(2020)_스티븐 바우터우드 영화 제목이 말하는, 테스와 여름을 보낸 이는 바로, 소년 샘(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샘은, 틈이 나면 혼자서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합니다. 그 훈련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가족이 거의 전부인 어린 소년에게, 자신이 가족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사실은, 불안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부모님과 형이 모두 죽고 자신만 남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샘은 그런 아이입니다. 모두가 그럴 테지만, 샘은 자신만의 정서를 가지고 자신만의 생각을 할 줄 아는 그런 섬세한 감성을 가진 아이입니다. 영화는 그런 섬세함을, 어린 아이의 정서에 녹여 이야기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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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과 의식의 연결, 그런 영화 있잖아, 그런 영화 ‘어쌔신: 드론 전쟁’영화 후기 2024. 8. 23. 09:45
인간의 의식을 이용한 인간 병기 무의식 활용과 내면의 갈등 스토리, 연출 어쌔신: 드론 전쟁(2024)_제시 아틀라스 영화는 인간 병기를 내세워 특정 인물을 제거하는 스토리로 진행됩니다. 이때 인간 병기의 특징이 주요한데, 영화의 부제목인 ‘드론’이 바로 그것을 설명합니다. 이때 드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늘을 나는 비행 기계가 아닌, 누군가의 몸을 빌려 그 몸을 통해 타깃을 제거하는, 그 과정의 기계를 말합니다. 타인의 몸을 이용하는 실제적인 인간 병기 인물은, 단지 욕조에 누워서, 자신의 의식을 가지고 타인의 몸을 움직여 타깃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에 영화는 영화 ‘매트릭스’ 또는 ‘인섹션’을 연상케 합니다. 의식과 무의식을 이용하며 그것이 연결되어 있고, 접속되었다 끊었다 하는 방식이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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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가장들. 영화 ‘타임 투게더’영화 후기 2024. 8. 22. 09:30
가족의 삶을 지탱하며, 살며. 결국 따스함을 전하는 결말 타임 투게더(2017)_마크 윌리엄스 영화는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아내와 세 아이와 살고 있는 가장 데인(제라드 버틀러)을 비춥니다. 일 중심으로 살고 있는 데인의 모습이 일단 주로 비칩니다. 능력을 인정받는 세일즈맨이라고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을 보니,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속이면서 실적을 올려 돈을 버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데인은 그 일을 하면서 가정을 건사하며 삽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인이 가정에 소홀한 건 아닙니다. 아내와도, 세 아이와도 사이가 좋습니다. 다만 일에 매몰되어 있을 뿐. 또 사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눈 앞에 있기 때문에 더욱 데인은 일에 매진합니다. 그러던 중 데인의 첫째 아들 라이언(맥스 젠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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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질 건 밝혀져야. 명예로운 법정 스토리. 영화 ‘어 퓨 굿 맨’영화 후기 2024. 8. 21. 09:20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 위계와 고립의 성질을 십분 활용한 설정, 이야기 어 퓨 굿 맨(1992)_로브 라이너 군대 내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그 의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법정 영화입니다. 더불어 군내 가학 행위의 존재에 대해 밝히는 이야기로, 조직 특유의 위계 질서와 충성심을 기반으로 합니다. 영화는 이를 하나의 단단한 설정 요소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주요 인물은 새내기 군법무관 중위 다니엘 캐피(톰 크루즈), 상관 소령 조앤 갤로웨이(데미 무어), 사건이 발생한 쿠바 관타나모 부대 책임자 장군 나단 R. 제섭(잭 니콜슨)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실질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두 사병이 있고, 제섭 휘하 조너선 켄드릭(키퍼 서덜랜드) 외 인물들이 있습니다. 영화는 군의 풍경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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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살아봐도 좋은 세상 만나긴 힘들단 얘기.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영화 후기 2024. 8. 20. 09:45
치밀해서 더 씁쓸한 범죄 드라마 목격자와 범죄자, 제삼자 보안관 이야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_에단 코엔, 조엘 코엔 영화는 한 남자의 내레이션으로, 다른 남자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목소리의 남자는, 가족 대대로 보안관으로 본인도 젊은 나이에 보안관이 되어 이제는 영화 제목상의 노인이 되어 있는 인물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이고, 다른 남자는 범죄 현장을 목격한 르웰린 모스(조수 브롤린)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를 중심으로 사건을 만들고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안톤의 차분하고 묵직한 무게감이 영화의 공기를 낮게 깔고, 그 공기에서 오는 치밀하고 잔인한 범행이 장면에 압도감을 줍니다. 에드의 말마따나 이유 없는 범행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안톤은 바로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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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화이트칼라. 그후 일상과 성장. 영화 ‘더 컴퍼니 맨’영화 후기 2024. 8. 19. 09:05
세 회사원을 통해 보는 직장, 일, 일상 해고의 위험을 온 몸으로 받으며. 더 컴퍼니 맨(2013)_존 웰스 영화는 2008년 9월 15일을 첫 배경으로 알리며 시작합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초입이었던 때. 이에 십이 년 동안 한 직장에서 세일즈로 인정받은 바비(벤 애플렉)가 해고됩니다. 바비는 상상도 해 보지 못했던 일입니다. 한순간에 강펀치를 얻어 맞은 바비는 회사에서 주는 퇴직금으로 가족들과 생활하며 재취업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의 이력 그대로 인정해 줄 직장을 찾습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시기도 시기인지라 그의 이력을 인정해 주기는커녕 그를 고용할 곳이 과연 있을지조차 의문인 때, 생활은 점차 팍팍해집니다. 필(크리스 쿠퍼)과 진(토미 리 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은 바비와 같은 직장에서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