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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2곡. 고독...Einsamkeit음악 이야기 2022. 7. 12. 15:00반응형SMALL
고독. 고독으로 침잠...
겨울나그네. 너무 좋은데
듣다 보면 우울감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
#. Einsamkeit- 고독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의 열 두 번 째 곡이다. 스물 네 편의 시 중 앞 열 두 편이 먼저 출간되어 그 시집을 보고 슈베르트가 작곡을 하였다. 그래서 이 열 두 번째 곡은 연가곡의 마지막 곡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매우 무겁고 쓸쓸하면서 자조적인 정서가 곡 전체에 팽배하고 있다. 뮐러의 시 정서와 일맥상통하면서 <겨울나그네> 전체의 주 정서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ffnLS4RFowA
이 시는 길지 않다. 후렴구가 두 번 반복이 되면서 끝이 난다.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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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외로운 구름 한 조각이 떠가듯이,
전나무 가지 끝에 희미하게 바람이 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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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길을 여행해 왔지.. 느린 걸음으로...
밝고 행복한 날들을 지나서 외로이 나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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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요하다.. 그리고 세상이 참 밝구나...
폭풍이 격노할 때는 내가 이렇게 비참한 지 몰랐었는데...
한 겨울나그네의 여정이 그림 그려지듯 눈에 선하다. 첫 번째 곡 'Gute Naght'부터 이 열 두 번째 곡까지 감정의 굴곡진 여정이 이 곡을 통해 정리가 되는 듯하다. 실제로 슈베르트도 가난과 싸우고 외로움과 싸우며 방황했던 나날들 때문에 몸이 많이 쇠약해지게 되었다. 그 때문에 삶을 빨리 마감하게 된 것이다.
대신 슈베르트는 못다 산 수십 년의 인생을 짧고 강렬하게 살다 간 듯하다. 그의 작품에 녹아 있는 감성은 보통의 청년이 갖는 감수성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깊다. 그리고 아름답다.
후렴 전과 후로 나눠 보자.
초반에는 풍경을 보여주듯 음악을 평평히 펼쳐낸다. 하늘과 바람과 어딘가로 걷고 있는 한 남자의 풍경화. 천천히 풍경화를 그려내듯 음악이 들려온다. 그러다가 감정이 섞이는데 조금씩 피아노 반주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후렴구가 두 번 반복이 되는데 두 번째 후렴구는 더욱더 자조적으로 들린다.
첫 번째 후렴구 들어갈 때의 반주는 느낌을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맡지만 두 번째 후렴구가 들어가기 직전의 반주는 감정을 고조시켜주는 역할이다. 피아노 건반의 화음을 마이너 느낌을 마구 비틀면서 상승조로 들려오기 때문에 비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비꼬는 느낌도 함께 주게 된다.
고독한 정서 가득 담긴 '고독'
폭풍이 몰려올 때는 아픈 줄 모른다. 그 폭풍이 가시고 평화가 찾아오면 그제서야 알게 된다. 내가 정말 아팠구나... 힘이 들었구나... 싶으면서 그야말로 후폭풍이 밀려오는 것이다. 평화와 내 상황이 대비되면서 더 비참해지고 밝은 하늘과 대비되면서 더 어두워지는 그 침울한 느낌을 표현한 곡이 바로 이 곡이다.
<겨울나그네> 연가곡 1집의 마지막 곡이자 전체 스물 네 곡 중 중반에 해당하는, 고독한 정서 가득 담긴 '고독-Einsamkei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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