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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영화 안 같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
    영화 후기 2024. 5. 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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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사회와 언론 주제, 섬세한 연출과 연기

    일본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면전

     

    신문기자(2019)_후지이 미치히토

     

     

     

    우리나라 배우 심은경이 일본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해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그뿐 아니라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 영화로 ‘수작’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만든 일본 사람들의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렬하게, 사회와 ‘전면전’을 펼치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일본 영화의 섬세하고 고요한 화법이 잘 드러나는, 정치 사회 고발 형태의 영화입니다. 동명의 논픽션 책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 내용은, 한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가 일본 내각정보부 부서의 여론 조작과 정보 날조, 가짜 뉴스 등을 치밀하게 만들어 정권을 유지하고 진실을 가리는 행태를 기사화하는 과정으로, 특히 에리카 개인의 사연 즉, 그의 아버지가 신문기자였고 그 역시 해당 부서의 공작으로 사망한 사건이 요시오카의 현재와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때 요시오카는 일본인과 한국인 혼혈로, 미국에서 나고 자란 설정입니다. ‘외국인’ 배우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그 설정과 별개로 배우 심은경은 요시오카라는 일본인 신문기자 역할 그리고 ‘신문기자’라는 일본 본토 영화에 매우 잘 스며들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스며들어’, 영화에 흡수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애티튜드가 인물에 체화되어 있어 보이고, 그 섬세함에서 빛이 나는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연기와 연출력의 세밀함 

    ‘외압’이라는 요소에 집중

    종이 신문 등 언론 역할에 주목

     

    요시오카는 ‘외압’이 있을 게 뻔한 사건을 취재하고, 스기하라 타쿠미(마츠자카 토리)는 그 외압의 한복판에서 일을 하는 공무원입니다. 스기하라는 잘못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역할로, 에리카의 취재와 기사를, 자신의 일신을 걸고 돕는, 이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매우 힘들고 귀한 역할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두 배우의 손끝에까지 담긴 섬세한 연기가 돋보입니다.

     

     

     

    때때로 영화는 요시오카와 스기하라의 상황을 교차하면서,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과 처세에 대해 관객이 똑바로 볼 수 있도록 연출하고, 요시오카의 취재와 기자들의 업무 현장을 흔들리는 시선으로 담으면서 그 현장감과 불안정감을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차가운 느낌을 주는 필터를 씌운 것처럼 느껴지는 ‘내각정보부’ 관련 장면들, 또 때로는 한 커트 한 커트를 세밀하게 담아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한편 영화는 언론, 그중에서도 종이 신문을 주제로 하면서 무게감을 더합니다. 온라인에서 빠르고 쉽게 확인하는 기사가 아닌, 심층적이고 위험한 취재 후 새벽에 종이로 인쇄되어 돌이킬 수 없이 퍼지는 종이 신문의 속성으로 더욱 이야기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언론’의 역할에 대해 영화 속 ‘티비’로 계속해서 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보통의 이러한 주제의 영화들을 보면, 긴박한 움직임과 절망, 그것을 딛고 이겨 냄으로써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끼게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분위기나 감정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영화는 사건 그 자체도 주목하지만 그것보다 ‘외압’에 주목해 그 압력을 더욱 무겁고 밀도 있게 표현한 모습입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을 그대로 담으면서, 또 그 안에서의 보다 특수한 보수성과 압력에 주목을 하니, 그 분위기가 더욱 진지하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 보수성과 압력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사진출처:다음)

     

    https://www.youtube.com/watch?v=9TTCeDbGE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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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