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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다 시끄러워서. 영화 ‘절대 고요를 찾는 남데브 아저씨’영화 후기 2024. 12. 16. 10:28반응형SMALL
모든 소음을 박차고 나서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의 조화
절대 고요를 찾는 남데브 아저씨(2018)_다르 가이
남데브(남데브 구라브)는, 현실에 존재하지만 존재하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듯, 들리는 모든 소리를 무시하고 입을 다물고 일상을 삽니다.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남데브는 마치, 장면들에 남데브만 홀로 합성해 집어넣은 듯이, 공간을 초월해 있는 듯 지내는 모습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데브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장면마다 어찌나 다양한 소리가 들리는지, 백색 소음 이상으로 성가시긴 합니다. 차량 등 도시의 소음이기도 하고 남데브의 상사나 가족의 목소리이기도 한 ‘소리’들이 남데브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데브는 ‘고요’를 찾아 떠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다는 곳을 찾아, 혼자 여행을 떠납니다. 영화는 그런 남데브를 화면에 담습니다. 그가 화면의 중심에 있는데, 도통 화면 안의 풍경이나 사람, 소리들과 섞이질 않으니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지면서도 그 이질감에 웃음이 나게 됩니다.
한편 남데브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감탄을 하게 되는데, 쉽게 보기 힘든 근사한 자연 풍경들에 눈 호강을 하게 됩니다. 비현실적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입니다. 영화는 그 모습들을 화면 가득 담으면서, 그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남데브를 비춥니다.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고요함을
광활한 자연과 아기자기한 장면 스토리
남데브는 고요함을 찾고, 그걸 유지하는 데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러던 중 한 소년을 만납니다. 소년의 이름은 알리크(아리야 데이브). 영화는 이 알리크를 통해서 남데브의 고요함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줍니다. 알리크의 존재 덕분에 영화가 해사해지고, 보다 유쾌해집니다. 그제야 남데브가 영화를 보는 관객과도 일말의 소통이 되는 느낌입니다.
이때 영화는 남데브와 알리크 개인 간의 소통만으로 스토리를 꾸미지 않고, 보다 크고 깊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명예 살인’이라고 불리는 기이한 현상을 활용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차별화된 영화가 되었습니다. 남데브라는 인물 설정과 멋들어진 풍경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인데, 지역 문화의 문제적 특성을 살려 특히 애틋한 정서를 자아냈습니다.
한편 영화는 장면들을 꽤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담아 눈길을 끕니다. 인물 못지않게 자연을 주인공처럼 담은 장엄하고도 청명한 장면들은 물론, 색감이나 형태가 아기자기한 것들을 정돈된 구도로 풍경과 함께 담아 시각적으로 해맑은 느낌을 줍니다.
어쩌면, 인물이 내면의 평화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남데브가 만약 내적으로 평화로웠다면 굳이 ‘고요함’을 찾아 떠나지 않았을 것도 같기 때문입니다. 말은커녕 일말의 미소도 짓지 않는 남데브가, 여행을 통해서 특히 여행 중 만난 소년을 통해서 ‘피식’ 하고 웃는 것으로부터 ‘소리’를 내면서 역설적으로 ‘고요함’ 즉 내적인 평화를 비로소 얻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어울림’으로 귀결되면서, 영화는 많은 말 하지 않고 많은 것을 전하며 끝내 울림을 줍니다.
https://youtu.be/I-bcH9_Xg2k?si=iicidvtHq__HLvih'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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