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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영화에 변요한 한효주.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영화 후기 2025. 2. 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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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쓴 구석이 보이는 영화
    한국 배우들 출연으로 신선함 가미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2021)_하스미 에이이치로



    영화는 무엇보다, 일본 제작 영화인데 배우 변요한, 한효주의 출연으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일본 연기 호흡을 이들이 어떻게 맞출지 다소 걱정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 방향이었습니다.

    먼저 영화는 뭔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문을 엽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이 어떻고, AN통신이 어떻고, 24시간마다 어떤 보고를 하지 않으면 몸속에 심어진 칩이 폭발하게 된다는 둥, 굉장히 거대한 사건을 다룰 것을 예고합니다.



    그 거대함을 모조리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영화는 일본은 물론 중국, 불가리아, 인도 등을 넘나들면서 주요 인물들을 모두 산업스파이로 설정해 각자 자신의 정체와 의도를 숨기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렇게 ‘사건’에 주목하면서, 인물들도 그 사건을 중심으로 존재하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게 하다가는, 영화는 돌연 특정 인물의 서사에 주목합니다. 어떤 ‘사건’이 펼쳐지려나보다, 무슨 태양광 사업 관련해서 이 스파이 인물들의 서로 물고 물리는 이야기가 진행되려나보다 싶다가, AN통신의 요원 타카노(후지와라 타츠야)의 개인사를 갑자기 들이밀어, 밀고 나갑니다.



    갈피가 안 잡히는 스토리, 감성 유발 강박
    제작 상황의 문제였을까

    일단 스토리가 하나로 잘 안 모아집니다. 영화는 사건을 중심으로 타카노, 데이비드 킴(변요한), 아야코(한효주) 등을 모이게 하는데, 단지 어떤 장면들에서만 서로 대치하거나 ‘스파이’물의 분위기를 풍길 뿐, 이들의 ‘관계’를 통한 개연성 있는 스토리는 부족합니다.



    이들 인물 전체가 해당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영화는 그에 대한 스토리 대신에 타카노 개인만의 서사를 무려 과거 어린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뜬금없는 감성 유발 스토리를 표방한 스토리로 보여 줍니다.

    전혀 다른 영화가 결합된 영화로까지 보이는데, 어쩌다 영화가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한국 배우들과 일정을 맞추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일본 배우만으로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타카노 개인사에 주목하게 된 게 아닐까, 추측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물들 간 공통된 서사가 부족한데 영화가 욕심은 많아 스케일도 크고 로케이션도 다양해 스토리가 영 산만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타카노 개인 서사에 어린 시절 학대 사연까지 넣어, 상처받은 한 인물이 어떻게든 살아 낸다는, 개인 극복과 힐링 측면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면까지 드러나, 당황스럽습니다. 일본 감성 드라마의 한 측면을 기어코 보여 주고야 말겠다는, 영화의 의지인 듯합니다.



    배우 변요한과 한효주의 인물 연기는 다소간 튑니다. 드라마상 맥락을 끌어가는 역할이기보다, 보여 주기식으로 또는 필수적으로 등장할 곳들에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의 호흡과 연기가 잘 맞기는 하지만 장면 자체가 튑니다. 그래도 그걸 보는 맛이 있습니다.

    스토리에 집중은 어렵지만, 여러모로 야심 차게, 욕심 부려 만든 영화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https://tv.kakao.com/v/42328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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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