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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확실해서 굿.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개봉 전 영화 후기 2024. 7. 10. 09:10
신선한, 공간 속 고립과 위협 설정 배우들의 무게 중심과 무게감의 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2024)_김태곤 고립된 공간에서 특정 존재의 위협으로 인해 그곳에서 생존해, 탈출해야 하는 인물들을 담은 영화다. 이때 사건과 배경이 일단 주목되고, 다음으로 이 영화의 묵직하고도 간간이 유쾌한 분위기를 조화롭게 만들어 낸 배우들의 무게감 배합이 좋은 영화다. 고립된 공간이라 함은, 인천 공항대교. 그리고 밤, 유독 짙은 안개 속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다. 규모가 매우 크다. 사고 표현부터 영화는 블록버스터임을 알린다. 사고의 원인이 되는 설정도 독특하다. 바로, 개다. 매우 위협적인, 인간이 통제할 수 있으므로 더욱 위험한, 살인 병기가 된 개들이다. 영화는 이러한 설정들로 두려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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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낭만.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영화 후기 2024. 7. 9. 09:05
이탈리아 풍경, 여행 그리고 줄리엣의 낭만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를 따스하게 풀어내다 레터스 투 줄리엣(2010)_게리 위닉 사랑에 관한 로맨틱한 이야기입니다. 제목의 ‘줄리엣’이 바로 ‘그’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희곡 속 그녀입니다.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줄리엣의 집’을 비춥니다. 많은 여성들이 그곳에 와 줄리엣에게 사랑 고민을 편지로 남기면, 그걸 ‘줄리엣의 비서’들이 답장을 해 주는, 낭만 있는 모습을 비춥니다. 그 전에, 영화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소개합니다. 글을 쓰는 기자이고 싶지만 현실은 팩트를 체크하는 직원. 그리고 약혼자 빅터(가엘 가르시엘 베르날)는 자신의 일에만 신경 쓰는 인물. 소피는 어쨌든 빅터와 이탈리아로 결혼 전 신혼여행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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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의 표현.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영화 후기 2024. 7. 8. 09:20
서로 다른 시간, 세계를 산다는 설정 소중함을 부각하는 탄탄한 판타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7)_미키 타카히로 영화는 화사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앞세워, 스무 살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먼저 남자의 입장에서, 그의 시선으로 봅니다. 전철에서 본 여자에게 한눈에 반하고, 소위 헌팅으로 인연을 만드는,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남자는 타카토시(후쿠시마 소타). 만화를 그리는 대학생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에미(고마츠 나나). 타카토시와 같은 학교 학생으로, 기본적으로 밝아 보이면서도 묘하고, 알 수 없는 타이밍에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 두 인물이 연인이 되어, 하루하루 시간을 보냅니다. 영화는 이들의 시간을, 이들이 만난 1일차부터 2일차, 3일차… 시간순으로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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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상상놀이. 영화 '수면의 과학'영화 후기 2024. 7. 5. 10:51
복잡하리만치 엉킨 현실과 상상다양한 질감의 실사 영상 보는 재미수면의 과학(2006)_미셸 공드리 한 남자가 다소간 엉성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쇼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자세히 보니, 종이 박스로 만들어진 카메라 그리고 장난감 놀이를 하는 듯한 상상의 요리 등으로, 현실 공간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 공간, 소품, 그 행동들은 모두 남자의 상상입니다. 남자의 이름은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력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로, 엄마 집에 와 엄마가 소개하는 직장에 다니게 되는, 어른입니다.영화는 그런 어른 캐릭터를, 어렸을 때부터 꿈과 현실 즉, 상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확고하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는 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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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여사친의 인생 여정. 영화 '러브, 로지'영화 후기 2024. 7. 4. 10:47
절친 두 남녀의 사랑 과정유쾌하고 꽤 무게 있는 드라마러브, 로지(2014)_크리스티안 디터 영화는 인물 로지(릴리 콜린스) 그리고 로지의 친구 알렉스(샘 클래플린)에 주목합니다. 두 인물은 어려서부터 절친한 친구로, 흔히 남사친, 여사친의 관계로 학창시절을 쭉 같이 보냈습니다. 이들은 사랑도 각자 합니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는 듯 없는 듯,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면 안 되는 친구 사이의 어떤 금기와도 같은 선때문에 이들은 인생의 친구로서 함께하는 모습입니다.초반부는 아, 이 영화가 남사친, 여사친의 가벼운 로맨스 영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유쾌하게 진행되지만 실은 그렇게 가볍고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물의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드라마로 묵직합니다.영화는 두 인물의 인생을 따로 또 같이 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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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이렇게 중요하다. 영화 '자전거 탄 소년'영화 후기 2024. 7. 3. 10:44
버림받은 소년의 상황, 심리 표현인물을 지켜보며 그의 삶을 응원하는 영화자전거 탄 소년(2012)_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소년은 열한 살. 보육원에 삽니다. 이름은 시릴(토마스 도레). 그런데 어느 날 아빠(제레미 레니엘)가 사라졌습니다. 시릴의 자전거도 사라졌습니다. 시릴은 아빠를 찾으러, 자전거를 찾으러 정신없이 다니는데, 아빠가 자신의 자전거도 팔아 버리고 집도 비우고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다 곧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찾게 되고, 주말마다 사만다와 함께 지내는 위탁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먼저 영화는 아빠를 애타게 찾는 시릴의 모습을 비춥니다. 아직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절실함이 보입니다. 형편이 어려워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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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이 없어 힘든 청년. 영화 '더 차일드'영화 후기 2024. 7. 2. 10:39
미성숙해서 삶이 힘든 인물을 조명깨닫기까지 만만치 않은, 스스로 만든 현실더 차일드(2006)_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한 여자가 갓난아기를 안고 누군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고 한 남자가 돈을 벌려고 물건을 훔치고 팔며 돌아다닙니다. 이 둘은 연인 사이. 아직 애티가 있어 보이는 젊은 청년, 소니아(데보라 프랑소와)와 브뤼노(제레미 레니에)입니다. 이들이 어울리는 모습이 풋풋하고 열정이 느껴지는데, 생활은 팍팍합니다. 더 큰 문제는, 브뤼노가 개념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니아가 아이를 낳아 데리고 온 그때, 브뤼노에게 부성 따윈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도둑질을 하면서 하는 말이, 일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것. 그러고는 자신의 아이도 팔아 넘깁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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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백 전투. 영화 '퓨리'영화 후기 2024. 7. 1. 10:36
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의 탱크 ‘퓨리’생생한 전장, 그러므로 묵직한 이야기퓨리(2014)_데이비드 에이어 영화는 1945년 4월, 2차 세계 대전 중의 모습을 비춥니다. 너무 생생해서 끔찍한 전장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 중심에 ‘퓨리’와 인물들이 있습니다. 퓨리는 미국 연합군 탱크의 이름입니다. 그 안에 워 대디(브래드 피트)와 부대원이 있습니다. 워 대디의 지시로 이들은 움직이는데, 특히 탱크 안팎에서의 생생한 공격 모습이 실감납니다. 쉽게 알기 힘든 ‘탱크’라는 전차 무기를 활용하면서, 영화는 전투의 생생함과 공간, 소품을 통한 비주얼을 나타냅니다. 전투 현장감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게 인물들의 스토리입니다. 영화는 전우애 그 이상의 인간애를, 전우들을 통해 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