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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진진 욕망 3인분. 영화 '챌린저스'
    개봉 전 영화 후기 2024. 4. 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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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우정, 욕망의 버무림
    자극성과 익명의 ‘감정’들을 ‘테니스’에 넣다

    챌린저스(2024)_루카 구아다니노

     



    영화는 테니스 코트에서 시작되어 테니스 코트에서 끝이 난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 종목은 사실 테니스가 아니다. 테니스를 하는 세 남녀의 관계다. 영화는 테니스를 앞세워서, 테니스가 인생의 거의 전부인 세 남녀의 관계와 감정을 이야기한다. 

     

     

     

    서브 텍스트가 정말 많은 영화다. 보이는 것 이면의 것이 매우 많고, 더 나아가 그 이면들이 주가 되는 영화다. 영화가 각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의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면, 놀랍다. 

    이들 관계와 감정에는 ‘명확함’이 부족한데, 즉, 그 관계와 감정을 사랑이라고 보아야 할지 우정이라고 보아야 할지 ‘이용’하는 관계라고 보아야 할지 아니면 달리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규정하지 않고서 영화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는데, 덕분에 영화가 아주 미묘하면서도 날카롭고, 자극적이다. 

    주요 인물은 타시(젠데이아), 아트(마이크 파이스트), 패트릭(조쉬 오코너). 세 인물 모두 내로라하는 테니스 선수다. 타시는 톱스타 여성 선수고, 아트와 패트릭은 어릴 때부터 함께해 가족 같은, 친구 같은, 친밀한 관계의 남성 선수들이다.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현재, 아트와 패트릭의 테니스 경기에서부터, 이들의 ‘시기’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촘촘하게 구성해 보여 준다. 이는 그 현재의 테니스 ‘경기’와 궤를 같이하며 흘러간다. 퍼즐처럼 ‘현재’가 맞춰지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들의 감정은 무엇일까
    그걸 왜 이렇게 표현할까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난 관계의 복잡성에 매료된다. 테니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영화를 연출하며 욕망과 통제의 역학관계가 테니스라는 스포츠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타시 역 젠데이아는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인물의 미묘한 뉘앙스와 인간적인 측면들을 탁월하게 끌어내 그들의 연약함에 공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 ‘말’들이, 이 영화를 설명한다. 아트와 패트릭의 오랜 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들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타시. 그리고 아트와 패트릭을 움직이는, 그들 각각의 사랑 또는 욕망. 그리고 타시를 움직이는, 사랑인지 욕심인지 모를, 욕망. 

     



    그들 자신들도 모르는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둔갑되어 있거나, ‘테니스가 인생의 전부’라는 표현으로 그들의 욕망이 포장되어 있는데, 그것들이 어쨌든 ‘테니스’로 정당하게 표현되는 모습이다. (물론 그 욕망이 욕망 자체로, 사랑 또는 장난으로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세 인물들을 보면서, 이들의 진짜 감정은 무엇일까, 그 감정들을 왜 이렇게 표현하고 있을까, 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만큼 이들 각자의 감정도, 표현도, 모두 미묘하다. 그리고 그 ‘미묘함’이 확실하다. 그래서 영화는 날카롭고, 오히려 ‘욕망’이라는 것에 있어서 명확하다. 이때의 명확성은, 연출력과 연기의 케미에서 온다. 

    영화 ‘챌린저스’는 4월 24일 개봉한다. 

     

    https://tv.kakao.com/v/445790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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