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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독립영화에서 원하던 것. 영화 ‘정직한 사람들‘영화 후기 2024. 11. 13. 09:01반응형SMALL
신세 한탄하느니 쾌활하게 비꼬기
상황, 인물 등 설정의 생생함
정직한 사람들(2024)_김문경
자기소개서 아닌 자소서, 자소서 아닌 자소설. 영화는 어쩌다 이렇게 우리 현실에 깊숙이, 대중적으로, 일반적으로 들어온 단어 ‘자소설’을 소재로 합니다. (소설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쓴다고 해서 자소’설’.)
취업이 힘들다, 요즘 청년들 먹고 살기 힘들다 등의,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인 청년 ‘취준생’ 문제를 다루는데, 다루는 방식이 남다릅니다. 청년 현실을 다루는 다른 영화들을 보면 많은 경우에 ‘우울’ 정서를 기반으로 하면서 보는 이까지 축 처지게 하지만(이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에 이에 대해 가타부타하기 힘든 게 현실.) 이 영화는 다릅니다.
일단 이 영화를 풀어 가기 위해 중심에 둔 인물이 ‘자소서 대필가’ 보윤(최보윤)입니다. 정작 자신의 자소서는 ‘자소설’로 쓸 줄도 모르고 마트에서 일하며 공무원 시험 공부하며, 다른 사람의 자소서를 자소설로 써 주는 일을 하는 인물.
그런 보윤을 중심에 두고, 영화는 그에게 자소서 대필을 의뢰한 인물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그들의 현실 이야기를 펼쳐 냅니다. 그들은 ‘취준생’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청년들로, 인물과 인물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도 간간이 얽히며 ‘웃픈’ 상황들 즉, 이 영화의 장르인 ‘블랙코미디’가 되는 지점들을 만들어 냅니다.
취업, 연애, 중고 사기, 인플루언서 등 현실 소재
한 줄기로 밀고 가는 힘보다, 반짝이는 현실 묘사
보윤의 내레이션으로, 그에게서 모든 이야기가 나오고 맺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영화는 보윤을 통해 다른 인물들을 꺼낸 이후, 그들 각각의 상황들에 집중합니다. 특히 강민(류이재) 캐릭터와 드라마가 ‘돈’과 특히 물리면서 크게 다뤄지고, 영화의 주요 분위기를 조성하며 끌어 갑니다.
영화가 펼쳐 내는 드라마가 일면 파편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인물들이 물리고 또 물리는데, 특히 ‘구찌 시계’라는 하나의 물건을 통해 인물이 엮이는 상황들을 코믹하게 만들어 냈고, ‘인플루언서’라는 것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들도 뼈 있게 만들어 냈습니다.
소재도 주제도 설정도 모두 현실적이고, 일상적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굉장히 와닿고, 거기에서 ‘웃픔’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웃픔’을 기어이 ‘블랙코미디’로 만들어 냅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정직한 사람들’에 힌트가 있습니다. 보윤의 생존 방식이 결국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무릎을 탁 치며 반가워할 수 있을 영화입니다. 사실 나는 이런 영화가 보고 싶었어, 그러니까 이런 ‘독립 영화’ 말이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영화입니다. 말인즉슨, 정말로 ‘독립’ 영화답게, 어떤 특정한 지역과 협업한 기미도 없이 (보통 지역과 협업을 하면, 예산을 조금 지원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지역 홍보의 느낌이 어쩔 수 없이 강하게 들곤 함.) 청춘의 현실을 아주 솔직하고 예리하게 또 그걸 쾌활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이 힘들어도 그 힘듦을 곧이 받지 않고 한 번 제대로 꼬아 보는 발칙함이 이 영화에 있습니다. 하나의 큰 줄기, 주요 흐름의 드라마로 밀고 가는 힘은 다소간 떨어지지만, 소재와 상황을 현실적으로 반짝이게 표현하는 힘이 있고, 현실에 당차게 도전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한 때때로 상상 상황 등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최선을 다해 표현해 낸 점이 돋보입니다.
https://tv.kakao.com/v/448062664'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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