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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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되는 쓰레기, 어쩌지. 영화 ‘아름다운 쓰레기 여행’영화 후기 2024. 8. 16. 09:45
일상 그리고 풍경 속 쓰레기를 화면 중앙에 두고. 짧은 영상을 말 없이 이어 붙이며 사색하게 하는 영화 아름다운 쓰레기 여행(2022)_니콜라우스 가이어할터 다소 눈에 띄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의 원제는 ‘Matter Out of Place’입니다. 자막으로 해석되기로는, ‘MOOP’는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모든 물질 혹은 행위를 의미’합니다. 우리말 제목이 다소 반어적이거나 조금 성의 없어 보이기는 한데, 이 영화 역시 쓰레기를 화면 정중앙에, 또는 꽉 차게, 그렇게 ‘주연’으로 두면서도 여타 설명이랄 것 하나 없이 담으면서, 쓰레기와 그 처리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이든, 그렇지 않은 도심 곳곳이든, 상대적으로 잘 사는 곳이든 그렇지 않은 곳이든, 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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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이별하는 중에. 영화 ‘휴먼 보이스’영화 후기 2024. 8. 14. 09:10
단편 영화. 1인 배우의 무대 장 콕토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풀어 내다 휴먼 보이스(2020)_페드로 알모도바르 새빨간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하는 한 여성. 배경은 어두운 무대 세트 그리고 우울하고 불안하면서도 의심스럽게 차분한 음악. 영화는 프랑스 작가 장 콕토(1889-1963)의 희곡을 ‘자유롭게 변용’했다고 밝히며 시작합니다. 감독은 스페인 출신 페드로 알모도바르, 주연은 영국 배우 틸다 스윈튼입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이별 중인 여성의 심리’를 두고 모였습니다. 일단 영화의 분위기가 감각을 사로잡습니다. 차분하고 불안한 가운데 한 여자가 있고, 시각적인 요소들 하나하나가 강렬한 색감과 의도된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장이 뚫린 무대 세트로, 여자의 동선과 공간의 구조가 보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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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뚫는 거룩함. 영화 ‘칠드런 오브 맨’영화 후기 2024. 8. 13. 09:55
가까운 미래, 절망의 디스토피아 세계 조성 디테일한 설정의 과격한 표현 속, 아기 칠드런 오브 맨(2016)_알폰소 쿠아론 2027년이라는 아주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아이가 더 이상 태어나지 않아, 열여덟 살의 누군가가 가장 어린 사람으로서 주목받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종말, 디스토피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표현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은, 과격합니다. 배경이 되는 곳은 영국인데, 군인들이 장악했고, 이민자들은 철저하게 배척되고, 테러 등 과격 행위가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테오(클라이브 오웬)가 있습니다. 그리고 테오는 전 부인 줄리안(줄리안 무어)에게서 미션을 받습니다. 키(클레어 호프 애쉬티)를 보호해 ‘인류 프로젝트’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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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영화 ‘더 골드핀치’영화 후기 2024. 8. 12. 14:12
차분하게 펼쳐지는 서사적 영화 성장과 트라우마, 물건의 가치와 범죄의 연결 더 골드핀치(2019)_존 크로울리 ‘더 골드핀치’는 황금방울새를 뜻하는 것으로, 네덜란드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가 그린 그림입니다. 영화는 그 그림을 중심으로, 다만 숨겨 두고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주요 인물 시오(안셀 엘고트)의 행동의 이유가 되고 기준이 됩니다. 영화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알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펼칩니다. 그 이야기 역시, 다소 미스터리한 분위기입니다. 영화는 꽤나 은근한 화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무엇 하나를 제대로 알려 주기까지도, 서사가 있습니다. 시오는 어린 시절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친구 집에서 지내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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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활약한 미국인 그리고 미국.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영화 후기 2024. 8. 8. 09:00
그때의 미국, 한 인물의 어떤 활약 사각지대에서 만든 역사, 시선 아메리칸 메이드(2017)_더그 라이만 배우 톰 크루즈가 ‘탑건’의 ‘매버릭’이 아닌 ‘배리 실’로, 군용 전투기가 아닌 민간 비행기로 조종을 하는 역할로, 배우가 탑재한 하나의 그 이미지가 익숙해 이 영화를 골랐다가는, 담긴 내용과 연출이 신선해 시선이 붙잡힌 영화입니다. 배리는 조종 실력이 무척 뛰어난 항공사 파일럿으로, 어느 날 CIA 몬트 셰이퍼(도널 글리슨)의 제안으로 공식적으로 불법 행위를 하게 됩니다. 무기를 밀반출하는 것. 더 나아가 사적으로 마약을 배달하는 등, 배리가 CIA의 일을 하기 시작하자 일의 판이 점차 커지고, 배리는 그 삶에 익숙해집니다. 그렇게 배리의 삶이 바뀝니다. 엄청난 돈을 벌게 된 것입니다. 주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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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공지능 상상 영화 ‘트랜센더스’영화 후기 2024. 8. 7. 10:28
당시로서는 보다 진보적인 상상, 고민 점차적이고 자연스러운 표현 트랜센더스(2014)_월리 피스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무궁한 발전은 과연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에게 어떤 결과를 안겨다 줄까, 에 관한 생각과 상상이 녹아 있는 영화입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과학자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주요 인물은 윌 캐스터(조니 뎁)입니다. 그는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 있는 과학자인데, 인공지능에 반대하는 테러 집단의 공격을 받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고, 자신이 인공지능이 되는 선택을 하며 죽습니다. 그리고 이는 성공해, 윌 캐스터는 인공지능이 되어, 삽니다. 2014년도 영화입니다. 약 10년 전의 영화로,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영화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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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라는 악의 이유. 영화 ‘조커’영화 후기 2024. 8. 6. 09:16
캐릭터와 연기가 만들어 내는 조커의 서사 단순하지 않게, 복합적인 걸 복합적으로 표현 조커(2019)_토드 필립스 구제의 여지 없는 악인으로 묘사되는 캐릭터 조커의 서사를 다룬 영화입니다. 직업이 광대인 그,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그를 둘러싼 환경을 발판 삼아 어떻게 악인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영화입니다. 아서에게 모든 게 집중됩니다. 도입부터 말미까지 영화는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을 주목하고, 그가 주어지는 상황과 환경 등에 영향을 받거나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웃음’을 방어 기제로 삼게 된 모습을 비춥니다.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그였지만 악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때 그 과정이 단순하지 않습니다. 아서 개인의 저항도 강하고 (원치 않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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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 드라마. 영화 ‘헌터 킬러’영화 후기 2024. 8. 5. 09:20
바닷속 전투 상황을 자세하게 담으며 인물보다 사건, 상황을 흥미롭게. 헌터 킬러(2018)_도노반 마시 사건과 상황의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 전투 영화입니다. 그중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끼리 벌어진 전투로, 이는 해전과 육상전으로 표현됩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단순한 대결 구도가 아니라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양국이 서로를 적으로 삼고 대응하는 기조이지만, 영화는 그것을 오히려 이용해서, 양국이 협력하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서 흥미를 돋웁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교전이 매우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뉴스 화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해군 잠수함이나 미사일 발사 자료화면 같은 장면들이 영화 전면에 보이며 스토리를 이어 가는 것이,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감이 있습니다. 주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