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
복수, 위선. 그들의 방식. 영화 '마드무아젤- 위대한 유혹'영화 후기 2024. 5. 15. 13:29
그림같은 풍경과 의상, 수면 아래의 감정들복수를 위한 철저한 위선마드무아젤- 위대한 유혹(2018)_엠마누엘 무레 그림같은 풍경, 소설 안에서나 나눌 법한 문학적 철학적 대화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들의 의상 또한 고풍스러움이 한껏 묻어납니다. 영화는 풍경과 의상의 비주얼 요소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대화에 집중하게 합니다. 남자는 이름난 바람둥이로 자신의 논리로 구애를 하고, 여자 역시 자신의 논리로 철저하게 관계의 벽을 칩니다. 영화는 여자, 라 폼므레(세실 드 프랑스)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라 폼므레가 아르시스(에두아르 바에르)를 사랑하게 되고, 아르시스의 마음이 변한 것을 안 후 자신의 방식으로 복수를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방식라 폼므레가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은 매우 역..
-
참신한 핑크빛. 영화 '바비'영화 후기 2024. 5. 14. 12:15
가상의 인형 세계로 ‘나’와 ‘현실’ 표현요소요소 표현마다 신선하고 영리한. 바비(2023)_그레타 거윅 영화는 먼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패러디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아주 오래 전, 사람 이전의 원숭이들이 살던 때 갑작스런 ‘진보’를 겪으며 사람이 되어 세상이 바뀐 그 장면을, 이 영화 ‘바비’는, 아주 오래 전, ‘아기’ 인형을 갖고 놀았던 여자아이들이 ‘바비’ 인형을 만나면서 전혀 다른 세상을 살게 되었다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고는 인형 ‘바비’의 세계를 표현합니다. 상품으로 출시되어 있는 바로 그 ‘바비’ 인형을 세계를, 영화는 ‘인형놀이’에 착안해 공간과 소품을 꾸미고, ‘핑크빛’ 분위기를 연출하고, ‘인형놀이’를 ‘스스로’ 하는 듯이 캐릭터 연기를 합니..
-
인디음악 같은 영화 '걷기왕'영화 후기 2024. 5. 13. 11:19
쉼표를 두려워하지 않는 템포감인디음악을 듣는 듯한 특별한 일상 이야기걷기왕(2016)_백승화 만복(심은경)은 이동수단을 탈 수 없는 희귀한 병이 있습니다. 타기만 하면 멀미를 하는 탓에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도 걸어서 다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복은 잘하고 싶은 것이 없습니다. 그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일상인 만복. 그러던 어느 날 만복이 ‘걷기’를 잘한다는 것을 확인한 선생님(김새벽)이 육상부를 권유합니다. 그때부터 만복은 ‘경보’를 하게 됩니다. 영화는 무언가 해야만 하고, 잘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만복을 통해서, 영화는 잘 할 수 있는 것을 무리해서 찾고, 그것을 잘 하기 위해 무리하게 달리기 보다는 자신에 맞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메시..
-
일본 영화 안 같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영화 후기 2024. 5. 10. 10:30
정치 사회와 언론 주제, 섬세한 연출과 연기일본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면전 신문기자(2019)_후지이 미치히토 우리나라 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해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그뿐 아니라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 영화로 ‘수작’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만든 일본 사람들의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렬하게, 사회와 ‘전면전’을 펼치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일본 영화의 섬세하고 고요한 화법이 잘 드러나는, 정치 사회 고발 형태의 영화입니다. 동명의 논픽션 책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 내용은, 한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가 일본 내각정보부 부서의 여론 조작과 정보 날조, 가짜 뉴스 등을 치밀하게 만들어..
-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 영화 '로맨틱 크라운'영화 후기 2024. 5. 9. 10:07
제작, 각본, 감독, 주연의 톰 행크스그의 시선과 지향점이 보이는 영화 로맨틱 크라운(2011)_톰 행크스 톰 행크스를 중심으로 하는, 그가 만든 영화입니다. 특히 그가 이 영화 이전에 출연했던 영화 ‘빅’(1989)과 ‘포레스트 검프’(1994), ‘터미널’(2004) 캐릭터 등에서 보이는 순수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캐릭터로 또다시 출연합니다. 그 인물의 이름은 래리 크라운(톰 행크스). 그는 마트에서 일하는, 우수 사원으로도 뽑힌 바 있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하게 됩니다. 해고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사유는, 학위가 없다는 것. 크라운은 이에, 대학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스피치와 경제 과목을 추천받아,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
-
나답게 살아요. 영화 '보통의 카스미'영화 후기 2024. 5. 8. 11:22
홀로, 거의 충분한, 그녀, 카스미일상적인 상황들로 이어 가는 이야기 보통의 카스미(2023)_다마다 신야 영화는 서른 살 여성 카스미(미우라 토우코)를 비춥니다.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는 그녀. 그리고 미팅에서의 식사 장면 그리고 혼자 하는 식사 장면. 이어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집에 들어오는 모습 그리고 일하는 모습… 시작부터 그렇게 영화는 카스미라는 인물의 ‘보통의’ 모습들을 비춥니다. 그런 카스미에게 특별한 모습은, 연애 감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팅 장면에서부터 슬쩍 드러나는데, ‘미팅’이지만 상대방에게 특별히 이성적인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게, 동석한 다른 사람들과 좀 달라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카스미의 엄마는, 카스미를 결혼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선을 보게도 하지만, 역시 잘 ..
-
전문적으로. 말년의 반 고흐.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영화 후기 2024. 5. 7. 13:48
빈센트 반 고흐의 시선, 현실, 마음을 담다세밀화인 듯 다큐인 듯 자서전인 듯고흐, 영원의 문에서(2018)_줄리안 슈나벨 영화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의 끝자락을 세밀하고 심도 있게 담고 있습니다. 그의 외로움을 전하는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해서, 예술가로 삶을 살며 캔버스에 자연을 담았던 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흐가 그림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확고한 그의 의견을 담고 있고, 그가 사람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고, 대화를 하는 모든 장면들을 통해서 ‘빈센트 반 고흐’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고흐가 프랑스 남부 ‘아를’ 지역으로 가게 된 이유, 폴 고갱과의 인연, 동생 테오와의 관계 등을 포함해 고흐의 깊은 내면과 정신에 이르기까지, 아를에 머무를 ..
-
세 인물 세 배우. 액션 영화 '레드 노티스'영화 후기 2024. 5. 6. 13:53
세 인물의 조합, 무겁지 않은 스토리유머가 있는 킬링타임용 액션영화레드 노티스(2020)_로슨 마샬 터버 영화는 클레오파트라의 세 개의 ‘알’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알’을 찾는 스토리 자체보다, 여러 인물들의 이합집산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입니다. FBI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 역에 드웨인 존슨, 예술품 도둑의 일인자 놀런 부스 역에 라이언 레이놀즈, 또다른 도둑 일인자 사라 블랙 역에 갤 가돗입니다. 먼저 영화는 클레오파트라의 ‘알’에 얽힌 이야기를 잠시 들려주고는, 그 알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 내부로 향합니다. 하틀리 요원은 인터폴과 협조 하에 놀런 부스를 찾아내고, 그 이후부터는 하틀리와 부스의 오랜 관계를 토대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하틀리와 부스의 티키타카 대화와 액션, 사라 블랙과 더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