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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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다큰아들, 여행. 영화 ‘더 길트 트립’영화 후기 2025. 2. 10. 12:19
외로운 엄마, 잘 안 풀리는 아들애틋한 감정, 유쾌한 여정더 길트 트립(2012)_앤 플레쳐영화는 다 큰 아들에게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자기 전 누워서 ‘엠엔엠’ 초콜릿을 먹는, 혼자 사는 엄마 조이스(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그리고 그 아들, 자신이 만든 천연 세정제를 방방곡곡 세일즈하는, 하지만 세일즈에 영 소질이 없어 보이는, 싱글인 앤디(세스 로건)을 비춥니다.어느 나라,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구나, 싶은 이 두 모자의 모습에 공감을 하면서 보게 되는데, 어느 때건 아들에게 전화하는 엄마나 그 전화를 대충 듣고 끊어버리는 아들이나, 그 모습이 어쩐지 익숙합니다.두 인물, 두 배우의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고 편하기만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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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서 재밌게본 스릴러. 영화 ‘내일의 기억’영화 후기 2025. 2. 7. 10:51
지속적으로 궁금한 스토리현재와 과거, 기억과 환상의 엮임내일의 기억(2021)_서유민영화는 수진(서예지)과 선우(김강우)의 묘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그 묘하다는 것이, 수진은 사고로 기억을 잃고 옆에서 선우가 거의 완벽한 남편 행세를 하는 것인데, 곧이어 수진이 예지력을 얻게 된 것 같다는 설정이 덧붙여져 영화는 보다 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냅니다.관객 입장에서는 그 묘한 분위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심을 하면서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약자인 수진의 입장에 동화되어, 선우가 진짜 남편이 맞는 건지에서부터 의심을 출발시켜,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도 주저않고 관여하는 수진을 노심초사의 마음으로 지켜보게 됩니다.그리고 영화는 관객이 그렇게 의심하게끔 스토리를 이어 갑니다. 또한 이들 주위로 살인 사건이 실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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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에 변요한 한효주.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영화 후기 2025. 2. 6. 09:25
애쓴 구석이 보이는 영화한국 배우들 출연으로 신선함 가미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2021)_하스미 에이이치로영화는 무엇보다, 일본 제작 영화인데 배우 변요한, 한효주의 출연으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일본 연기 호흡을 이들이 어떻게 맞출지 다소 걱정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 방향이었습니다.먼저 영화는 뭔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문을 엽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이 어떻고, AN통신이 어떻고, 24시간마다 어떤 보고를 하지 않으면 몸속에 심어진 칩이 폭발하게 된다는 둥, 굉장히 거대한 사건을 다룰 것을 예고합니다.그 거대함을 모조리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영화는 일본은 물론 중국, 불가리아, 인도 등을 넘나들면서 주요 인물들을 모두 산업스파이로 설정해 각자 자신의 정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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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그리고 액션. 영화 ‘용의자‘영화 후기 2025. 2. 5. 09:03
시선을 빼앗는 액션 장면들그리고 중심에 단단히 자리하는 인물, 배우용의자(2013)_원신연영화는 탈북자이자 특수요원 중의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을 중심으로, 그가 한국 기관의 불법행위에 엮여 그와 관련된 싸움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남한 생활을 하는데,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찾아 죽이는 게 그의 목표입니다.이때 과거 동철과 ‘일’로, 악연으로 엮였던 군인 민대령(박희순)이 동철을 ‘잡는’ 기관 일에 뛰어들게 되어,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이때 민대령 역시 ‘기관’의 불법행위에 속는 것으로, 이 영화 속 절대악의 인물은, 남북관계를 악용해 무기를 손에 넣으려는 공무원 김석호(조성하)입니다.동철이 김석호가 벌인 일에 엮이면서 타깃이 되는 건데, 여기에 기자 최경희(유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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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다, 사랑.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영화 후기 2025. 2. 4. 10:19
원작이 있는 영화, 남자의 시점으로음악으로 더욱 풍성하고 진해진 장면들냉정과 열정 사이(2003)_나카에 이사무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버전입니다. 원작 소설은 작가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가 각각 여주인공의 시점, 남주인공의 시점의 이야기로 출판한 바 있는데, 영화는 남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20대를 관통하는 두 청년의 사랑 이야기로, 직접 만나 소통하는 로맨스를 주로 담았다기보다, 한때의 인연이 끝나고 나서 따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으면서, 은은하게 이어지는 그들의 마음을 담았습니다.영화는 먼저 이탈리아에서 미술 복원사로 일하는 준세이(다케노우치 유타카)를 비춥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자신의 근황을 소개하는 것으로, 또한 이탈리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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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애니메이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영화 후기 2025. 1. 31. 13:03
스티븐 스필버그의,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모험에 충실한 스토리, 흐름이 유려한 장면들틴틴: 유니콘호의 비밀(2011)_스티븐 스필버그영화는 기자 ‘틴틴’이 우연히 ‘유니콘호’ 배 모형을 발견하고 그에 얽힌 사연을 따라가면서 벌어지는 모험 여정을 담았습니다. 틴틴이 그 배 모형 때문에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이때 그 배 사연의 주인공 ‘하독’ 선장을 만나게 되면서 함께 비밀을 풀어 갑니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그림체입니다. 영화는 일단 평면적인 애니메이션 인트로를 길게 보여 주는데, 이때 인트로는 엔딩 크레딧처럼 길게 늘어지면서 시각적으로 시선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지, 그 인트로 장면과 음악에서 그의 전작 ‘캐치 미 이프 유 캔’(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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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이 만든 이야기군.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영화 후기 2025. 1. 24. 07:52
원작 소설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짐 캐리, 메릴 스트립 참여, 가족 영화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2005)_브래드 실버링영화는, 귀엽고 해맑은 애니메이션으로 문을 엽니다. 단지 ‘문을 여는‘ 역할로, 그렇게 밝기만 한 영화를 보고 싶으면 다른 영화를 보라면서, ’이야기꾼‘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타이핑을 하면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작가가 들려주는, 어느 삼남매의 모험을 담은 영화입니다. 작가 레모니 스니켓의 소설 ‘위험한 대결’이 원작이고, 이는 영화 제작 이후 TV 시리즈물로도 제작되었습니다.주인공은 부모를 잃고 집도 불에 타버려 오갈 데 없어진 보들레르 삼남매입니다. 첫째는 발명을 좋아하는 바이올렛(에밀리 브라우닝), 둘째는 독서를 좋아하는 클로스(리암 에이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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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리언 브로디의 생존 연기. 영화 ‘렉트’영화 후기 2025. 1. 23. 08:26
육하원칙이 설명되지 않는 상황 설정1인극 보듯 감상하는 생존 스릴러렉트(2011)_마이클 그린스펀배우 애드리언 브로디 홀로 끌어가는 1인극 같은 영화입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지,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어느 산속에 굴러떨어진 차 안에 있습니다.그가 눈을 뜨면서부터 그의 생존 사투가 벌어집니다. 일단 차 앞좌석에 앉아, 다리가 끼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데다 먹고 마실 것도 없이 그 자세 그대로 있어야만 해, 남자는 힘겹게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칩니다.여타 다른 효과 없이, 배우의 연기로 모든 게 진행되고 설명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므로, 그가 연기로 보여 줄 것이라곤, 당장의 상황을 빠져나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연기가 더욱 주목되는데, 끼인 다리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