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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았다. 영화 '페인 허슬러'영화 후기 2023. 10. 31. 10:22반응형SMALL
특정 약 중독의 이유를 담은 이야기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낸 사태, 실화 기반
페인 허슬러(2023)_데이빗 예이츠
영화는 현재 미국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특정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중독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사건을 보여줍니다.
최근의 실화인 데다, 그 문제의 원인을 알리고 심각성과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영화적 재미 못지않게 클 수밖에 없는 내용이므로,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영화 속 인물을 인터뷰한 장면을 넣는 등, 보다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전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리자(에밀리 블런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리자는 아픈 딸과 함께 사는데, 클럽에서 일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며 살다가, 클럽에서 제약회사 직원 피트(크리스 에반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리자는 경력을 위조해 피트가 다니는 회사에 영업직으로 취직합니다. 리자는 영업에 소질이 있을 뿐더러 큰 꿈을 꾸고 살아가던 인물이기에, 전혀 팔리지 않고 있던 신약을, 한 의사가 처방하게 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약은, 펜타닐 성분의 아주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몇 가지 분명한 조건에 부합하는 암 환자에게만 투여해야 하는, 그래야 중독 등 부작용 확률이 적다고 하는 그런 약으로, 정확히만 투여한다면 암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후 피트를 비롯한 회사 임원들이 그 약을 용도 이외에 처방하도록 함으로써, 그리고 의사들이 그에 영업을 당해 암 환자가 아닌 일반 통증 환자들에게 처방함으로써,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발생시키고 맙니다.
여기에는 미국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같이 담겨 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약이 어떻게 팔리고, 어떻게 처방되는지,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영업을 했었는지도 담겨 있는데, 암암리에 또는 암묵적으로 돌아가던 기이한 생태계가 이 영화를 통해 드러납니다.
그리고 리자는 이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인물입니다. 이 사태의 처음과 끝을 모두 맡고 있습니다. 약이 처음으로 환자에게 처방되는 상황을 만든 것에서부터, 약 오남용과 중독 사망 등을 방조한 죄책감에 이를 고발하고 처벌을 받기까지 하는 인물입니다.
또한 개인의 드라마를 같이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어렵게 살다가 단숨에 엄청난 돈을 벌게 된 여정, 그리고 회사의 잘못을 알면서도 그에 따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과 양심 사이의 갈등이 같이 담겨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bPeXsdamT4
실화로도, 영화로도, 놀라운 이야기
이에 대한 해결은 현실의 몫
영화로만 봐도 놀라운데, 이게 실화라는 걸 인지하게 되면 새삼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약 중독의 실태가 대체 어디서부터 기원한 건지 명확하게 알려주어 시원스러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리자 외 인물들이 법적 처벌을 받았다는 것으로 사태가 끝나지 않는 성격의 문제이기에, 즉 그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중독자라는 피해자가 되어버렸기에, 이 문제를 푸는 것은 현실의 몫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한 인물 개인의 드라마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담은 드라마와 맞물려 있는 영화입니다. 인물 리자 중심의 드라마로만 보더라도 흥미롭고, 또한 영화 속에서 비중이 크든 작든, 인물들 하나하나의 목소리와 사연이 담겨 있어, 진실에 대해 또 현실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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