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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사진 보는 듯:) 영화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영화 후기 2025. 1. 6. 09:14반응형SMALL
한 컷 한 컷, 감성적으로 담다
진실된 사랑을 표현하는 판타지 로맨스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2021)_요정정
첫 장면부터 한 컷 한 컷, 감성을 안 담은 구석이 없어 시선을 빼앗기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판타지 요소가 깊숙이 들어와 스토리를 뒤흔들어 주의 깊게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그 ‘뒤흔듦’은 특정한 지점마다 반복되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엉키고 깊어지며 호기심과 감정을 자극합니다.
일단 영화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시작합니다. 문자 그대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비유적인 표현인 건지 모르게 그렇게 운을 떼는데, 보다 보니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제대로 표현되도록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의 화자는 린거(리홍기)입니다. 린거는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또래 친구 치우첸에게 위로 받았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치우첸과 헤어졌다가 십 대 학생이 되어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납니다. 이때 린거는 평범하게 놀기 좋아하고 치우첸을 좋아하는 것으로, 치우첸(이일동)은 무용을 잘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이들의 ‘사랑’과 ‘운명’을 이야기하는데, 그 방식으로 ‘시간’의 왜곡을 택했습니다. 작은 구슬 같은 손목시계가 매개가 되어, 치우첸이 죽을 고비를 맞을 때마다 시간을 왜곡시키는 판타지를 만들어 냅니다.
이때의 ‘왜곡’이란 린거가 치우첸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영화는 그럴 때마다 린거의 시간이 사라지고(그러므로 빠르게 늙고), 치우첸은 린거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는 대신 목숨을 건져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기왕이면 예쁘게 장면에 담으며
사랑의 깊이를 표현해 내다
스토리 이전에, 영화는 첫 장면부터 한 컷 한 컷, 한 장면 한 장면, 감성적인 사진 또는 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장면을 표현합니다. 설레기 충분한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 감성을 전달하면서 점차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가벼운 감성 판타지 또는 청춘 로맨스 정도로 그칠 수도 있었는데, 영화는 인물들의 순수성과 진실성을 장면으로 ‘예쁘게’ 포장하고 또한 ‘시간 왜곡’의 ‘반복’과 시간의 ‘흐름’을 통해서 극적인 사랑 표현을 같은 강도로 반복해서 표현하면서, 이들의 로맨스에 힘을 더욱 실었습니다. 영화는 점차 ‘로맨스’라는 단어도 가볍게 느껴질 정도의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데 성공합니다.
홍콩 영화로, 로케이션을 달리하면서 유럽 감성을 전하기도 하고, 치우첸이 발레리나인 만큼 춤의 아름다움과 발랄함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영어 제목은 ‘Love You Forever’로, 서로를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이 단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드러나도록 드라마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타지 장치 즉, 매우 ‘극적’인 사랑 표현을 반복적으로 한 덕분에, 또 기왕이면 장면이든 스토리든 예쁘고 순수하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한 덕분에, 보다 더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https://tv.kakao.com/v/416110993'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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