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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이다.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영화 후기 2024. 2. 2. 16:39반응형SMALL
어느 잡지의 마지막 이야기
조금 특별한 화면구성, 비주얼, 스토리
프렌치 디스패치(2021)_웨스 앤더슨
어느 모로 보아도 웨스 앤더슨 감독이 지향하는 비주얼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그의 최근 작품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잡지 콘셉트로, 웨스 앤더슨이 본래 사용하는 사진과 같은 정지된 화면 속 짜여진 구도가, 정돈된 활자와 사진이 특징인 잡지 콘셉트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영상으로 만든 잡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면과 장면들이 구성되어 있는 반면, 그 안의 스토리는 잡지 안팎의 모습들을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만들어놓아 그 창작력을 엿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아서 호위처 주니어(빌 머레이) 프렌치 디스패치는 한 잡지 이름입니다. 아서 호위처 주니어(빌 머레이)가 창간한 잡지로, 영화에서는 잡지의 역사와 더불어 아서의 죽음과 함께 폐간된 잡지의 마지막 호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몇 가지 이야기와 아서의 부고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는 그 안의 이야기들을 챕터별로 나누어 풀어냅니다. 그 이야기는 잡지 안의 기사와 같습니다. 화면은 특유의 정제된 구성과 흑백/컬러/카툰 등의 방식으로 색감과 스타일을 나타내고 있고, 기사 속 인물들은 최대한 독특하게, 인물들의 이야기는 일정한 흐름이나 일관성을 가지기보다는 의식의 흐름이나 비주얼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독창적으로 압축된 스토리, 비주얼
영화는 무언가를 그냥 흘려 보내는 법이 없습니다. 즉 이야기나 비주얼에 완급이나 경중이 없습니다. 모든 부분이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영화는 감상에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이 영화는 특히 잡지의 활자를 오디오와 비디오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영화가 내용을 끌어가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비주얼과 오디오의 모든 장면에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집중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자막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언어 실력이 있다면 보다 매끄럽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테지만, 자막까지 함께 보며 영화의 비주얼을 온전히 감상하고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감상자 스스로 매우 바쁘게 영화를 보아야 합니다.영화는 잡지 자체에 대한 이야기, 지역사회의 변화와 예술, 혁명 등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그 배경 안에서 독창적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끄집어 냅니다. 인물의 독창성도 큰 몫을 합니다. 각 이야기를 취재한 기자들에게도 각각 캐릭터를 부여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 자체에도 색깔을 입힌 모습입니다.
의외의 휴머니즘
영화가 진행되는 방식은 매우 냉철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 역시 그렇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만 같은 대사와 인물, 상황들이 전개되지만, 흥미롭게도 영화 말미에 가면 뜨끈한 휴머니즘이 전해집니다. ‘NO CRYING’이라는 문구가 차갑지만, 그 차가움이 오히려 뜨거운 위로와 애도가 되는 것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특별하게, 간결하고 집중력 있게 만들어낸 영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창성을 한껏 표출하면서도 절제의 미를 가지고 있어 더욱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입니다.https://tv.kakao.com/v/42375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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