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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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업 ^_^ 슈베르트 들장미음악 이야기 2022. 7. 24. 12:00
이 음악은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신기하게도, 기분 좋을 때 나도 모르게 뭔가를 흥얼거리다가 어? 이 노래 뭐지?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이 노래였다. 아. 음악이 나를 지배하는구나. 나는 음악에 지배당하는 사람이구나.ㅋ 소년합창단 음성으로 들어도 참 좋은데 유튜브엔 베르너의 들장미밖에 없당 (유튜브 등 포털에 슈베르트 곡을 베르너 곡으로 잘못 기재한 게 많으니 주의) 슈베르트 작품들을 듣다보니 그 연상 작용인지 무의식 깊숙이 내장되어 있었던 슈베르트의 또 다른 노래 한 곡이 불현듯 떠올랐다. 사실은 누구의 어떤 곡인지도 모른 채 흥얼거리고 있다가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아니나 다를까?) 슈베르트의 곡이었다. 를 작곡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볍고 밝은 곡이다. Franz Peter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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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5곡. 까마귀 Die Krähe음악 이야기 2022. 7. 15. 12:00
24곡까지 있는데 제가 쓴 글은 일단 15곡까지네요. 무려 6년 전 글인데, 올해 안에 24곡까지 마무리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봅니다. 더운 여름, 겨울나그네의 한기와 온기를 느끼며. 여린 감성으로 시작된다. 무겁지 않게 시작이 되지만 마음에 주는 울림이 강렬하다. 양손 반주가 화음을 풀어서 진행시키기에 곡 처음 반주만으로 오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긴장을 풀어준다. 특히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게 귀에 남는다. 그런데 가사를 함께 살펴보면 상황이 다르다. 부드럽고 여린 감성과는 반대로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다. 슈베르트 14. 까마귀 Schubert 14. Die Krähe https://www.youtube.com/watch?v=-EuRGb0rgSA . . 저 까마귀가 나를 쫓아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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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4곡 백발. Die greise Kopf음악 이야기 2022. 7. 14. 15:00
겨울나그네. 노래를 듣다듣다 보면 너무너무 좋지만 우울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힘이 든다. 우울하고 무겁다. 이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피아노 반주 한 소절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이 음악 전체의 분위기가 어떨지. 아니나 다를까 곡 전체가 까맣다. 새까맣도록 어둡고 무겁다. 의 진정한 분위기와 그 정체성이 담긴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울한 정서를 가득 담고 있는 곡이다. 보통 너무나 괴롭고 아플 경우 이렇게 살 바엔 죽는 게 더 낫다, 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 곡의 내용이 그렇다. 화자는 차라리 늙어 백발이 되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다. 슈베르트 14. 백발(은빛 머리) Schubert 14. Die greise Kopf https://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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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2곡. 고독...Einsamkeit음악 이야기 2022. 7. 12. 15:00
고독. 고독으로 침잠... 겨울나그네. 너무 좋은데 듣다 보면 우울감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 #. Einsamkeit- 고독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의 열 두 번 째 곡이다. 스물 네 편의 시 중 앞 열 두 편이 먼저 출간되어 그 시집을 보고 슈베르트가 작곡을 하였다. 그래서 이 열 두 번째 곡은 연가곡의 마지막 곡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매우 무겁고 쓸쓸하면서 자조적인 정서가 곡 전체에 팽배하고 있다. 뮐러의 시 정서와 일맥상통하면서 전체의 주 정서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ffnLS4RFowA 이 시는 길지 않다. 후렴구가 두 번 반복이 되면서 끝이 난다.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안쓰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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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나그네 10곡. 휴식 Rast음악 이야기 2022. 7. 8. 15:00
쉬고 싶다. 괴로울 때는 정말, 더욱 간절하게 쉬고 싶다... 휴식, 이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말만 들어도 몸이 나른해지고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는 앞서 ‘Der Lindenbaum'(보리수) 에서 한 번의 휴식을 언급한 바 있다. 그때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열 번째 곡 ’Rast'(휴식) 에서는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노래를 듣는 동안 불안하다. 너무도 긴 휴식에 들어가서 깨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만큼 죽음의 이미지가 다가오는 휴식, 이다. #. Rast- 휴식 https://www.youtube.com/watch?v=fc5BAVqPUx0 는 총 스물 네 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 독일의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에 음악을 붙인 연가곡이다. 그중 앞 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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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9곡 도깨비불 Irrlicht음악 이야기 2022. 7. 7. 15:00
도깨비불이 뭘까? 왜 도깨비불일까? 슈베르트는 이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이 세 가지 궁금증이 인다. 아홉 번째 작품. 도깨비불. #. ‘Irrlicht’- 도깨비불 https://www.youtube.com/watch?v=k-h5SoGx81g 도깨비불은 일단, 인(화학물질) 등의 작용으로 저절로 번쩍이는 불꽃을 말한다. 이 불꽃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빛이 번쩍거리는 모습을 보고 어찌 놀라지 않고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 . 깊은 바위틈에서 도깨비불이 저를 유혹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도깨비불의 유혹.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깨비 이미지 때문에 이 음악도 선이 굵고 덜 단정할 거라고 예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음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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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6곡. 넘쳐 흐르는 눈물 Wasserflut음악 이야기 2022. 7. 3. 11:14
(에어컨 밑에서 듣고 있는ㅎ)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여섯번째곡. 5곡 보리수 이후의 곡이라 그런지 뭔가 편안함이 느껴진다. 마음이 일렁인다. 감정적 자극이 매우 강한 곡이다. 쉬이 진정되지 않는 자극이다. 생각지도 못한 때에 훅 파고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기고는 떠나버린 그런 파도와 같다. 흐르는 멜로디의 폭이 큰 만큼 감정의 폭도 크다. 쉬이 진정되지 않는 자극이다. #. Wasserflut- 넘쳐흐르는 눈물 사전적으로 ‘홍수’ 의 뜻을 가지고 있다. 시 내용상 ‘넘쳐흐르는 눈물’ 로 번역하기도 한다. 가만 들어보면 반주 멜로디가 무언가 퍼 올리는 듯하다. 아마도 눈물이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TZSX4aybi7w 음악이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폭이 넓다. 그러면서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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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5곡 보리수 Der Lindenbaum음악 이야기 2022. 7. 1. 11:56
겨울나그네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언제 들어도 평온에 침잠하게 만들어주는 노래. 잠깐 쉬자. 고 말해주는 보리수. #. Der Lindenbaum_ 보리수 첫 번째 의미_ 5/24 를 첫 번째 곡부터 차례대로 듣다가 이번 다섯 번째 곡에 이르렀다면 마치 휴게소에 이른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한다. 온화한 반주가 온 감각을 나른하게 풀어준다.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앞의 네 곡으로 인해 감정이 다 소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첫 번째 곡 ‘Gute Naght' 로 작별 인사를 하고나서 바람이 나를 조롱하는 듯한 비참한 감정, 눈물마저 얼어붙은 경험, 내 심장을 고의로 딱딱하게 얼려서 그녀를 간직하려는 처절한 노력까지 엄청난 감정의 폭풍을 경험하고 나서 처음 찾아온 약간의 평온인 것이다. ht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