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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남편을 잃고(?!). 영화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영화 후기 2024. 12. 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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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아내와 딸, 현 아내와 딸의 만남
    유려한 흐름의 드라마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2020)_아이스링 친-이



    영화는 흔치 않은 관계의 네 ‘모녀’를 한자리에 모읍니다. 전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 아내’였던’ 캐미(헤더 그레이엄)와 딸 애스터(소피 넬리스)가 장례식에 참석하고, 그곳에서 죽은 그 남편의 현 아내 레이첼(조디 발포이)과 딸 털룰라(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가 만납니다.



    한 남자, 지금은 없는 그 남자를 중심으로 네 인물이 함께합니다. 이들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관계로, 특히 레이첼이 ‘불륜’으로 캐미의 ‘가정을 파탄’낸 것으로 그려지는데, 뿐만 아니라 영화는 캐미가 이미 헤어진 전 남편이자 레이첼의 남편을 ‘기다리는’ 장면, 또 애스터가 친한 친구의 남자 친구를 좋아하는 설정으로, 좀 지저분한 관계들을 소재 삼아 드라마를 그려 냅니다.

    일단은, 남편이 죽고 상황이 매우 안 좋아진 레이첼과 털룰라에게, 캐미가 자신의 집에 들어와서 지내도 좋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의 관계가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레이첼과 털룰라가 그 집에 들어오면서 이들의 애매한 관계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캐미의 경우 가뜩이나 사사건건 애스터와 티격태격하는 데다 일까지 바쁘게 겹쳐 있는 상황으로, 그 와중에 레이첼과 털룰라도 챙기면서 호의를 베풉니다. 가족은 아니지만 죽은 남편이자 딸의 아빠인 한 가족을 애매하게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교집합이 생기면서, 또한 받은 상처와 준 상처로 인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인물들 간에 유대 아닌 유대감이 생겨납니다.

    껄끄러움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드라마
    힘든 시기를 함께 겪어 내는 사람들

    인물들의 관계 자체는 껄끄러운데, 이들이 만들어 가는 드라마의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비일상적인 상황과 관계 속에서 이들이 일상적인 상황들을 함께하는 것으로부터 그 ‘자연스러움’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드라마인가 싶게 불륜이나 친한 친구의 남자 친구를 좋아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싶은가, 하는 생각도 살짝 스치지만,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러한 특정한 상황에 대한 언급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도 주고 그로 인한 상황들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면서 힘든 시기를 함께하는 모습에 대한 것입니다.

    한국어 제목은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이라는, 이별 그 자체에 관한 사연이나 사실적인 감정들이 예상되도록 지어져 있지만, 영어 원제는 ‘The Rest of Us’로 영화의 내용 역시 ‘남은 것’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별 내용이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게 되는 이별의 ‘후유증’을 나타낸 것이기보다는, 어떤 이별로 인한 ‘잔여물’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내용입니다.



    그 잔여물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네 여성 인물들이 꾸려 가는 이야기가, 꽤 솔직합니다. 날카롭거나 예리하기보다는, 다소 부끄럽더라도 다소 까칠하더라도 진실된 드라마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답답함이 없고 후련한 감이 있습니다.

    https://tv.kakao.com/v/41226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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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