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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음악:-)
    영화와 음악 2022. 8.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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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돌이 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그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그리고 귀에 들어온

    따스한 음악과 드보르작 왈츠.

     

    이 클래식음악이 무엇인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본 결과 드보르작이었음.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 청년은 글을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군인으로 전장에 나갔고 다행히도 무사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밀른(도널 글리슨)

     

    다만, 후유증은 컸습니다. 풍선이 터지는 소리에 소스라치듯 놀라고 벌들이 비행하는 소리에 몸이 굳어졌습니다. 전쟁 트라우마는 청년을 비롯해 청년의 아내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전장에 보내야만 했던 기억과 남편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마음이 지워지지 않아 아들을 아들로 키우기를 부정했습니다. 

     

     

    글을 쓰는 그 청년은 곰돌이 ‘푸’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입니다. 그리고 청년의 아들은 푸 이야기에 나오는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의 실제 모델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은 사이먼 커티스가 감독한 따뜻한 드라마입니다.

     

     

    영화 안에는 따스한 느낌이 감도는 클래식한 느낌의 음악이 주로 깔립니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OS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특히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A Man And His Dream’은 이 영화의 느낌을 한껏 담고 있습니다. 

     

    https://youtu.be/tU1cNhuuRLc

     

    이 음악은 작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싱그러운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노는 며칠간의 일상을 담은 장면에 사용되었습니다. 

     

     

    이 영화 안에는 또한 드보르작의 음악이 한 곡 담겨 있습니다. 깜빡하면 놓칠 수 있는 장면인데요. 영화 초반에 작가 청년이 전장에서 살아 돌아옴과 동시에 깔리는 음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가 앞으로 어떤 느낌의 영상미를 표현할 것인지를 알려주며 눈길을 끕니다. 

     

     

    전장에 있던 청년은 그 복장 그대로 현재로 넘어옵니다. 총격과 포격이 가득한 생존을 다투는 무시무시한 그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니, 왈츠를 추고 있는 따뜻한 빛이 가득한 사교의 장입니다.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왈츠를 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굉장히 대비되는 장면입니다. 왈츠 음악이 상당히 묘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드보르작도 왈츠를 작곡했습니다. 체코 출신의 작곡가로 우리에게는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와 ‘유모레스크’ 의 음악으로 익숙한데요. 이 장면에는 수많은 왈츠 곡, 예를 들면 왈츠의 대표 격인 슈트라우스의 음악이 아닌 드보르작을 선택했습니다. 현실의 대비를 주고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추정됩니다. 드보르작의 왈츠는 화려하면서도 그림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Dvorak, Walz No.1 Op. 54 드보르작, 왈츠 1번

     

    https://youtu.be/zi439sV5SuY

     

    누군들 전쟁이 힘겹지 않겠냐만, 글만 쓰던 청년에게는 특히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여리고 섬세한 감성을 지녔을 테니까요. 전쟁을 겪은 후 전쟁에 반대하는 작품을 내기도 할 만큼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누구보다도 타격을 크게 입고 어지러운 생각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그런 심정을 잘 표현한 왈츠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마냥 밝지만은 않게 어딘지 묘한 구석이 엿보이는 춤곡입니다. 그래서인지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 아닌 만큼 더욱 소중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어쩌면 영화 전체의 느낌을 포괄하는 짧지만 강렬한 부분일 수도 있겠죠. 

     

     

    내용 못지않게 심리학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은 트라우마로 인한 일상 속 장애들, 아이를 그 자체로 보아줄 수 없는 부모 나름대로의 심리, 결핍이 가득한 아이 나름대로의 심리, 유명 작가와 그 가족들이 안고 있는 명암 등이 뒤엉켜 있습니다. 결국에는 인생의 흐름과 대화 속에서 해소가 됩니다. 

     

    어쩌면 드보르작의 짧은 왈츠 한 곡이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동화적인 상상과 더불어 다양한 그림자들을 포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영화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Goodbye Christopher Robin (2017)과 드보르작의 왈츠 1번 Dvorak, Walz No.1 Op. 54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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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