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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의 표현.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영화 후기 2024. 7. 8. 09:20반응형SMALL
서로 다른 시간, 세계를 산다는 설정
소중함을 부각하는 탄탄한 판타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7)_미키 타카히로
영화는 화사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앞세워, 스무 살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먼저 남자의 입장에서, 그의 시선으로 봅니다. 전철에서 본 여자에게 한눈에 반하고, 소위 헌팅으로 인연을 만드는,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남자는 타카토시(후쿠시마 소타). 만화를 그리는 대학생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에미(고마츠 나나). 타카토시와 같은 학교 학생으로, 기본적으로 밝아 보이면서도 묘하고, 알 수 없는 타이밍에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 두 인물이 연인이 되어, 하루하루 시간을 보냅니다. 영화는 이들의 시간을, 이들이 만난 1일차부터 2일차, 3일차… 시간순으로 펼쳐 냅니다. 이는 ‘타카토시의 시간’ 기준입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같은, 시간입니다.
영화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매우 중요하고 유용하게 활용합니다. 일단 모든 일이 타카토시의 현실에서 벌어지지만, 이때 영화는 판타지 요소로써, 에미는 타카토시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고, 그 세계는 타카토시의 시간과 정반대로 흐른다는 설정을 통해, 이 영화만의 세상 그러니까 타카토시와 에미 둘만의 세상을 탄탄하게 구축해 놓았습니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타카토시는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현실의 현재를 살고 있는 캐릭터이고, 에미는 미래에서 과거로 역행하는 판타지 세계의 캐릭터입니다. 이에 타카토시는 과거는 알지만 미래를 모르고, 에미는 미래는 알지만 과거는 모릅니다.
타카토시의 시간은 쌓여 가고, 에미의 시간은 사라져 갑니다. 이때 영화는 30일이라는 시간적 제한을 두어, 그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표현했습니다.
모호하기에, 충분한 설명
머리보다 마음으로 느끼도록.
애초에 설정이 모호해서 표현도 모호합니다. 영화는 타카토시의 시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에서 미래라는 익숙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에미로부터 오는 미묘한 뉘앙스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영화는 중반부쯤, 그 모호함과 미묘함의 이유를 꺼내,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에미의 사연이 드러나면서, 에미가 지금껏 타카토시의 시간과 감정에 맞춰 왔다는 것을 나타내고, 그렇게 두 인물의 얽힌 과거와 미래 등, 서로 다름에서 오는 소중함을 기어이 표현해 냅니다. 시간의 순행과 역행, 그로 인한 만남과 이별 등을 이해시키기 위해 영화는 대사로도 충분하게 설명을 거듭하면서, 감성적인 스토리로서뿐 아니라 머리로도 이해 가능하도록 표현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감성에 호소하는 면이 있습니다. 연출적으로 장면은 최대한 화사하게 하고, 음악 역시 지속적으로 깔아, 분위기와 뉘앙스로 관객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너와 나의 서로 다른 시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 특별한 인연을 주제로 하는, 현실적으로 표현된 감성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https://tv.kakao.com/v/376940253'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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