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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다는 건 무엇인가..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영화 후기 2024. 7. 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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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들
    인물 중심으로, 거친 삶을 숭고하게 보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7)_케네스 로너건



    영화는 한 남자, 개인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 줍니다. 하루하루 그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성격으로 어떤 상황을 살아가고 있는지, 영화는 그를 따라갑니다. 보니, 남자는 건물 관리인이자 수리인으로 잡다한 일들을 하고, 집에는 아내와 어린 세 아이가 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리(케이시 애플렉). 리는 그런 일상을, 짜증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다른 집 화장실을 고치는 등의 일, 사람들에 지친 날들이 반복된 듯, 그는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머리 끝까지 차 있는 듯 보여 아슬아슬합니다. 화도 많고, 그걸 때로는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영화는 리의 현재를 비추면서, 간간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의 과거를 비춥니다. 영화는 그 장면들이 그의 과거라는 걸 알리지 않은 채 마치 현재의 장면의 연장선처럼 그냥 이어 붙여 보여 주는데, 그런 연출과 편집을 통해 영화는 리와 리의 가족,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합니다.



    또한 영화는 리에게 매우 거칠고 힘든 삶을 던져 줍니다. 가뜩이나 삶이 녹록지 않고 성격까지 망가질 지경인데, 그런 리에게 두 가지 일이 겹쳐 듭니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일, 그리고 형을 잃은 일. 그러면서 형의 아들인 조(카일 챈들러)와 함께하게 됩니다.



    리와 조의 이야기이자, 이들 삶에 찾아온 격렬한 파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특히 리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면서, 조와 함께 그 어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또 그것을 아주 획기적이기보다도 잔잔하게, 서로에게 살짝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때 영화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라는 제목에서 보듯 도시 근교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사람들을 보여 주는데, 그럼으로써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이 영화 특유의 장면과 분위기가 살도록 했습니다.



    인물과 인물, 인생의 연결
    삶은 숭고하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삶은 숭고하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이 영화에서 두 가지 눈에 띄는 연출이 바로 그것을 표현합니다. 삶이 좀 팍팍하고 성격이 좀 볼품없더라도 거기에 간간이 깔리는 묵직하고 우아한 클래식 음악으로 숙연함과 숭고함을 전하고, 앞서 언급했듯 과거와 현재를 구분 짓지 않는 장면 연결을 통해 사람을,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도록 한 것입니다.

    장면 연결의 경우 다양한 시점으로, 그 시점의 간격을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긴 호흡으로 한 장면을 보여 준 후에 다음 장면을 이어 가는가 하면, 현재의 맥락을 끊으면서까지 과거의 장면을 집어 넣어 그것을 하나의 호흡, 하나의 장면으로 만드는 등 편집점을 다양하게 잡으면서 드라마를 만들어 냅니다.



    이를 통해 인물을,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특별히 대사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 없이, 그렇게 장면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보여 주니, 좀더 궁금하고, 좀더 집중이 됩니다. 영화는 확실하게 준비된 이야기를, 간접적인 방식으로 펼쳐 냅니다.

    그럼으로써 인물과 인물을 연결하고, 그 삶과 삶을 연결하는 동시에 떨어트려, 삶을 산다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https://tv.kakao.com/v/8157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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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