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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답게 살아요. 영화 '보통의 카스미'
    영화 후기 2024. 5. 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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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거의 충분한, 그녀, 카스미

    일상적인 상황들로 이어 가는 이야기

     

    보통의 카스미(2023)_다마다 신야

     

     

     

    영화는 서른 살 여성 카스미(미우라 토우코)를 비춥니다.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는 그녀. 그리고 미팅에서의 식사 장면 그리고 혼자 하는 식사 장면. 이어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집에 들어오는 모습 그리고 일하는 모습…

     

    시작부터 그렇게 영화는 카스미라는 인물의 ‘보통의’ 모습들을 비춥니다. 그런 카스미에게 특별한 모습은, 연애 감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팅 장면에서부터 슬쩍 드러나는데, ‘미팅’이지만 상대방에게 특별히 이성적인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게, 동석한 다른 사람들과 좀 달라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카스미의 엄마는, 카스미를 결혼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선을 보게도 하지만, 역시 잘 되지가 않습니다. 카스미도 그런 면에선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싫은 건 아닌데, 심지어 좋기까지 한데, 그렇다고 이성으로의 끌림이 생기지는 않아 관계가 어그러지고 마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런 카스미 캐릭터로, 카스미가 사람을 만나면서 생기는 소소한 일들을 보여 줍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나’다운 모습에 주목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앙상블

     

    임신한 동생, 결혼을 재촉하는 엄마 등 연애와 결혼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환경 속에서 그것과는 상관없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이루고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카스미. 결국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카스미 캐릭터와 카스미의 일상을 통해서, ‘나’다운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고,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야 하며, 카스미 또한 일련의 일들과 감정들을 겪으면서 스스로 해방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단편적으로 자기자신의 존재에 대한 규정이나 성 정체성에 관한 고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울리고 연애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하는 그 모든 일상의 시간들 속에서,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인물을 비춥니다. 그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솔직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왜인지 잘 되지 않는, 그 인물을 ‘연애 감정’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축약해 보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사랑’을 대하는 포인트가 조금 다른 카스미는, 학창시절 친구 요나가(마에다 아츠코)를 우연히 만나면서 점점 해방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이에 대해서도 ‘보통의’ 시선과 ‘카스미’의 시선이 대조되도록 표현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담습니다.

     

     

     

    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건, 카스미가 아이들에게 ‘신데렐라’ 스토리를 각색해서 읽는 장면일 것입니다.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그 부분을 내용상의 클라이맥스로 두고, 자기자신의 모습대로 사는 삶을 선택하는 모습, 그러한 모습들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모습을, 은은하게 담았습니다. 

     

     

    한편 영화는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앙상블이 빛납니다. 그저 대화하는 장면들에서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고, 카스미 인물의 섬세한 감정 변화가 잘 보입니다. 그럼으로써 일상적인 영화가 보다 더 일상적이고 ‘보통’인 매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진출처: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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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는곰 문화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