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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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엄마 돌봄. 영화 '툴리'영화 후기 2024. 1. 1. 14:18
한 엄마의 육아 현실과 그 감정들 내면의 갈등과 바람의 표현 툴리(2018)_제이슨 라이트만 마를로(샤를리즈 테론)는 어린 두 남매와 곧 태어날 뱃속의 아이까지, 삼남매의 엄마입니다.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친 상태로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특히 예민한 터라 돌보기가 쉽지 않은데, 어쨌든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전부인 마를로의 일상에서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자 마를로의 일상은 더욱 피곤해졌습니다. 어떻게든 보모를 두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려고 했지만, 가족의 조언대로 야간보모를 두게 됩니다. 그 야간보모가 바로 툴리입니다. 툴리(맥켄지 데이비스)는 스물여섯의 젊은 여성 보모로, 활기를 잃은 마를로와 달리 아주 생기가 넘치는 따스한 사람입니다. 툴리 덕분에 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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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 좋은 사람.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영화 후기 2023. 12. 31. 14:00
만약 3주 후 죽는다면, 이라는 설정 따뜻하고 유쾌하게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2006)_웨인 왕 영화는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썩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조지아(퀸 라티파)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직장도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조지아. 그러던 어느 날 일터에서 부딪쳐 쓰러지며, 의사에게 살 날이 3주 길어야 4주 정도 남았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이후 조지아는 그걸 ‘했어야 했는데’ ‘먹었어야 했는데’ 그 사람을 ‘만났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들을 하게 되고, 바로 그걸 실행에 옮기기로 합니다. 혼자서 ‘가능성의 책’을 만들어 그저 희망하고만 하고 있었던 일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실행하는 것입니다. 좋은 삶, 좋은 사람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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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 영화 '더 원더'영화 후기 2023. 12. 31. 13:41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 속 신성과 상식 종교적 비상식과 사실을 기이한 분위기로 표현 더 원더(2022)_세바스찬 렐리오 영화는 독특한 오프닝으로, 1862년의 이야기로 향합니다. 영화가 촬영되는 세트장을 비추면서, 정말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며, 한 세트 안의 인물을 서서히 조명하면서 줄거리를 펼쳐냅니다. 잉글랜드의 간호사 리브(플로렌스 퓨)가 아일랜드 시골 마을로 향합니다. 넉 달 동안이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살아 있다는 한 소녀를 관찰하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안나(킬라 로드 캐시디)입니다. 안나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살아있다는 소문을,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믿습니다. 안나는 ‘만나’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리브가 조사해보니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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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느낌 좋았는데. 영화 '요정'영화 후기 2023. 12. 30. 13:49
불현듯 찾아오는 사랑, 가족 표현의 힘이 다소 아쉬웠던 영화 요정(2022)_신택수 영화는 두 남녀 영란(류현경)과 호철(김주헌)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둘 모두 카페 주인으로, 서로의 바로 옆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경쟁적 사이이다. 이들이 만나 부부가 되었고, 영화는 그 이후의 내용을 펼쳐낸다. 영란과 호철은 부부가 된 후에도 카페를 각각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때 이들이 음주운전으로 석(김신비)을 치게 된다. 석은 갈 곳이 없는지 이번 사고를 함구하는 대신 일을 하게 해달라고 제안한다. 그렇게 영란과 호철은 자신들의 카페에서 석을 일하게 하고, 지낼 곳을 제공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석이 일하자 카페에 손님이 몰려든다. 이에 영란과 호철은 자신의 카페 매출을 위해 석을 데려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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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풋 첨 앎. 영화 '이웃집 빅풋'영화 후기 2023. 12. 30. 13:44
한 어른이 벌인 괴물 소동, 마을을 깨우다 동화 같은 사건으로 동심과 활기를 이웃집 빅풋(2017)_세스 헨릭슨 원제는 ‘Pottersville’로, 어느 한적한 마을 이름입니다. 포터스빌 마을은 이전에는 활기가 넘쳤다고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한가하고 재미없는 마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곳에 대대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남자 메이나드(마이클 섀넌)가 있습니다. 인심 좋은 메이나드는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을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내 코니(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그 일상을 너무나 지루하게 생각합니다. 메이나드는 어느 날 꽃을 사 들고 집에 일찍 들어가보지만 코니가 인형 복장을 하고 특이한 사생활을 즐기고 있는 걸 보며 분노하게 되고, 그날 술김에 홧김에 ‘빅풋’ 복장으로 마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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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청년생활. 영화 '그 겨울, 나는'영화 후기 2023. 12. 29. 10:15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 극사실에 가까운 일상적 현실감 그 겨울, 나는(2021)_오성호 경학(권다함)과 혜진(권소현)은 스물 아홉, 동갑내기 연인이다. 경학은 경찰공무원 수험생, 혜진은 취업준비생으로, 둘은 동거 중이다. 영화는 이들의 일상을 매우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여타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좋다. 앞서 나열한 몇 가지 정보만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충분하다. 그 일상 자체가 특별한 사건이고, 영화 밖 현실의 완벽한 반영이다. 영화는, 일상 속에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많은 장면들을 포착해 복원했다. 크게 보면 청춘의 현실을 담은 것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순간순간의 상황들과 감정들은 마치 누군가의 오늘 하루와 같다. 특히 경학의 상황과 그에 따르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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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탐험~ 영화 '슬럼버랜드'영화 후기 2023. 12. 29. 10:09
꿈을 탐험하는 이야기 독특한 꿈의 공간과 힐링 스토리 슬럼버랜드(2022)_프란시스 로랜스 영화는 한 등대지기 부녀 피터(카일 챈들러)와 니모(말로우 바클리)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부녀의 모습이 참 따뜻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피터가 사고로 죽게 되고, 니모는 이 일을 꿈으로 꾸며 벌떡 일어나 피터의 사망 소식을 듣습니다. 그렇게 니모는 삼촌 필립(크리스 오다우스)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필립은 문고리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어서 나름대로 책을 보며 노력합니다. 어쨌든, 니모는 필립의 집에서 잠을 자는 도중 꿈을 꾸는데, 그 꿈이 시작되는 순간이 매우 인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환상적인 공간과 인물, 꿈과 잠재의식의 표현 니모는 피터를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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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성장! 영화 '해리건 씨의 전화기'영화 후기 2023. 12. 28. 09:43
차분하고 어두운 미스터리 분위기 사람, 죽음에 영향을 받는 소년의 성장 해리건 씨의 전화기(2022)_존 리 핸콕 크레이그(제이든 마텔)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빠(조 티펫)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입니다. 엄마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레이그는 아주 부유하고 유명하지만 평판은 그리 안 좋은 이웃집 해리건(도널드 서덜랜드)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한 주에 세 번씩 무려 5년이나 크레이그는 해리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화는 크레이그가 회고하는 형식의 1인칭 내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해리건에게 책을 읽어주는 구절을 직접 인용하면서 크레이그가 성장하는 과정 속의 구절들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시간 동안 크레이그는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