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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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좋은데 희생은 부담스러. 영화 ‘닥터 코토 진료소‘영화 후기 2025. 2. 17. 08:38
외딴 섬마을 의사의 진료기마을 사람들의 정을 담으며닥터 코토 진료소(2024)_나카에 이사무영화는 아름다운 풍광의 어느 섬마을 일상을 담았습니다. 중심이 되는 인물은 ‘닥터 코토’(요시오카 히데타카)입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이 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코토는 거기에 충분히 부응합니다.마을의 일상 속 의료 주제 스토리 특성상, 어느 한 사건에 주목하기보다는 여러 에피소드를 펼치는 데 적당해 보입니다. 그런 만큼 영화는 여러 인물에 주목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엮었는데, 드라마 시리즈가 아닌 ‘영화’이기에, 겉핥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면이 있습니다.닥터 코토와 간호사, 새로 온 의사 그리고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이 ‘진료소’에 모이면서 아픈 몸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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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쉬는 느낌. 영화 '안경'영화 후기 2024. 6. 20. 10:19
볕이 좋은 장면들여행의 의미안경(2007)_오기가미 나오코 타에코(코바야시 사토미)가 한적한 바다 마을로 여행을 옵니다. 사람들이 ‘사색’을 즐기는, 볕이 좋은 어느 지역. 타에코는 특유의 묘하고 나른한 분위기에 적응이 안 됩니다. 타에코 외에 그곳에서 생활하는 주요 인물은 셋. 숙소 주인 유지(미츠이시 켄), 그곳에서 빙수를 만들고 체조를 주도하는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근처 학교 생물 교사인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입니다. 이들이 그곳 주민이자 여행객으로 있습니다. 타에코는 그 한적한 곳에서 얼마간 머뭅니다. 딱히 무언가를 기대하고 온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를 원하지도 않았던 터라, 타에코는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그런’ 분위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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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안 같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영화 후기 2024. 5. 10. 10:30
정치 사회와 언론 주제, 섬세한 연출과 연기일본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면전 신문기자(2019)_후지이 미치히토 우리나라 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해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그뿐 아니라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 영화로 ‘수작’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만든 일본 사람들의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렬하게, 사회와 ‘전면전’을 펼치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일본 영화의 섬세하고 고요한 화법이 잘 드러나는, 정치 사회 고발 형태의 영화입니다. 동명의 논픽션 책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 내용은, 한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가 일본 내각정보부 부서의 여론 조작과 정보 날조, 가짜 뉴스 등을 치밀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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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 세밀, 세심... 영화 '한 남자'개봉 전 영화 후기 2023. 8. 28. 11:24
정말 그랬다. 깊이 있고 섬세한. 세밀하고 세심하고 사려 깊은. 때론 교묘하기까지...인물을 넘어, 인간을 성찰한 영화 신원불명의 인물을 따라가며. 한 남자(2022)_이시카와 케이 영화 ‘한 남자’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크게는 사망한 남자의 신원을 찾아가는 줄거리인데, 영화는 그 안에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과 사회의 인식 그리고 개인의 감정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았다. 영화는 슬픈 정서로 시작하고, 그 정서를 밑바닥에 단단히 깐 채로 진행된다. 슬픔은 인물을 통해 드러난다. 그 인물은 리에(안도 사쿠라). 리에는 다소 복잡한 근황을 가지고 있다. 모두 이별에 관한 슬픈 근황이다. 영화는 리에의 눈물, 즉 안도 사쿠라 배우의 연기를 도입부에 내세우면서 분위기를 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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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규정할 수 없고, 규정해선 안 될 '어느 가족' 영화영화 후기 2022. 7. 7. 09:00
방구석1열에서 접했던 영화인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과 디테일이 정말, 쩐다. 마지막 여배우 심문 장면에서 대본에 없던 질문을 하며 감정 끄집어냈다는 게 생각난다. 참 대단한 장면이었다. 그 찐 슬픔. 혈연보다 진한 가족.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 '어느 가족' 혈연보다 끈끈하고 아름다운 어떤 가족 생계와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 이들의 사연 어느 가족(2018)_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삼대 가족처럼 보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의 가족 생활을 담았습니다. 그들은 할머니 하츠에(키키 키린)의 연금을 기반으로, 각자 생활비를 근근이 벌어가며, 필요한 물건을 훔쳐서 조달하며 살아갑니다.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노부요(안도 사쿠라)가 마치 부부의 모습처럼 보이고, 아키(마츠오카 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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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고 귀여우면서도 답답했던. 영화 '요시노 이발관'영화 후기 2022. 7. 4. 16:03
오프닝이 정말 특이했다. 자연 속에 꽃처럼 있는 아이들. 그리고 합창. 보편적으로 변화와 전통, 조화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어쩐지 일본사회의 단상 같아. 현지 사정을 정확히 아는 건 아니지만 뉴스나 영화를 통해 본 일본이 이 영화같아. 변하고 싶어하는 거 같긴 한데, 늘 변하지 않는 걸 선택해. 이거 2004년도 영환데... 전통과 개성 사이, 약간의 변화 문제를 제기하는 소년들의 외침 요시노 이발관(2004)_오기가미 나오코 영화는 평화로운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평화를 강조하듯 첫 장면부터 보이는 산천의 풍경과 평온한 클래식음악이 마을의 분위기를 알립니다. 그리고 소년들의 합창이 이어집니다. 똑같은 차림을 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헤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