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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합창을 춤으로~ 영화 '댄싱 베토벤'영화와 음악 2022. 8. 31. 13:00반응형SMALL
다큐멘터리영화입니다.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안무의 향연ㅋ
좋은 음악이 귀에 들려올 때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몸도 덩달아 움직이죠. 고개를 까딱거리기도 하고 박자에 맞춰 걸음을 걸어보기도 합니다. 멋들어진 몸짓이 아니어도, 바로 이러한 움직임이 ‘춤’ 아닐까요. 음악에 몸이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신체 어딘가가 꿈틀거리는 걸 보면, 음악과 춤은 본능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을 춤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이가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입니다.
영화 <댄싱 베토벤>
영화는 모리스 베자르의 ‘댄싱 베토벤’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완성된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흥미롭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 여배우의 내레이션과 인터뷰, 연습과 공연 장면으로 구성됩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16a7HsZ1ifY
베토벤의 ‘합창’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감동과 영감을 줍니다. 베자르 안무가 역시 이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듣는 음악을 넘어서 보는 음악을 창조하기에 이릅니다. 앞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라벨의 ‘볼레로’를 춤으로 탄생시킨 바 있는데요. ‘합창’에서도 감출 수 없는 환희를 ‘사람’들을 통해 표현합니다.
무대 바닥에는 원과 사각형들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조화를 의미합니다. 베자르는 ‘합창’의 뼈대를 ‘조화’에 두었습니다. 무용수 개개인의 동작들이 모이면 거대한 화합의 움직임이 됩니다. 4악장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원이 되어 움직입니다. 이는 ‘모든 인간은 형제’라는 명제를 표현합니다. ‘합창’의 가사는 베토벤이 사랑했던 시인 실러의 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음악가 베토벤과 시인 실러, 안무가 베자르는 시대를 관통하여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hhl0WW0Buc
‘환희의 송가’, 전 세계인의 음악
베토벤의 ‘합창’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송년이 되면 마을 구석구석까지 ‘합창’이 연주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연주 횟수를 자랑합니다. 영화에서 보다시피 일본 도쿄 발레단이 이 공연에 참여했던 것은 아마 필연이었을 겁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을 때에 연주되었던 곡이 바로 이 곡이고요, 임진각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연주되었던 곡도 이 곡이었습니다. 교회에만 가도 어렵지 않게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다섯 살 난 어린 아이도 이 멜로디를 다 알고 있을 만큼 온 세계의 정서를 지배하는 곡입니다.히틀러 정권이 이 음악을 이용해 선동을 했던 것도 ‘합창’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흑역사입니다만, 음악의 힘이 그토록 무섭게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 시대에서 합창 교향곡은, ‘즐거움’이고, ‘평화’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Symphonie No. 9 ‘Choral’ Op. 125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래가 들어 있는 악장은 마지막 4악장입니다. 3악장까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만으로 음악이 흘러갑니다. 1악장 도입 부분부터 흥미롭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무형태의 소리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과정을 도입 부분에서 보여줍니다.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unpoco maestoso가 지나면 발랄한 2악장으로 이어집니다. 보통의 2악장은 느린 템포로 진행되지만 합창 교향곡은 그렇지 않습니다. Scherzo, Molto Vivace로 빠르고 활기찹니다.
다니엘 바렌보임, 4악장
3악장이 Adagio molto e cantabile고요. 마지막 4악장이 Presto- Allegro assai- Prestissimo입니다. 연주가 한창 흐르는 중, 베이스의 독창으로 합창의 시작을 알립니다. 독일의 시인 실러의 시가 가사가 되어 베토벤의 음악에 얹힙니다. 얹힌다기보다도, 베토벤이 사랑해 마지않았던 실러의 사상이 음악 전체의 주제가 됩니다. ‘합창’은 인간애와 형제애를 노래합니다. 그 노래는 정말로, 모든 인간이 하나가 되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당대의 명작들은 고전이 됩니다. 고전 명작들은 현 시대에 계속해서 이어지고, 많은 이들의 정신세계 한구석에 자리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이 고전과 현대의 합작을 이끌어냅니다. 모리스 베자르의 안무가 그러했습니다. ‘댄싱 베토벤’ 또한 시간이 흐르며 고전이 되고, 또 다른 시대에서 또 다른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는 명작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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