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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벨 어미 거위 모음곡. 다섯 곡 모음집
    음악 이야기 2023. 11.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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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아이들은 창작 발전소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그런 아이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우리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많이 얻게 됩니다. ‘영감’이랄까요. 조금 거창하지만 영감 비슷한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곡가 라벨도 친구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이 음악을 작곡하기에 이릅니다. 동화를 주제로 한 아름다운 곡입니다. 

    라벨은, 친구의 아이들을 위해서 ‘어미 거위 모음곡’을 작곡했습니다. 동화작가인 페로의 작품을 음악으로 만든 것입니다. 

     

    1908년에서 1910년 사이에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을 했고, 1911년에 관현악곡으로 편곡했습니다. 총 길이가 20분이 되지 않는 짧은 곡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먼저, 원곡인 피아노 연탄곡으로 들어보겠습니다. 

     

    피아노연탄곡
    https://www.youtube.com/watch?v=kfJqf40vyn8

     

    이제 오케스트라 곡을 들어보시죠.

     

    경기필 오케스트라

    https://www.youtube.com/watch?v=QSO4DS0in4Q

     

     

    첫 번째 이야기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반’ Pavane de la belle au bois dormant입니다. 

     

    파반은, 16세기에 프랑스의 궁정에서 연주되던 춤곡입니다. 공주가 잠이 들 때 옆에서 시녀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곡의 서주에 해당되는 것처럼 짧습니다. 20마디 안에서 음악이 끝납니다. 

     

    하지만 신비로움을 담아내기에는 충분합니다. 플루트가 중심 선율을 담당합니다. 클라리넷도 그 선율에 편입합니다. 현을 튕기면서 배경이 되어 연주하던 현악은 마지막에 선율을 이어받아 곡을 마무리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엄지동자’ Petit poucet입니다. 

     

    먼저 화음을 쌓은 현악이 하나의 멜로디로 시작을 합니다. 그 위에 오보에가 소리를 얹고, 클라리넷이 함께 얹습니다. 목관이 뼈대가 되면서 현악이 입체감을 줍니다. 

     

    순간 새소리처럼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바이올린 한 대와 플루트 한 대의 조화입니다.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엄지동자(난쟁이)의 이야기입니다. 숲 속에서 길을 잘 찾기 위해 빵조각을 뿌려두었지만 새들이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길을 잃게 된 내용입니다. 

     

    2/4, 3/4, 4/4, 5/4의 박자가 이용되며 갈피를 못 잡듯 진행됩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파고다의 여왕 레드로네트’ Laideronette, impératrice des Pagodes입니다. 

     

    여왕이 목욕을 하는 동안 옆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앞선 두 곡보다 생동감이 넘칩니다. 하프의 우아함과 플루트의 생기로 곡은 시작합니다. 

     

    목관의 발랄함, 첼레스타의 찰랑거림, 탐탐의 장엄함, 실로폰의 가볍고 통통 튀는 소리가 다채로움을 안겨주는 곡입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다채로운 소리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미녀와 야수의 대화’ Les Entretiens de la belle et de la bête입니다. 

     

    클라리넷이 선율을 끌어갑니다. 클라리넷이 미녀 역할입니다. 부드러운 왈츠로 진행됩니다. 중간에 콘트라바순이 등장해 매우 낮고 낯선 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전환합니다. 짧지만 강렬한 목소리, 마치 야수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곡 후반에 이르러 바이올린 솔로의 가느다란 선율로 집중되면서 은은하게 마무리됩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요정의 정원’ Le Jardin féerique입니다. 

     

    평화롭게 음악은 흘러갑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잠을 자고 있던 숲 속의 미녀가 그려집니다. 미녀는 드디어 잠에서 깨게 됩니다. 동화에서 으레 그러하듯, 왕자가 잠을 깨워줍니다. 그러면서 음악은 서서히 고조됩니다. 금관과 타악이 음악을 증폭시켜나갑니다. 조용한 피아니시모로 시작된 음악은 장엄하게 포르테시모로 결말을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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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아무런 열매를 맺지 않아도 생글생글 웃으며 뛰어다니는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겉모습이 어른인 우리들도 사실은 아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을 들으며 마음껏 동화적인 상상을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샤를 페로 동화. 네이버지식백과 캡쳐

     

    모리스 라벨. 나무위키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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