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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이렇게 중요하다. 영화 '자전거 탄 소년'영화 후기 2024. 7. 3. 10:44반응형SMALL
버림받은 소년의 상황, 심리 표현
인물을 지켜보며 그의 삶을 응원하는 영화
자전거 탄 소년(2012)_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소년은 열한 살. 보육원에 삽니다. 이름은 시릴(토마스 도레). 그런데 어느 날 아빠(제레미 레니엘)가 사라졌습니다. 시릴의 자전거도 사라졌습니다. 시릴은 아빠를 찾으러, 자전거를 찾으러 정신없이 다니는데, 아빠가 자신의 자전거도 팔아 버리고 집도 비우고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다 곧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찾게 되고, 주말마다 사만다와 함께 지내는 위탁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먼저 영화는 아빠를 애타게 찾는 시릴의 모습을 비춥니다. 아직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절실함이 보입니다. 형편이 어려워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해도, 아빠가 진짜로 없어졌다는 건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기에. 그런 시릴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그 심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릴이 아빠를 만났을 때 그에게서 확실하게 거부당하고, 이후 시릴은 사만다와 지내면서 다양한 심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받아들이기 싫은, 그 심리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영화는 어느 한 순간도 시릴을 안정적으로 두지 않습니다. 불안한 상황들을 조성하고, 시릴을 불안정한 상태에 둡니다.
영화는 그런 시릴을 지켜봅니다. 아빠가 없어진 상황, 아빠가 자신을 버린 걸 알게 된 상황, 그 상황을 부정하고 싶은 상황, 그 모든 감정들이 사만다에게 표출되고 또한 사만다로 인해 누그러지는 상황 등 모든 상황 속에 시릴을 두고, 마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주위를 보듯이 영화는 시릴을 봅니다.
소년의 심리를 정면으로 담다
상황, 환경이 중심이 되다영화는 인물을 주로 담고 있지만, 그보다는 그 인물이 놓인 상황과 환경에 무게를 싣습니다. 인물 자의로 할 수 있는 게 사실 거의 없고, 상황이 주어져서 그렇게 느끼고 행동하는 모습 또는, 어떤 환경이 주어지는지에 따라 아주 달라지는 인간의 모습을, 시릴을 통해 나타냅니다.
더불어 한 인간에게, 그것도 아직 어린 아이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같이 보여 줍니다. 이때 사만다가 큰 역할을 합니다. 이전에 시릴이 기댈 곳은 아빠였다면, 그게 보다 안정적인 인물인 사만다에게로 옮겨 가는데, 그 지점이 시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영화는 아주 거대한 행동이기보다는 사소하고도 중요한 행동으로 보여 주면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 지점은 드라마상으로도 중요합니다. 시릴이라는 인물에게 희망을 완벽하게 심어 주는 장면으로써, 영화는 환경 즉 사만다와의 삶을 통해 성장 과정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영화는 인물을 그저 바라보되, 상황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인물에게 던져 주고, 그때마다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다시 바라봅니다. 이를 통해 인물의 모든 심리가 설명되고, 모든 드라마틱한 부분이 살아납니다.https://tv.kakao.com/v/3888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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