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심한 관종... 영화 '해시태그 시그네'

원제 Sick of Myself
‘관심’에 대해

해시태그 시그네(2023)_크리스토퍼 보글리

 

영화는 ‘Sick of Myself’가 원제입니다. ‘나 자신이 지겨워’라고 번역되는데, 의역해 본다면, ‘이런’ 내가 나도 지겨워, 라고도 하겠습니다. 영화는 인물 시그네의 ‘이런’ 모습을 비춥니다. 그 모습 안에, 현대 사회 ‘관심병’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시그네(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카페에서 일하는 평범한 인물입니다. 예술가 남자친구 토마스(아이릭 새더)와 같이 살고 있고, ‘관심’에 관심이 많고, ‘관심’이 고픈 인물입니다. 

 

영화는 그런 시그네의 모습을 다양하게 비춥니다. 드라마상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시그네의 모습은 물론, 시그네 내면에서 스치는 순간순간의 상상들도 비춥니다. 이를 통해 시그네의 ‘관심병’에 대해, 더욱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 드라마로 드러나는 ‘관심병’도 매우 적나라한데, 그 내면까지 비추니 더욱 적나라합니다. 

영화는 먼저, 관심과 성공에 관한 간단한 소견을 내보이면서 시작합니다. 나르시시즘이 있는 사람이 성공을 한달지, 하는 등의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토마스의 이해하기 힘든 ‘도둑질’ 아트워크로 운을 뗍니다. 그리고 시그네가 관심을 받고자 하는 모습, 관심 받을 기회에 집착하는 모습을 비춥니다. 

 

시그네는 어떻게 해서든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인물. 토마스 역시 그러한데, 둘은 연인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각자를 향한 타인의 관심을 더욱 갈구하는 모습입니다.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조차 그런 모습으로, 영화는 불편하면서도 솔직한 개인의 모습을 내보입니다. 

급기야 시그네는 불법 약물을 남용해 부작용을 스스로 일으켜, 아픈 비주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합니다. 지극히 가학적인 방식으로, 이는 ‘자학’인데, 영화는 이 불편한 방식으로 시그네의 ‘관심병’ 어떻게 보면 인간의 내밀한 본성 중 하나를 끄집어내 보여 줍니다. 

‘관심’ 그리고 ‘상상’ 주제
불편함으로 정면 승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 그것이 나를 해치는 일이더라도. 이게 시그네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 부분이 현대의 현실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드러내기는 힘든 속내. 영화는 이것을 정면으로 보고, 담았습니다. 

시그네는 갈수록 완전히 ‘아픈’ 사람의 모습이 되어 갑니다. 뭇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하지만, 내적으로는 죄책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관심에 대한 욕심을 그치질 않는다는 걸, 영화는 단편적인 장면들로 나타내 보여 줍니다. 

 

 

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의 영화로, 그의 영화 ‘드림 시나리오’(2024)가 최근 개봉되어 한국 관객을 만났습니다. ‘드림 시나리오’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주제로 하고 있고, 특히 ‘꿈’이라는 ‘상상’에 중점을 두어 스토리와 장면들을 꾸몄는데, 그의 전작인 ‘해시태그 시그네’ 역시 이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사람이 관심을 받게 되는 것. 특히 이 ‘해시태그 시그네’는 보다 덜 가공된 이야기로, 보다 솔직하고 거칠게 ‘관심병’을 주제로 인물과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덜 가공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인물 캐릭터를 보는 게 다소간 민망하기도 합니다. 

 

한편 영화는 선혈이 낭자한 비주얼을 활용해 자극성을 주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힘든 모습들조차 관심의 대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 모르게, 영화는 이야기 자체로나 인물 또는 장면 표현들에 어떤 치장을 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던집니다. 그리고 간간이 차분한 배경 음악이 묘하게 평범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https://tv.kakao.com/v/434251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