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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 협소한 블록버스터 영화 '포세이돈'
    영화 후기 2024. 6. 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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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사선택된 인물, 스토리
    스케일에 비해 아쉬운 설득력

    포세이돈(2006)_볼프강 페터슨

     

     


    영화는 거대한 유람선 ‘포세이돈’이 거대한 파도를 만나 뒤집어져, 거기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때는 1월 1일 새벽. 파티가 한창인 시각입니다. 

    먼저 영화는 배 안의 분위기를 평면적으로 비추다가, 파도가 밀려오는 단 한 컷 이후에는, 배가 아수라장이 되는 모습을 비춥니다. 그때부터 ‘생존’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때 딜런 존스(조쉬 루카스)를 중심으로 인물 여럿이 동행합니다. 뒤집어진 배의 위편 그러니까 배의 아래편으로 올라가고자 하기에, 이를 따라 몇 사람이 함께하면서 실질적인 생존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딜런을 비롯한 몇 인물에만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파도에 삼켜진 배, 그것에 대한 여타 설명 즉 그 배 자력으로 인명 구조가 힘들다거나 또는 내부나 외부의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거나 또는 구조대가 올 수 없는 상황이라거나 하는 것들에 대한 설명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몇 인물이 살아 나가는 일에만 주목합니다. 

    함께하는 인물로는 부녀간인 로버트(커트 러셀)와 제니퍼(에미 로섬), 모자간인 매기(재신다 바렛)와 코너(지미 베넷)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감정이 살아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내기는 하지만, 일단 이 영화가 거대한 스케일을 뽐내고 있는 이상 그보다 더 큰 규모의 휴머니즘을 표방했어야 균형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다만 몇몇의 목숨을 살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므로, 아쉽게도 전체 스토리가 조금 작위적으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몇몇 인물들만, 끝까지 살아남도록.
    미션 수행하듯 살아남는 주요 인물들

    영화는 말하자면 내용상 ‘중요한’ 인물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을 명확히 구분해 두었습니다. 영화는 대사로도 죽음과 삶에는 ‘공평함’이 없다고 했지만, 내용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대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전개되는 영화로, 일단 딜런이 앞장서면서 몇몇 사람들이 따라붙게 되는데 이때 가장 먼저 희생되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 희생자는 딜런 외 무리를 살리기 위한 희생자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적극적으로 버려졌습니다. 

    영화가 그 부분을 장면으로 만들어 낸 점이 다소간 의아합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 무리의 끈끈함과 의리, ‘같이’ 살아남자는 의식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까지 끈끈해지는 사람들치고는, 앞선 ‘희생자’ 장면이 좀 매정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있을 법하지만, 영화가 그것을 장면으로 만들어 힘 준 이유에 설득력은 떨어집니다. 

     



    마찬가지로, 무리에 잠깐 합류한 인물 중에 안하무인에 ‘선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물이 하나 있는데, 영화는 그 인물도 어렵지 않게 제거합니다. 살려야 할 인물이 분명하고 죽여야 할 인물이 분명한, ‘답정너’ 스타일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거대한 상황에 놓여 헤쳐 나가 살아남는 인간의 이야기가 아닌, 반대로 살아남은 인물의 이야기를 위해 거대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덕분에 몇몇 인물들이 마치 ‘드림팀’의 미션을 수행하는 것처럼 집중력 있게 ‘생존’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장면들에서의 긴장감이 영화 본래의 스케일과 맞물려 잘 드러나지만, 그럼에도 스토리와 인물 또는 어떤 ‘의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여 아쉽습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인데, 그 소설의 내용을 취사선택해 잇는 과정을 좀더 ‘어렵게’ 했다면 영화의 스케일만큼이나 그 ‘멋’이 좀더 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 리메이크작이기도 합니다.

     

    https://tv.kakao.com/v/895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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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