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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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했지만 즐거웠어. 영화 '더 문'영화 후기 2023. 11. 1. 11:33
풍성한 인물로 이어가는 드라마 우주에서, 극적인 사건의 연속 더 문(2023)_김용화 영화는 매우 극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한국의 우주 탐사 계획 실행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5년 전 완전히 실패한 탐사선 발사, 그리고 그 후 다시 도전해 성공한 듯 보였지만 또 다시 실패한 이야기 속에서, 위기 극복의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SF 장르의 한국영화를 만난다는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우주에 혼자 남은 대원 선우(도경수)와 한국 우주항공국 전 센터장 재국(설경구), 그리고 재국의 전 아내이자 미국 우주정거장 책임자 문영(김희애)의 세 인물 구도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외에도 등장인물이 풍성합니다. 영화는 우주에 함께 간 대원들 중 한 명, 선우, 한국 우주센터에 있는 많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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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았다. 영화 '페인 허슬러'영화 후기 2023. 10. 31. 10:22
특정 약 중독의 이유를 담은 이야기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낸 사태, 실화 기반 페인 허슬러(2023)_데이빗 예이츠 영화는 현재 미국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특정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중독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사건을 보여줍니다. 최근의 실화인 데다, 그 문제의 원인을 알리고 심각성과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영화적 재미 못지않게 클 수밖에 없는 내용이므로,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영화 속 인물을 인터뷰한 장면을 넣는 등, 보다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전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리자(에밀리 블런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리자는 아픈 딸과 함께 사는데, 클럽에서 일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며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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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하나로. 영화 '라스트 레터'영화 후기 2023. 10. 31. 10:17
과거와 현재, 사람과 사랑의 이어짐 편지로 돌고 돌아 편지로 귀결되는 이야기 라스트 레터(2019)_이와이 슌지 해맑게 어울리는 아이들 그리고 이어지는 장례식 현장. 영화는 이 상반되는 분위기를 도입부에 담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화는 해맑음과 슬픔의 두 정서를 편지라는 소재에 녹여서 풀어내는데, ‘라스트 레터’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기까지 영화 전체를 한 바퀴 돌며 간접적으로, 하지만 완전히 그 의미가 관통하도록 표현한 점이 눈에 띕니다. 어느 한 인물에 주목하기보다는 죽은 ‘미사키’를 중심으로 하는 인물들이 서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미사키’의 상실로 인한 슬픔을 위로하는 식으로 결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특히 흘러가는 과정 속 이야기들이 중요합니다. 그 안에 모든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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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즐겨요. 영화 '고스팅'영화 후기 2023. 10. 30. 13:44
재미를 위한 로맨스, 재미를 위한 액션 부담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 고스팅(2023)_덱스터 플레처 영화는 ‘고스팅(ghosting)’이라는 낯설지만 어쩐지 바로 이해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고스팅은 하루 만나고 나서 유령처럼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그 전에, 영화는 두 남녀의 첫 만남부터 담으며 로맨스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CIA 요원 세이디(아나 디 아르마스)와 농부 콜(크리스 에반스)의 만남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난 것도 잠시, 세이디는 사라집니다. 이에 콜은 세이디가 있는 곳으로 떠납니다.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나게 되지만 만남의 장소와 상황이 기가 막힙니다. 콜을 ‘택스맨’으로 오해한 사람들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세이디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콜을 구해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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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랑 기계랑 개랑. 영화 '핀치'영화 후기 2023. 10. 29. 13:05
사람, 동물, 기계가 단일의 관계로 묶이다 망가진 지구, 단 한 명의 인물 조명 핀치(2021)_미구엘 사포크닉 영화에 나오는 사람은 오직 핀치뿐입니다.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바로 탈 정도로 자외선 수치가 높은, 폐허가 된 지구. 영화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핀치를 비춥니다. 핀치 역에 배우 톰 행크스입니다. 핀치는 기계 전문가로, 본인이 만든 기계와 개 한 마리와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계는 소통이 가능하도록 핀치가 만들어낸 것으로, 영화 안에서 핀치 못지 않게 큰 역할을 해줍니다. 이때 핀치는 거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기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살아있는 생명이 죽게 되는 것, 생명이 없는 기계가 삶을 알아가는 것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신선한 휴머니즘 드라마 단조로운 구성의 장단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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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거 보고플 때. 영화 심야식당영화 후기 2023. 10. 28. 11:53
도시의 밤, 골목 안 작은 음식점 사람 사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공간, 시간들 심야식당(2015)_마츠오카 조지 영화 ‘심야식당’은 동명의 원작 도서와 드라마 시리즈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영화 안에는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 있습니다. 영화는 먼저, 늦은 밤 도로를 안정적인 속도로 달리며 도쿄 시내의 전경을 비추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시적인 가사가 있는 차분한 OST와 함께 도시의 현실적인 밤 풍경을 전하면서, 이내 그 뒤편 골목으로 시선을 옮겨, 그제야 하루를 시작하는 한 남자를 슬며시 비춥니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작은 식당을 혼자 운영하는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입니다. 마스터는 한눈에 봐도 아주 소박해 보이는 작은 식당에서 그 식당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소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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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시간 대 조용하게. 영화 심야식당 2영화 후기 2023. 10. 28. 11:52
심야식당에서, 세 가지 에피소드 동일한 분위기, 형식의 두 번째 시리즈 심야식당2(2016)_마츠오카 조지 영화 ‘심야식당’ 첫 번째 영화가 2014년, 두 번째 영화가 2016년작입니다. 이 영화는, 늦은 밤 식당에 모인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세 가지 에피소드가 담긴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이 식당은,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소박한 메뉴가 특징이고, 단골 손님들이 밤마다 북적이는 것이 또 특징입니다. 그 시간 대에 손님이 없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다는, 이 영화의 초반부 내레이션은 사람들의 심리를 은근히 대변하는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잠에 들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혼자 깨어 있다면 다소 외로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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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딸이랑 아빠랑. 영화 '온 더 록스'영화 후기 2023. 10. 27. 11:01
아내, 엄마, 작가인 그녀의 일상 아빠와 보낸 시간, 권태로움의 정상화 온 더 록스(2020)_소피아 코폴라 로라(라시다 존스)는 딘(마론 웨이언스)과 결혼한 후 아내이자 아이 둘을 낳은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로 일을 합니다. 그런데 로라의 모습이 좀 권태로워 보입니다. 글도 잘 안 풀리고, 매일 아이들을 돌보며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에도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합니다. 딘과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로라는 혼자서 딘을 의심하게 되고, 확인되지 않은 일들을 자꾸만 부정적인 쪽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던 중에 로라는 아빠 펠릭스(빌 머레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펠릭스는 그런 로라의 생각들에 자꾸만 힘을 실어 부풀립니다. 이들은 딘을 미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