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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나가는, 부자의, 여정. 영화 ‘더 로드’영화 후기 2024. 7. 19. 12:20반응형SMALL
어린 아들과 아버지의 여정
황량함을 배경으로 돋보이는 인물, 연기
더 로드(2010)_존 힐코트
모든 게 사라진 세상. 식물도 동물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어진 세상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화면에 비치는 인물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남자(비고 모텐슨)와 그의 아들 소년(코디 스밋 맥피)입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을 계속해서 비추면서, 간간이 이들의 과거를 나타내는 동시에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략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남자의 아내인 여자(샤를리즈 테론)를 등장시켜 표현합니다.
배경은 잿빛에 황색빛이 가미된 색채감으로 세상의 황폐함을 표현합니다. 단조롭게 보일 수도 있는 배경에다 두 인물만을 주로 비추고, 또한 흐름까지 정적이기에 더욱 인물, 남자에게 집중이 됩니다. 남자가 소년과 함께 어떻게 먹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를, 영화는 나타냅니다.
특별한 사건이랄 게 없습니다. 부자의 생존이, 사건이자 주제이자 흐름입니다. 중간중간 길에서 다른 인물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남자가 때때로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사건’의 비중으로 차분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중 낯선 인물을 만나는 것이 부자에게 크나큰 위협이기에, 이때 이 인물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상대 인물은 또 어떤 처지의, 어떤 ‘같은’ 인간인지를 보여 주면서 영화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나타냅니다.
결국 인간애를 돋보이도록.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인물, 배우
결국엔 인간애를 표현하는 영화입니다. 삶을 기대할 수 없어진 세상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영화는 남자와 소년을 통해 알려 줍니다. 처음에는 가족애였던 것이, 인간애로 그리고 가족적 인간애로 발전되는 모습입니다.
남자의 경우 굉장히 팍팍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소년이 있기에 필사적으로 헤쳐 갑니다. 이때 남자는 소년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남자에게는 소년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영화는 소년의 존재를 소중하고 무구하게 담아 냄으로써, 인물 간 관계와 스토리 모두에 희망을 심었습니다.
한편 소년 역 배우의 경우, 남자 역 배우와 연기를 함께하며, 그리고 이렇게 근본적으로 생존과 삶을 밀도 있게 담은 영화에 참여하면서 아주 많은 것들을 배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고 모텐슨 배우가 연기하는 남자의,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주어진 본연의 의무, 생존의 의무를 맨몸으로 수행하며 소년과 더불어 겸허하고 엄숙하게 맞서 살아가는 연기를 통해, 그 배우의 엄청난 에너지를 경험했겠다, 이 영화가 당시 어렸던 코디 스밋 맥피 배우에게 자양분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남자는 소년을 통해, 코디 스밋 맥피는 비고 모텐슨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소중한 어떤 것을 얻으면서 시너지를 일으켜, 인간 생존의 여정이 더욱 투명하게 나타난 영화입니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https://tv.kakao.com/v/20121822'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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