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나그네 15곡. 까마귀 Die Krähe음악 이야기 2022. 7. 15. 12:00반응형SMALL
24곡까지 있는데
제가 쓴 글은 일단 15곡까지네요.
무려 6년 전 글인데,
올해 안에 24곡까지 마무리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봅니다.
더운 여름,
겨울나그네의 한기와 온기를 느끼며.
여린 감성으로 시작된다. 무겁지 않게 시작이 되지만 마음에 주는 울림이 강렬하다. 양손 반주가 화음을 풀어서 진행시키기에 곡 처음 반주만으로 오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긴장을 풀어준다. 특히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게 귀에 남는다.
그런데 가사를 함께 살펴보면 상황이 다르다. 부드럽고 여린 감성과는 반대로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다.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14. 까마귀
Schubert 14. Die Krähehttps://www.youtube.com/watch?v=-EuRGb0rgSA
.
.
저 까마귀가 나를 쫓아서 마을을 떠나 왔구나
오늘도 어제처럼 내 머리 위를 돌고 있어처음 반주의 멜로디가 그대로 노래로 이어진다. 단순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그 멜로디가 이 음악에서 여러 번 반복된다. 한 음 한 음 하강하는 멜로디가 상황을 묘사해 준다. 까마귀 한 마리가 맴을 도는 모습이 상상된다. 어딘가 음산한 모습인데 그에 비해 음악이 너무 서정적이고 아름다워서 역설적인 느낌마저 든다.
.
.
까마귀 이 나쁜 자식! 날 좀 떠나
날 빨리 먹고 싶은 건 아니겠지점점 상승되는 멜로디에 화자의 진심이 섞인다. 화자는 까마귀에 자신의 상황을 투영시키고 있다. 죽은 동물 주위를 맴도는 까마귀가 자신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별의 상황에 격하게 힘든 화자는 자신을 노년의 나그네로 그리고 있다.
앞선 작품 ‘백발’에서도 화자는 차라리 빨리 노인이 되어 죽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 작품도 의도는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자꾸만 죽음을 연상하는 나그네의 힘든 상황이 음악을 통해서 전해진다.
.
.
더 갈 힘도 없어... 나 지팡이 짚었다...
까마귀야, 끝까지 가자 그래. 무덤을 찾을 때까지!다시 처음 분위기로 돌아온다. 하지만 나그네의 마음은 마지막에 이르러 절규하게 된다. 서정적으로 이끌려온 노래가 후렴에 이르러 괴로움의 정점을 찍는다.
완성도가 높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 세 부분으로 나눈다면, 일단 처음 부분은 트릭이다. 단조이긴 하지만 부드러운 멜로디가 아름다움을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아름답다. 하지만 중반 이후 까마귀에 대한 분노가 표현되고 음악도 매우 깊이 있게 들어간다. 분위기는 일관성 있되 감정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노래가 유려하게 흐르는 것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겨울의 까마귀, 그리고 이별한 남자. 이들의 콜라보가 매우 어둡고도 처량하다. 그럼에도 빛나게 만드는 건 슈베르트의 데일 듯이 따뜻한 감성이 아닐까.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창해>.<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1악장 (0) 2022.07.18 나도 복이 많아...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2) 2022.07.17 겨울나그네 14곡 백발. Die greise Kopf (0) 2022.07.14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13곡. 우편마차 Die Post (0) 2022.07.13 겨울나그네 12곡. 고독...Einsamkeit (0) 20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