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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 대해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개봉 전 영화 후기 2024. 3. 1. 15:12반응형SMALL
감독의 시선, 인물의 감정
마음으로 이어지는 끈의 표현
패스트 라이브즈(2024)_셀린 송
영화는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인연의 모습에 대해 담았다. 그 인연의 주인공은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 이들의 인연은 열두 살에 시작되었다.
영화는 그들 인연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이야기를 보여 준다. 오래된 인연이지만 만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들의 관계는 어떠한 끈만 있는 채로 유지되고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그것도 12년마다 한 번씩.
나영이 열두 살 때 이민을 간 것으로, 영화는 그로부터 12년 후에 이들이 연락이 닿고 또 그로부터 12년 후에 연락이 되는 그 24년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랑이나 우정 그런 것들을 초월하거나 그것에는 못 미치는 ‘인연’이라는 것으로,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감독의 시선이 잘 보이고, 인물의 감정이 잘 보이는 영화다. 특히 감독이 인물에 투영되어 있는데,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한 감독은, 나영 캐릭터에 그 역사를 녹였다. 나영 역시 한국계로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민자의 위치에서 한국에서의 기억을 만나게 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 인연을 표현하기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해성이다. 나영은 이민 후 그쪽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해 있는 상황이고, 해성이 나영을 찾기 위한 게시글을 올린 것을, 나영이 보게 됨으로써 이들의 인연이 ‘스카이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인연이 어쩌다 다시 이어지고 또 어쩌다 다시 이어지면서, 그 상황에서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 감정의 모양과 온도는 어떤지, 영화는 그것을 감상적으로 담았다.
감독의 시선이 잘 보이다
먹먹한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다
무엇보다 감정이 잘 느껴지도록 장면 표현이 되어 있다. 인물의 스토리와 시간의 흐름, 인물들의 감정 표현 덕분이지만 그 속에서도 감독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감정으로 보고 있는지가 잘 드러나 보인다.
이를테면 영화의 가장 첫 장면, 두 동양인 남녀와 한 서양인 남자, 이 셋이 새벽에 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을,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일반적인 시각을 전달하는 것부터,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스카이프’를 통해서 나영과 해성이 연락을 하는데, 그렇게 노트북 안에 있는 옛 친구를 바라보는 나영 또는 해성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에서, 감독의 시선과 그 마음이 엿보인다. 빗물에 풍경을 비추어 보는 등 ‘물’에 어떤 희미한 풍경을 반영해 보는 것, 또 집에 가는 ‘갈림길’에 선 어린 나영과 해성의 모습 등을 통해서도 영화의 감성과 어떤 감상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만나는 장면 그리고 헤어지는 장면이 특출나다. 이들의 인생을 함께한 양, 같이 아련해지고 먹먹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만났을 때의 반가움 그 이상의 감정들 그리고 헤어질 때의 아쉬움 그 이상으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인연에 대해서, 영화는 담아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6일 개봉한다. (사진출처:다음영화)
https://tv.kakao.com/v/4444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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