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와 성장! 영화 '해리건 씨의 전화기'

차분하고 어두운 미스터리 분위기
사람, 죽음에 영향을 받는 소년의 성장

해리건 씨의 전화기(2022)_존 리 핸콕

 

 

크레이그(제이든 마텔)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빠(조 티펫)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입니다. 엄마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레이그는 아주 부유하고 유명하지만 평판은 그리 안 좋은 이웃집 해리건(도널드 서덜랜드)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한 주에 세 번씩 무려 5년이나 크레이그는 해리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크레이그(제이든 마텔)

해리건(도널드 서덜랜드)

 

 

영화는 크레이그가 회고하는 형식의 1인칭 내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해리건에게 책을 읽어주는 구절을 직접 인용하면서 크레이그가 성장하는 과정 속의 구절들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시간 동안 크레이그는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고, 자신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케니(사이러스 아놀드)를 상대하게 되고, ‘잘 나가는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휴대폰 아이폰을 사용하게 됩니다. 크레이그는 해리건에게도 아이폰을 사서 건네고 사용 방식을 알려줍니다. 

 

해리건은 크레이그를 통해서 새로운 문물을 접하게 되지만, 이내 스마트폰의 폐해를 짚어냅니다. 어린 크레이그에게 해리건의 혜안은 놀라울 따름인데, 이렇듯 크레이그는 해리건과 함께하는 시간에서 아주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그러던 중 해리건이 세상을 떠나고, 크레이그가 아이폰을 해리건 품에 넣어주면서, 그 이후부터는 영화의 ‘분위기’에만 불과했던 ‘미스터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풀어냅니다. 

 

죽음과 휴대폰을 이용한 미스터리
나를 사로잡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 성장

 

영화는 매우 차분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해리건의 존재가 풍기는 미스터리와 이후 해리건과 함께 땅속에 묻힌 휴대폰의 미스터리, 그리고 크레이그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의 죽음과 그와 관련된 사람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가지고 사건을 만들어내면서 수상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치 죽은 해리건이 크레이그에게 연락하는 것 같은 상황, 또 그가 크레이그의 말을 듣고 다른 사람을 죽게 하는 것 같은 미스터리한 상황이 영화 중후반부터 연이어 벌어집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미스터리의 진실을 밝히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이 일을 통해서 크레이그가 어떻게 성장하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즉 영화는 크레이그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극복하게 되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성장하게 되는지, 휴대폰 또는 사람들의 죽음으로 상징되는 ‘자신을 사로잡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스스로 벗어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종 수상한 분위기로, 여타 드라마틱한 성장 이야기들과 다른 분위기이기에 새롭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 은근하지만 그럼에도 내레이션 형식이 주는 확고함이 있습니다. 

소년에게 찾아온 미스터리, 그로 인한 영향력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해리건 씨의 전화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t110K-SI2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