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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등 문여는곰이 접하는 무언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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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다운사이징'&바흐
    영화와 음악 2022. 8.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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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과 물에 관심이 많은 맷 데이먼.

     

    인간을 축소시켜 소인으로 만들면

    지구를 이렇게까지 소모하는 일은 없어지겠지.

     

    이런 상상이 만든 영화.

    초반 음악이 귀에 쏙 박혔던 영화.


     

    눈발이 날리는 어느 겨울날, 노르웨이의 한 연구소 안에서는 흰 가운을 입은 나이 지긋한 연구원 한 명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험용 흰 쥐를 대상으로 약물을 주입하고, 알 수 없는 기계에 넣습니다. 대체 무슨 실험이기에 영화 시작부터 약품이 가득한 의문의 연구 장면을 보여주는 걸까요?

     

     

    이 영화는 맷 데이먼 주연의 <다운사이징> Downsizing입니다. 인구 과잉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중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간을 세포 크기로 줄이는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로 인해 10cm내외 크기의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게 됩니다. 
     


     


    연구소를 보여주며 시작되는 첫 장면은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어떤 장르의 영화인지조차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소리를 듣지 않고 영상만 본다면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영화 시작부터 깔리는 음악으로부터 우리는 오묘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과학 실험은 분명히 아닙니다. 보이는 장면은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은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2번 나단조 중 7번 바디네리’ Bach: Orchestral Suite No.2 In B Minor BWV.1067 –VII. Badinerie입니다.

     

    https://youtu.be/gyMtlvOcojU

     

     

    바흐의 ‘바디네리’가 깔린 첫 장면은, 인간을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줄이는, 매우 획기적이고도 소름이 돋을 만큼 코믹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험 장면입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장소인 한 연구소의 일상적인 모습 안에 바로크 시대 음악을 깔아놓으니 알쏭달쏭한 느낌이 들 수밖에요. 여기에서 한 가지, ‘바디네리’ Badinerie는 ‘농담’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람을 축소시킨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까요? 하지만 아직은 상상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영화 속 실험은, 사람을 2744분의 1의 비율로 줄일 수 있습니다. 180cm 신장의 사람이 12.9cm로 줄어들죠. 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삶의 모든 것들 또한 크기가 줄어, 1억 원의 재산은 120억 원의 가치로 올라 빡빡했던 삶의 탈출구가 되어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게 됩니다. 

     


    들어보면 아! 하고 알 수 있는, 굉장히 익숙하게 알려져 있는 음악입니다. 바흐는 이 음악을 작곡할 때 프랑스 음악을 모델로 했습니다. 관현악 모음곡 2번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1720년경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곡을 포함해 마지막 ‘바디네리’까지, 모음곡 2번은 총 일곱 곡입니다. 프랑스의 플루트 연주자인 피에르 가브리엘 뷔파르댕을 위해 작곡되었다고 하는데요. 일곱 번째 곡인 ‘바디네리’에서도 역시 플루트의 음색이 도드라지게 들려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ufehp7gULA 

     

    Allegro의 빠르기로 경쾌하고 발랄하게 음악이 흘러갑니다. 해학과 익살을 담은 곡이라고는 하지만 마냥 유머러스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0년 쯤 전에 지어진 곡이어서인지 어딘가 낯설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음악이 익숙한 것과는 별개로요. 그리고 이 음악은 단조입니다. 나단조 B Minor의 빠른 음악입니다. 그렇기에 영화 또한,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소재를 다룬 블랙코미디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 <다운사이징>은 인간을 축소시킨다는 충격적인 설정을 제외하고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계속적으로 보여줍니다. 장르가 코미디로 분류된 영화이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문제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서도 설명적으로 표현됩니다.  

     

     

    한마디로 ‘웃픈’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흐의 ‘바디네리’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표현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음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와 환경 기타 사회적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존재할까요? 다 해결이 된다고 한들, 인간은 걱정 없이 행복만을 누릴 수 있을까요? 바흐는 음악으로 정답을 이야기합니다. ‘Badine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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