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짱한 액션, 인물, 스토리.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드라마 같은 구성의 액션 시대극
액션의 맛, 대사의 맛

군도: 민란의 시대(2014)_윤종빈

 

 

 

백성들이 살기 힘든 시대. 조선 철종 13년. 영화는 이 시기를 배경으로, 그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시작합니다. 

장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여느 역사 다큐를 보는 것 같은데, 이건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것에 더해 내용 설명을 자막 없이 ‘들려 주는’ 방식으로, 청각적인 것에 보다 집중을 요하는 방식으로 이야기에 집중력을 높입니다. 

구성은 평면적입니다. 몇 편의 이야기를 이어 놓은 듯, 영화는 이 이야기의 배경부터 인물 캐릭터의 탄생, 그들의 활약을 마치 중장편 드라마의 축소판인 것처럼, ‘장’을 나누어서 천천히 알차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대사들이 말맛이 살아 있어 듣는 맛이 있습니다. 

 

먼저 초반부 액션 장면이 시선을 빼앗으면서 이 영화의 스타일을 알려 줍니다. 주요 인물 도치(하정우)와 조윤(강동원)이 등장하기도 전에 다른 주변 인물들이 액션을 펼치는데, 역동적으로 잘 짜인 액션 그리고 그 액션을 화면에 담은 방식들이, 영화가 ‘액션’ 장르로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후반부까지 액션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영화는 충족시켜 줍니다. 더불어서 이야기가 꽉 차 있어서, 영화가 풍성합니다. 

줄거리는, 관리들의 착취로 백성들이 살기가 힘든 시기에 ‘홍길동’의 후예를 표방하는 도적떼가 지리산 자락에 살면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때 백정 돌무치가 일련의 사건을 겪고는 도적 ‘도치’로 거듭나는 한편 그 ‘사건’을 일으킨 조윤이 도치는 물론 민중의 대척점에 있어, 이들이 대결을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돌무치가 도치가 된 과정, 그리고 조윤이 악한 캐릭터를 형성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조명하면서, 차근차근 이들의 대결 구도와 근거를 쌓아 갑니다. 그리고 누구 하나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게, 팽팽하게 끝까지 싸우게 합니다. 

비장미와 코미디 섞인 독특한 분위기
다채로운 배우 캐릭터 비주얼

 

시대극으로, 비장함과 유쾌함이 섞인 분위기입니다. 배경 음악이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 내는데, 그렇게 비장미와 코미디가 섞이니, 어떤 만화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비장하더라도 ‘컷’의 맛이 살아 있는 만화책처럼. 

또한 영화는 ‘줌 인’ 방식을 살려 장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아주 유려하거나 화려한 기법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기법을 활용해 액션과 스토리를 더욱 동적으로 만들어 영화의 ‘흐름’을 만들어 낸 모습입니다.

 

한편 등장하는 배우들 면면이 현재 주연급으로 보게 되는 배우들이라, 한 영화에 모여 있는 것이 다소간 생경하게까지 느껴지는, 2014년도 영화입니다. 하정우, 강동원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마동석, 이성민, 이경영 등이 주요 인물로 각각 이태기, 천보, 대호, 땡추 역을 맡았습니다. 

현재 시점으로,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각 배우들의 이미지가 이제는 조금 정형화된 측면이 있어 이들이 맡는 배역의 캐릭터 이미지가 지루하게 다가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러한 정형성 없이 참신해, 이때의 신선함이 그립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파격까지는 아니더라도 민머리에 사투리 쓰는 날 것 느낌의 도치, 악역 조윤, 그리고 여타 인물들의 모습이 그러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편 남성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대사나 이야기 스타일이 거친 편입니다. 액션 장면들이 맛깔나는, 그 외 스토리와 캐릭터 모두 밀도 있게 짜여 있는 십여 년 전의 액션 사극으로, 지금 보아도 빈 구석이 없어 보이는 영화입니다.

 

https://tv.kakao.com/v/59887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