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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한국. 영화 '브로커'영화 후기 2023. 1. 17. 13:00반응형SMALL
존재의 부정을 부정하는 영화.
IMDb 평점 7.1/10점
감독의 한국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의 의미
다만 연출과 연기 사이의 애매한 간극
브로커(2022)_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팔아 돈을 벌려는 사람과 그 아기를 버린 사람, 이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 더 나아가 그 아기를 사려는 사람과 한때 그렇게 버려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기 우성을 버린 소영(이지은), 그리고 우성을 팔아 돈을 벌려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는 초반부, 표면적으로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이 첫인상을 이용해 인물들의 진짜 의도와 상황들을 풀어내면서, 이들을 잡으려는 형사 수진(배두나)의 시선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시선마저 반영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소영과 상현, 동수의 진짜 의도는 사실, 의도이기보다는 각자의 현실과 상황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 선택의 이유였던 것인데, 영화는 바로 이 면을 비추면서 존재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가족의 모습이 됩니다. 또한 우성을 파는 과정을 통해 아기를 위한 진정성이 묻어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영화는 무엇이 나쁜 것이고 무엇이 나쁘지 않은 것인지, 누가 나쁘고 누가 나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사고를 버리게 하며 가족, 존재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로 위로를 건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한국 작품
반가움 그리고 아쉬움
서로 다른 모양과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을 이루게 되거나 가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을 영화로 담는 일본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을 한국 배경으로, 한국 배우들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 매우 반가운 영화입니다. 마치 그의 영화 ‘어느 가족’을 보는 듯, ‘브로커’ 역시 서로 다른 인물들의 만남과, 범죄와 선의가 중첩되는 부분의 표현이 특징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연출과 연기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연출적으로 의도하는 바는 그의 여타 영화들처럼 장면과 상황 안에 인물이 가만히 놓여져 있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공백 또는 정적 또는 여유의 힘이 연기의 한 측면이 되어 흘러가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장면들을 보면 그러한 틈이 그저 애매하게 벌어져 있는 듯 보입니다.그 이유는 일본과 한국의 어쩔 수 없는 정서의 차이일 수도 있고, 연출과 배우 각각이 생각하는 템포나 서브 텍스트의 양 차이일 수도 있고, 내로라하는 배우들 캐스팅으로 각각의 배우 자체의 색과 힘이 강해서일 수도 있고, 그들 간 해석한 것들의 차이로 인해 합이 어색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감독의 전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과 비슷한 류의 어색함입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프랑스, 미국 배우들과 촬영되었습니다.)
이에 배우와 감독 간에 같은 그림을 공유해야 했거나 배우들의 서브 텍스트가 더 꽉 들어차 있었어야 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비어 있어도 차 있는 것 같은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영화는 그저 애매하게 비어 있거나, 힘을 뺀 나머지 에너지가 떨어지거나 혹은 힘을 뺐어도 힘이 들어 있거나 하는 등의 어색함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유명하지 않은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다만 배우 배두나의 연기는 감독의 결과 가장 잘 맞아 보입니다. 한편 일상, 생활의 때가 묻어나는 공간들이 눈에 띕니다.
존재의 부정을 부정하는 영화의 메시지,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 등을 잘 담아내고 있는 영화입니다. 사람의 존재를 구분없이 따스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영화 ‘브로커’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DpVAb7Bi5UQ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프랑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https://jyshine24.tistory.com/252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어느 가족'
https://jyshine24.tistory.com/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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