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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써보고싶었는데ㅋ 영화 ‘블랙베리’영화 후기 2024. 12. 17. 10:03반응형SMALL
지금은 거의 잊힌 한때의 ‘블랙베리’
몰래 지켜보듯 사실감 있는 실화 영화
블랙베리(2023)_매트 존슨
지금은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스마트폰의 시초 격인 기기 ‘블랙베리’의 역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당시만 해도 ‘모뎀’을 사용하는 등 ‘통신’ 관련 ‘서버’에 한계가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고 이메일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다든지,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로 일대일 대화를 주고받는다든지 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 이들이, 블랙베리 회사의 초창기 멤버들입니다.
기술은 있지만 이를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재주가 없는 ‘공대생’들이 블랙베리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마이크(제이 배러셜)가 대표자고, 친구이자 직원으로 더그(매트 존슨)가 있습니다.
더그가 ‘블랙베리’ 회사의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인물로, 분위기 메이킹을 해 줍니다.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르게 굉장히 자유롭고, ‘영화의 날’에는 무조건 다같이 영화를 봐야 하는 ‘너드 공대생’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다른 축으로, 마이크의 회사 ‘RIM’에 공동CEO로 들어오는 인물 발실리(글렌 하워턴)가 있습니다. 매우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인물로, 마이크와 정반대의 지위에서 ‘블랙베리’를 완벽하게 성공시켜 놓습니다.
이 ‘성공 스토리’가 주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면서 세상을 바꾼다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통신’과 ‘스마트폰’에 관련된 내용으로, ‘처음’이라는 것 그리고 ‘그때’의 ‘블랙베리’라는 것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면서 그 흥망성쇠를 어떤 판단 없이 사실적으로 보여 줍니다.
극과 극 캐릭터와 역할의 조화
흔들리는 시선으로 지켜보다
일단 ‘블랙베리’를 기억하는 이라면, 이 영화가 참 반가울 것 같습니다. 그때 그 기기를 썼기 때문에 혹은 쓰지 않았기 때문에,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는데, 특히 영화는 그 ‘실화’를, 극화하기보다는 다큐멘터리처럼, 몰래 지켜보는 듯한 시선으로 촬영해 실감나게 합니다.
이에 카메라를 든 이가 바라보는 시선이 잘 드러납니다. 카메라의 흔들림은 물론, 들키지 않으려는 듯 지켜보는 시선, 그 시선을 좀더 당겨서 가까이 보는 시선 등으로, 어떤 커다란 사건과 그에 따르는 음모를 밝히는 듯한 느낌을 계속 줍니다.
그리고 정말로, 이 ‘블랙베리’ 실화는 좋지 않은 결말로 끝납니다. 사실 우리가 그 경위만 몰랐을 뿐, 현재의 현실이 ‘사라진’ 블랙베리 신화를 증명하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 그 결정적인 ‘외부적인’ 이유가 ‘아이폰’의 출현이었던 것으로, 지금까지도 무너지지 않은 그 ‘아성’의 아이폰 신화 옆에 묻힌 블랙베리 신화를 고증한 것으로 흥미를 더하면서, 전혀 꾸미지 않은 ‘실패’ 실화로 마무리합니다.
한편 드라마적으로는 인물 발실리가 큰 역할을 합니다. 그가 ‘블랙베리’를 시중에 크게 히트시킨 인물이자, 마이크나 더그 같은 ‘너드’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과격하고 공격성 짙은 캐릭터로 극을 긴장시키는 것입니다. 이때 더그 역은 감독 본인이 맡았는데, 마이크와 발실리가 서로 다른 캐릭터지만 모두 경직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좀 여유 있게 풀어 주고자 했는지도 모릅니다.
실화가 성공 스토리인 것만이 아닌, 결국엔 내리막길에 아예 사라져 버린 정도의 실패 스토리이고, 또한 인물 개인의 극과극 성향 그리고 그들의 일로 인한 극과극 역할 즉, ‘기술자/개발자’와 ‘경영자/마케터’가 완벽하게 대비되는 덕분에 더욱 극적인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성공과 실패의 과정과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 주면서, ‘블랙베리’의 역사를 기록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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