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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적. 청년생활. 영화 '그 겨울, 나는'
    영화 후기 2023. 12. 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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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
    극사실에 가까운 일상적 현실감

    그 겨울, 나는(2021)_오성호

     



    경학(권다함)과 혜진(권소현)은 스물 아홉, 동갑내기 연인이다. 경학은 경찰공무원 수험생, 혜진은 취업준비생으로, 둘은 동거 중이다. 

    영화는 이들의 일상을 매우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여타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좋다. 앞서 나열한 몇 가지 정보만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충분하다. 그 일상 자체가 특별한 사건이고, 영화 밖 현실의 완벽한 반영이다. 

     

    혜진(권소현),경학(권다함)



    영화는, 일상 속에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많은 장면들을 포착해 복원했다. 크게 보면 청춘의 현실을 담은 것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순간순간의 상황들과 감정들은 마치 누군가의 오늘 하루와 같다. 

     

    특히 경학의 상황과 그에 따르는 드라마틱한 감정에 주목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사랑하며 살고 있지만 갑자기 가족의 빚으로 돈이 필요해 공부를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나마 손쉽게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배달 라이더 일. 

     



    여기에 혜진은 원하던 공기업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에 취직하면서 경학의 인생과 다른 길을 가게 되고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감정적 균열이 발생하는데, 상황이 몰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쌓아지는 경학의 감정과, 그것이 폭발되는 역시 자연스러운 상황적 감정적 흐름이 매우 돋보인다. 

     



    한편 경학과 혜진의 ‘상황’이라는 것은, 앞서 말했듯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벌어지고 있을 너무나 일상적인 일일 것이기에, 영화가 진행될수록 현실감을 넘은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 

    그저 담아낸 것만으로 드라마가 되는, 현실
    담백하게 표현한 지금 우리의 이야기

     

    영화는 어떠한 멋을 부리지도 않았고, 힘을 주어 무언가를 강조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 나이 대의 이야기를 그 나이 대의 사람들이 표현한 듯 자연스럽다. 이것이 영화가 가진 강점이자 힘이 된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해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솔직하다. 

     



    상황에 따라 돈을 위해 살 수밖에 없는 애처로움은 나이를 막론하지만, 특히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경제적 어려움은 삶 자체를 바꿔 놓는데, 영화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통해 청춘의 삶을 설명하고 있고, 이는 매일 뉴스로 소개되는 청년들의 현실을 판으로 그대로 찍어낸 듯해, 아리다. 

    그 겨울에 우리는 어떻게 보냈을까.

    그리고 우리는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https://tv.kakao.com/v/43377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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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