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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상상놀이. 영화 '수면의 과학'영화 후기 2024. 7. 5. 10:51반응형SMALL
복잡하리만치 엉킨 현실과 상상
다양한 질감의 실사 영상 보는 재미
수면의 과학(2006)_미셸 공드리
한 남자가 다소간 엉성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쇼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자세히 보니, 종이 박스로 만들어진 카메라 그리고 장난감 놀이를 하는 듯한 상상의 요리 등으로, 현실 공간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그 공간, 소품, 그 행동들은 모두 남자의 상상입니다. 남자의 이름은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력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로, 엄마 집에 와 엄마가 소개하는 직장에 다니게 되는, 어른입니다.
영화는 그런 어른 캐릭터를, 어렸을 때부터 꿈과 현실 즉, 상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확고하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는 스테판의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느라 바쁘고 좀 산만합니다.
하지만 수면의 과학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그러한 무의식도 과학이라며, 스테판의 모든 상상을 설명합니다. 한 인물의 상상을 그의 현실 세계에 구현할 뿐 아니라, 그의 상상에서든 현실에서든 나타나는 감정, 상황, 행동 등이 모두 해석 가능하도록, 이유를 붙여 장면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에 장면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특히 스테판의 상상을 대부분 실사로 표현함으로써 장난감 놀이를 하는 듯하게 예술가들의 예술과 상상, 감정, 현실을 다양한 질감으로 보여 줍니다.
미셸 공드리의 세계
꿈과 사랑, 예술과 현실에 관한 이야기감독 미셸 공드리의 세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2005)’에서 볼 수 있던 꿈과 현실의 연관성과 넘나듦, 그것을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 등이 이 영화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고, 더불어 사랑이라는 관념과 그 심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의욕이 이 영화에 있습니다.
또한 영화 ‘무드 인디고(2014)’의 약 8년 터울의 전작으로, 그의 사랑과 현실에 관한, 이상을 꿈꾸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의 공감각적 예술성과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덜 정돈되었지만 꽉 들어차게 표현된 감독의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상상이라도 명확해야 한다는 듯, 아무리 꿈이라도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듯하게, 그렇게 비현실적인 것들을 제대로 설명해 내고 표현해 내고 마는 감독의 특징이 잘 드러난 영화입니다. 또한 판타지를 실사로 표현하면서, 아날로그적 감성과 동심이 잘 살아나게 되었습니다.https://tv.kakao.com/v/380976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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