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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6곡. 넘쳐 흐르는 눈물 Wasserflut음악 이야기 2022. 7. 3. 11:14반응형SMALL
(에어컨 밑에서 듣고 있는ㅎ)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여섯번째곡.
5곡 보리수 이후의 곡이라 그런지 뭔가 편안함이 느껴진다.
마음이 일렁인다. 감정적 자극이 매우 강한 곡이다. 쉬이 진정되지 않는 자극이다. 생각지도 못한 때에 훅 파고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기고는 떠나버린 그런 파도와 같다. 흐르는 멜로디의 폭이 큰 만큼 감정의 폭도 크다. 쉬이 진정되지 않는 자극이다.
#. Wasserflut- 넘쳐흐르는 눈물
사전적으로 ‘홍수’ 의 뜻을 가지고 있다. 시 내용상 ‘넘쳐흐르는 눈물’ 로 번역하기도 한다.
가만 들어보면 반주 멜로디가 무언가 퍼 올리는 듯하다. 아마도 눈물이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TZSX4aybi7w
음악이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폭이 넓다. 그러면서 매우 슬프다. 그 슬픔에는 포용력이 깃들어 있다.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는 밖으로 감정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낸다. 넘치도록, 넘쳐서 흘러버리도록.
반복되는 구조.
이 한 곡만 계속해서 재생을 해 놓으면 어느 부분이 처음이고 어느 부분이 끝인지 모를 정도로 반복되는 부분이 많다. 총 네 연으로 된 이 시는 두 연씩 묶어서 1절과 2절로 나뉘게 된다. 한 연마다 마지막 구절이 두 번 반복되면서 노래에 강조점을 찍는다.
특히 1절의 첫 번째 연, 2절의 첫 번째 연의 마지막 구절의 멜로디가 참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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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내 슬픔..
시냇물을 만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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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두 번씩 반복되는데 멜로디는 다르다. 처음 한 번은 상승되는 멜로디로 마지막 음정에서 반음을 하나 더 올려서 좀 더 애환을 자극한다. 그 다음 두 번째로는 상승된 만큼 하강하면서 노래를 맺는다.
1절의 두 번째 연, 2절의 두 번째 연도 역시 마지막 구절이 반복되는데 앞선 첫 번째 연과는 달리 상승조로 노래가 끝맺어진다. 마치 절규하듯이 노래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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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눈도 녹을 거예요
내 사랑의 집 앞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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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마다 간주가 들어가고 연 마다 노래가 끝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반복적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인상이 강하게 새겨지는 음악이다.
슈베르트 개인의 슬픔.
슈베르트는 빌헬름 뮐러의 연작 시 <겨울나그네>를 선택했다. 음악을 입히는 작업을 하기에 앞서 이 작품에 깊게 동화되었음에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명작이 탄생한 것이다. 애석하게도 슈베르트는 이즈음 젊은 나이였음에도 병과 가난에 시달리던 시기였고 그 삶의 막바지를 살아내고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 슬픔과 아픔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항상 슈베르트의 새로운 작품을 반가워했던 그의 친구들이 이 작품을 들었을 때 음악이 너무나 어두워서 썩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이 <겨울나그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지금까지도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있게 되었지만 작곡가 슈베르트의 짧은 인생에 대한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명작을 남겨준 슈베르트에게 ‘넘쳐 흐르는’ 감사를 보낸다.
<겨울나그네> 여섯 번 째 작품, ‘Wasserflut- 넘쳐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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