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맑은 목소리를 가진, 음악 천재 소년 스텟(가렛 워레잉)이, 최고로 꼽히는 소년합창단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재능을 발휘하며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담았습니다.
소년합창단의 순수한 음성과 그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빈 소년합창단이나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이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성가를 주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이 영화는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먼저 영화는 스텟의 상황과 태도를 보여 줍니다. 엄마와 둘이 살고 있지만 그다지 행복한 상황은 아니게 보이고, 학교에서도 말썽을 피우느라 유명한 듯하지만 음악적 재능만은 가지고 있어, 학교 교장의 지지를 받는 스텟.
어느 날 엄마가 사고를 당하면서 혼자가 된 스텟은, 가족이라고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아빠인 제라드(조쉬 루카스) 개인의 사정과 맞물려, 일류 소년합창단 기숙 음악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의 교육 덕분에 일취월장해, 솔로로 뽑혀 무대에 서기도 하지만 여전히 태도만큼은 재능에 못 미쳐, 합창단 지휘자 카르벨레(더스틴 호프만)에게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애정이 담긴 미움, 입니다. 카르벨레는 상당히 까다로운 지휘자로, 영화에 무게감을 담당해 줍니다.
그리고 스텟과 다른 소년들이 미성의 아름다운 노래로 분위기를 성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음악학교도 교회학교이고, 이 영화의 메인 스테이지 선곡도 헨델의 ‘메시아’입니다. 소년들의 목소리로, 반주 없이 단일 성부로 처음 시작된 합창의 뿌리가 교회음악이기에, 영화는 그러한 음악적 스토리를 배경으로 소년합창단의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주인공 편안하게 보고 듣는 음악 드라마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음악을 주제로 하는 영화가 다수입니다. 첫 번째 장편은 제목부터 ‘글렌 굴드에 관한 32개의 이야기’로, 음악 특히 클래식음악에 관심이 있는 감독으로 보입니다. 소년합창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한 편의 영화로 담아 냈다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영화라고도 하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헨델의 ‘메시아’ 장면을 처리한 방식입니다. 영화의 메인 음악이자 스텟의 메인 스테이지, 3옥타브 D 음을 낸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 영화는 이야기를 전개했는데, 합창 부분이 어쩐지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소년들이 소화하기에는 워낙 고난도의 노래라서 많은 부분을 담기가 부담스러웠던 건지 아니면 스텟이 3옥타브 D를 내는 것을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한 연출이었던 건지.
그 부분을 좀더 자연스럽게, 스텟의 재능을 최고조로 보여 주고자 하는 의도를 배제하고 '음악'을 들려 주는 데 좀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소년들의 청아한 목소리도 그렇고 노래 자체가 극적이고도 대중적이기 때문에, 스토리상 어떤 극적인 부분을 살리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그 장면은 살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소년합창을 주제로, 소년들의 청아한 목소리를 특색으로 하면서, 인물의 성장 스토리를 완성합니다. 또한 소년합창의 특성상, 변성기가 오기 전 한때의 재능을 발하는 경험으로, 그것을 통한 스텟의 성장 경험 그 한때를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을 아주 부각시킨 건 아니지만, 그 한 때의 경험으로 보다 나은 성장을 하게 된 스텟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소년의 목소리가 영화를 빛냅니다. 그것 하나만으로 차별화되는 영화입니다. 감상할 때, 괜찮은 스피커로 감상을 한다면, 영화가 담고자 한 소년의 청아한 목소리를 좀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