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애니메이션 영화 '마놀로와 마법의 책'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며 살아가라는 교훈
촘촘한 이야기, 이해하기 쉬운 구성, 다채로운 비주얼

마놀로와 마법의 책(2014)_조지 R. 구티에레즈

 

 

‘마놀로와 마법의 책’은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면서, 그 안에 고전 동화에서 볼 법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라는 교훈을 담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전달력 좋은 풍성한 이야기 

 

이야깃거리가 풍성하고 촘촘합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이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습니다. 현재의 아이들이, 마놀로가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그 이야기 안에서도 ‘기억의 땅’의 신 라 무에르테와 ‘망각의 땅’의 신 시발바의 내기로 인해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을, 잘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라 무에르테와 시발바의 내기는,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였던 마놀로(디에고 루나), 호아킨(채닝 테이텀), 마리아(조 샐다나)가 커서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 맞히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마놀로와 결혼하는 쪽에 건 라 무에르테, 마리아가 호아킨과 결혼하는 쪽에 건 시발바. 이에, 이야기는 마놀로와 호아킨과 마리아를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고, 라 무에르테와 시발바는 그들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이야기의 조력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현재의 아이들이 듣고 있는 것입니다. 

 

마놀로와 호아킨과 마리아의 캐릭터가 모두 뚜렷합니다. 마놀로는 투우사 가문 아들로 최고의 투우사가 되어야 하지만 음악을 좋아합니다. 호아킨은 군인 가문으로 마을의 영웅으로 자랐습니다. 마리아는 유학 갔다가 돌아와 호아킨의 청혼을 받게 됩니다. 마놀로는 음악으로, 호아킨은 힘으로 마리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합니다. 

 

그런데 그때 마놀로가 죽게 되면서, ‘기억의 땅’에 들어가게 되고, 모든 일이 ‘죽음의 땅’의 신 시발바가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 번 마놀로가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투우가 아닌,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놀로의 여정을 보여주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만나면서 함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진심을 다해라, 너만의 이야기를 써라

최고의 투우사가 되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투우를 했던 마놀로가 진짜 원했던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마놀로는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칼을 들지 않고 악기를 들어 노래를 하며 그 어려움을 물리칩니다. 누군가가 정해준 이야기대로 살아가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 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그 악기에 마리아가 새긴 메시지, 진심을 다하라는 메시지가 마놀로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이는 곧 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마지막 장면으로 현재의 아이들에게 역시 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면서 애니메이션의 교훈을 명확히 합니다. 

 

다채로운 비주얼, 감미로운 노래

마놀로가 사는 세상의 캐릭터들이 모두 독특합니다. 목각인형처럼 만들어져, 딱딱한 인형들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다양하게 왜곡된 캐릭터들이 다채롭습니다. 죽은 자들이 사는 세상이 또한 조금은 다른 결로, 화려하게 표현되어 있어 그 비주얼이 눈길을 끕니다. 

감미로운 노래들도 몫을 더합니다. 온전한 뮤지컬 형식은 아니지만 음악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고, 그 중 마놀로의 음악들이 감미롭게 전해집니다. 

풍성한 이야깃거리와 볼거리, 들을 거리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마놀로와 마법의 책’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JaCyTI-4d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